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의 세 가지 빛깔 -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빌 에번스 그리고 잃어버린 쿨의 제국
제임스 캐플런 지음, 김재성 옮김, 이기준 감수 / 에포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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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클래식.

원래는 클래식 음악이라고 불리는 장르에서도 특정한 시기를 지칭하는, 굉장히 형식을 중요시한 고전주의 음악을 일컫는 단어이지만, 그 의미가 점차 넓어졌다.

그래서 지금은 시대를 초월해 수많은 사람들이 듣는 것은 물론, 유행처럼 흘러가지 않으며 예술성을 지닌 것을 ‘클래식’이라 일컫는다.

그래서 지금은 다양한 클래식, 고전이라 분류되는 것들이 있다. 대중음악에는 전쟁이후 문화현상이 되었던 ‘비틀스’, 미국인들에게는 ‘컨트리송’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흑인에게서 시작된 재즈. 그 재즈에도 클래식이라 불릴만한 명반이 있다.
바로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빌 에번스가 만들어 낸 앨범 <Kind of Blue>이다.

<Kind of Blue>는 재즈를 춤을 추는 음악에서 감상하는 음악으로 격을 상승시켰다. (그렇게되면서 대중성은 조금 줄어들었으나 골수팬은 증가했다)

#블루의세가지빛깔 #마일스데이비스존콜트레인빌에번스그리고잃어버린쿨의제국 (#제임스캐플런 씀 #에포크 출판)은 이 위대한 앨범을 탄생시킨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빌 에번스의 인생을 조명한다.

각자의 삶은 물론 세 사람의 만남, <Kind of Blue>앨범 녹음 현장, 그 이후의 삶까지 담겨있다.
워낙 재즈 그 자체인 사람들이라, 그들을 따라가는 것이 곧 재즈의 20세기 역사여행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역시나 <Kind of Blue>앨범을 녹음하는 스튜디오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놓은 부분이었다.

요즘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각 악기들 사운드의 밸런스를 잡고 공간감을 배치하지만, 이들의 스튜디오 안에서는 트럼펫을 어느정도 높이만큼 들어올릴지, 마이크로 부터 몇발자국 떨어진 곳이 제일 소리가 좋은지 몸소 부딪혀 최고의 소리를 찾는다.

그리고 나서 그들의 앨범은 대부분 원 테이크. 한번에 한곡 전체를 완주한 연주 그대로 앨범에 심었다.
물론 이때도 프로듀서에 따라 수십번 연주를 해서 최고의 부분들을 정교하게 이러붙여 한 곡을 만드는 스플라이싱 기법을 사용했지만(이 앨범의 프로듀서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Kind of Blue>만은 예외였다.

재즈의 뚜렷한 특징인 ‘즉흥성’을 지켜내며 마일스가 원하는 자연스럽고 살아있는 사운드를 ‘완성도’까지 잡아내며 재즈 역사상 최고의 앨범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들의 생생한 사진과 신문에 실린 공연 광고 등 볼거리도 풍성하고, ‘그’ 프랭크 시나트라 전기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프랭크 : 더 보이스> 와 <시나트라 : 더 체어맨>을
쓴 작가의 필력이 마치 그 시절에 내가 살아서 그 사람들이 앨범을 만드는 스튜디오에, 연주하는 공연장에, 그들의 옆집에 있었던 것 같은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래서 그럴까.
<Kind of Blue>뒤에도 또 다른 고전을 완성해나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마냥 즐길 수 없었다.
각자의 음악은 각자의 ‘블루’를 뽐냈지만 하나의 공통된 아픔, 마약이 그들의 삶에 엉켜붙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마일스 데이비스나 존 콜트레인은 극복해냈으나 빌 에번스는 빠져나오지 못했다.

잘나가는 재즈 아티스트임에도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유일한 것, 피부색에 대한 소외감을 극복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이 마약이라는 것이 참.

결국 재즈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세명의 거장의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은 이 세명과, 한장의 앨범, 재즈뿐만이 아니라 20세기 음악시장의 모습과 인종차별, 마약 까지 담아 그 시절의 삶 전체를 담아내고 있다.

재즈의 성지라 불리며 관광객들이 찾는 뉴올리언스, 뉴욕, 캔자스시티, 시카고가 어떻게 성지가 되었는지, 무엇을 발판삼아 지금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는지 한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다.

펼치기 전에는 이렇게까지 두꺼워야하나 싶었지만, 덮는 순간에는 이렇게까지 압축해낸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위대한 세사람은 떠나갔지만 이 책에 손을 올리고 있으면 그들이 열정적으로 연주하며 흘리는 땀과 심장박동, 스테이지의 담배냄새가 고스란히 떠오르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 분명, 재즈를 검색하고 듣고, 재즈바로 달려가고 싶을 것이다. 자기만의 ‘블루’를 찾아 나서는 배의 커다란 돛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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