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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살아있는 생각 ㅣ 라 클래시크 시리즈
헨리 데이비드 소로.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평점 :
지식인이란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까.
책을 많이 읽는 사람? 좋은 대학에서 공부해서 교수가 된 사람?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발명해낸 사람? 사회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소로의살아있는생각 (#시어도어드라이저 씀 #윌마 출판)을 읽으면서 #헨리데이비드소로 가 진짜 지식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 <월든>을 읽으면서 소로가 자연을 탐닉한 사람이구나, 한적한 숲에서 스스로를 고독에 던져놓고 마음 속에, 자연에 있는 어떤 것들을 발견하는 사람이구나 정도로 이해했었다.
하지만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을 읽으면서 그것만으로는 설명아 부족한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월든>을 비롯해서 또다른 대표작 <시민 불복종>, 소로의 에세이와 편지, 평생동안 쓴 일기까지 수백만 단어에 육박하는 방대한 소로의 저서에서 길어올린 문장들이 들어있다.
소로를 철학자의 철학자, 지식인의 지식인이라고 부르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님을 보여주듯, 20세기의 또다른 문학가 시어도어 드라이저가 소로의 방대한 저서를 추려 묶어낸 것이다. 저자의 원저를 혼자서 거뜬히 읽어내면 좋겠지만 꾸역꾸역 <월든>을 읽어낸 사람 입장에서 다시 한번 더 읽어야 재대로 알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그의 책은 솔직히 쉽지 않다. 그런데 드라이저가 깔끔하게 추려놓은 문장들은 읽기쉽고, 명료하게 받아들여진다.
저절로 집중력이 끌어올려져서 읽는 것을 멈추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소로의 글이 이렇게 좋았었나 싶을 만큼 새롭게 다가온다.
<월든>을 어떻게 다시 읽지라고 막막했었는데,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을 보고 나서는 얼른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충분하지 않을까.
물론 소로를 다시보게 된다는 것이 가장 유의미한 책의 역할일 것이다.
자연과 고독을 사랑한 사람일뿐만 아니라, 자연에서 하버드에서 수학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사람이었다.
다윈보다 앞선 사람이기에 진화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매일 멍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관찰해온 소로에게는 진화라는 개념이 어렴풋이 보였다.
생물 하나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환경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안에서 서로에게 맞추어져 하나의 완벽한 세상으로 작동하도록 적응, 최적화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인간이 할 수 있을리 없는 완벽하게 맞아들어가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지켜보며 소로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전지전능한 무언가를 깨닫는다. 그것은 인간의 사회에서 말하는 ‘신’을 넘어서는 무언가이다.
신과 같은 전지전능함은 맞지만, 소로가 말하는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 전부터 이미 완벽한 무언가였다.
그러한 초자연적인 전지전능한 힘을 깨달은 이후, 소로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인위적인 것들을 비판한다.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자연 속에서 오직 인간만이 인위적으로 자연에 반하여 따로 움직여 오류를 만들어낸다.
잘못되었음을 앎에도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해 자신을 속이면서까지 타인의 기준에 맞춰가는 것도 문제삼는다. <월든>에서 방이 여러개인 비싼 집이 필요없음을 직접지은 작은 집을 만들어 직접 보여주었듯이, 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만큼만 가지기를 추천한다.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부수적인 것들에 매몰되어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라고 말하는 것에는 타인의 시선에서 끝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가 같이 담겨있다. 하지만 소로는 인간이 만든 사회가 아닌, 응당 그러하게 고고하게 묵직하게 작동하는 이 세상에 속한 환경적 동물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인간이 가야할 길은 자연에 다 있다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연구하고 알아보려했던 그의 괴짜같이 보일수도 있는 삶 그자체가 보란 듯이 증명하고 있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중요성을 알려줌과 동시에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격려로 용기를 내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