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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 - 스톤헨지부터 우주정거장까지 역사의 랜드마크로 남은 위대한 걸작들 ㅣ 테마로 읽는 역사
소피 콜린스 지음, 성소희 옮김, 임석재 감수 / 현대지성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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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대변하는 것들이 있다.
헤어스타일, 옷스타일, 음식, 영화. 그 시절에 유행하던 모든 것들에 그 당시가 담겨있다.
그 ‘당시’들이 모여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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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가지건축으로읽는세계사 (#소피콜린스 씀 #현대지성 출판)은 역사를 이루고있는 그 ‘당시’들을 건축에서 살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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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그 시대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지내는 곳이다. 그러니 당연히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 같은 것들이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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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권위를 자랑하기 위해 크고 화려하게 지은 궁, 마찬가지의 이유로 온갖 예술들을 집약해놓은 대성당들은 물론, 농경이 시작되며 발생하는 잉여생산물을 저장하고 가공하는 시설들, 산업시대가 열리며 생산의 극대화만을 생각하며 만든 공장들 같은 것들을 보면 그 당시의 가치관과 권력의 위치 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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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장은 워라밸, 인권 등이 강조되며 채광, 공기정화, 휴게시설 등이 강화되어 같은 공간이라도 시대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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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년 전 지붕밑의 안락함을 깨달은 동굴부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미래의 건축들까지 시대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이 책은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은 끝없이 무언가를 짓고 세우고 올리는 ‘건축 인류’였다는 사실에서 출발한 책이다.
열강들의 건축들만이 아니라 아시아, 중동과 같은 다양한 곳의 건축들도 넣어서 지구 전체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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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의 건축을 생각해봤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건축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아파트가 떠오른다. 뻥 뚫린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잘 없을만큼 높은 아파트가 엄청나게 많이 지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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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같은 형식으로. 어떠한 이상향과 미래를 향한 비전은 아쉽게도 담겨있지 않다.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더 많은 세대를 지을 수 있을까가 최우선 가치이다.
그래서 다닥다닥 붙어있는 동 건물들은 창을 항상 커튼을 쳐두어야 하고, 층간소음은 살인을 불러올만큼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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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500개의 건축물 중에서 우리나라는 봉정사 극락전, 경복궁 근정전 두가지 밖에 없다. 이미 지어진지 수백년의 시간이 지난 옛 것이다. 물론 우리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주고 지켜야할 우리 고유의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수많은 미술관 같은 현대 건물들이 포함된 일본과 중국을 보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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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후손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세워져 있는 아파트만으로 우리세대를 기억하면 너무 슬프지 않나.
미래 세대에 대한 안배, 미래를 염려하고 준비하는 철학이 빠져있는 역사는 단절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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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전이라는 작품으로 수백년의 간극을 채우며 익히고 이해하고 미래를 꿈꾼다.
고전이 이어져와 요즘의 다양한 작품들에게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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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도 마찬가지이다.
건축은 돌로 만든 거대한 책이며, 시대정신의 산물이자 종합예술이다. 과학, 사회, 예술. 무엇하나 필요하지 않은 건축은 없다.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알려주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건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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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의 역사동안 수많은 나라와 왕조가 사라졌지만 거대한 건축물들은 여전히 남아 우리에게 무언가를 계속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도 전해주어야 할 무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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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후손들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우리 윗대들이 참 멋졌구나 여기고, 흥미를 느끼면서 자신들도 같은 갓을 다음으로 전해주어야한다는, 그러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현시대를 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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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세밀하게 살펴 볼 수 있는 눈은 물론, 앞으로를 위해 우리가 해야할 것과 염두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기록으로서의 역사’로 여기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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