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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클래식 - 24명의 대표 작곡가와 함께 떠나는 유쾌한 클래식 여행
음플릭스 지음 / 빅피시 / 2026년 3월
평점 :
클래식을 넷플릭스 처럼?
재미난 소설이 있는데 왜 넷플릭스를 보냐는 한 배우의 말이 작년 최대의 밈이었는데 클래식을 그렇게 즐길 수 있다고? 의구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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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클래식을 좋아하는 편(사랑한다고 스스로를 세뇌 시킨)인데 그래도 클래식은 어렵다. 좋아하는 곡들은 물론 재미있지만 어? 그럼 재밌는 곡은 왜 재밌을까? 나에게 그 곡에 얽힌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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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차례 이야기했지만 클래식을 만화책으로 입문했다. 학창시절 시험기간에 일찍 마치고 집에 오면 엄마와 함께 문방구 불량식품과 책방에서 만화책을 빌려서 점심을 먹고, 몇시간 만화책을 읽었었는데 그 만화책 중에 클래식 만화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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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성인이 되어서도 연재가 되어서 엄마랑 북카페 데이트를 하기도 했었고. 만화책 그 자체의 스토리도 좋아했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된 것들도 다 챙겨봤다. 그 작품안에서 들었던 사연있는(?)곡들은 실제로 들어도 그 장면들이 떠오르고,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학창시절 즐겨듣던 대중가요를 들으면 그 시절이 떠오르고 반가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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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시작하면잠들수없는클래식 (#윤진 #이민규 #이현도 #음플릭스 씀 #빅피쉬 출판)도 바로 클래식 곡들의 스토리에 집중해놓았다. 곡의 형식, 사조를 자세히 설명한다기 보다는, 최초로 음악을 악보로 옮기시 시작하는 것을 그레고리오 성가와 귀도 다레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미사곡이라기엔 성부가 너무 많은 형식이 오히려 해가 된다며 다시 성부를 하나로 줄이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성부를 줄이고 모든 성부가 같은 음으로 하나의 가사를 불러 신의 말씀이 더 잘들리게 만든 팔레스트리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연스럽게 클래식의 역사를 시간 순으로(이지만 우리에게는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만 느껴진다.) 넷플릭스 보듯 따라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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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플릭스로 유튜브를 운영하는 사람들답게 너무 길지 않은 적절한 분량과 흥미를 돋게 하는 대본(글)이 위에서 언급했던 ‘중세’부터 시작해 바흐의 ‘바로크시대’, 모차르트, 베토벤의 ‘고전 시대’, 슈팽, 슈만, 브람스의 ‘전기 낭만시대’, 라흐마니노프, 바그너의 ‘후기 낭만시대’, 드뷔시, 스트리반스키의 ‘근현대 시대‘까지 기나긴 서양 음악사 전반을 아우르는데도 하나도 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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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을 따라 이야기에 올려진 음악을 듣다보니 음악이나 미술이나 오랜 시간 사라지지 않고 우리곁에 있는 이유가 작품들에 각자의 스토리가 담겨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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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양식, 어떤 재료인가보다는 누가 언제, 어떤 사건이 있을 때인지, 누구를 만났을 때인지, 어떤 심정이었는지가 지금까지도 이것들을 살아숨쉬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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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서도 작가의 객관적인 그림실력 보다는 개인의 스토리, 유명세가 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하니, 그것들의 고객인 우리들에겐 스토리가 먹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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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입문자들을 위한 쉬운 책들을 몇 권 읽었다.
읽을 때 마다 이런 책을 또 읽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읽을 때 마다 새롭다. 내가 한번에 기억을 못하는 당연한 문제도 있겠지만 저자별로 책으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담겨있는 내용도 제각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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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딱딱하고 외워야할 것이 많아서 겁나고 어렵다는 이유로 클래식을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클래식>이 제격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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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흐르듯 흐르는 재미난 이야기에서 이 음악이 왜 오늘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지를 배우면 자연스럽게 이 음악을 들어야하는 이유도 깨달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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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음악이 귀로, 피부로. 글로 음악이 눈으로, 마음으로. 그렇게 나를 온통 클래식으로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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