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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평점 :
‘애니’와 ‘카라’ 두여자의 일대기가 사십여년의 차이를 메우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애니’는 ‘카라’의 엄마라는 것이 인지된다.
어렸을 적 죽었다고 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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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는 그녀의 오빠 마이클과 내 집에서는 내 규칙을 따라야한다는 아버지 밑에서 엄하게 자랐다.
반발심으로 오빠는 고향을 떠났고, 카라는 평생을 살아온 집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이제는 껍데기만 남은 아버지와 둘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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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릴적 금기의 장소였던 다락방에서 ‘A’가 이십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보낸 카드를 발견한다. 오빠와 자기를 무척이나 그리워한다는 똑같은 문구가 적힌 수백통의 카드들. 카라는 이 카드의 주인공이 엄마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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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던 엄마가 살아있다?
왜 아빠는 엄마를 죽었다 했을까. 왜 엄마는 이렇게 본인을 그리워하면서도 날 버렸을까. 수많은 생각들이 그녀를 잠못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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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에게 말해보았지만 버린 것은 죽은 것과 다름 없다며 잊으라 말한다. 하지만 카라는 ’용기‘낸다. 엄마를 찾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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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의 이야기와 함께 엄마 ’애니‘의 이야기도 진행된다.
애니의 아빠도 애니의 남편처럼 모든 것이 자신의 의도대로 돌아가야 했던 사람이었다.
아빠에게 벗어나고 싶어 서둘렀던 결혼이 또 다른 아빠같은 남편을 만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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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애니는 어떤 선택을 한 것일까.
정말로 죽은 것일까? 살아있는 것일까? 살아있다면 왜 돌아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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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편지 (#이머전클락 지음 #오리지널스 출판)는 오백페이지의 두터운 분량이지만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책이다. 독자가 책을 읽으며 스스로 이해하고 관계를 규정하고, 어떻게 받아들일지 누구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게 할지 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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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남편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딸을, 아내를 집에만 있게 하고, 멍청하다하고 자신이 없으면 무엇하나 제대로 하지못한다고 스스로 믿게 가스라이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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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인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 속 피해자들은 마냥 피해자로 남아있지 않다. ’용기‘있는 사람으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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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벗어나려는 용기를, 누군가는 그럼에도 끌어안으로는 용기를, 결과를 알 수 없는 진실을 파헤치는 용기를 낸다. 평생을 가스라이팅 당해온 사람이면 그런 용기를 내는 것이 가능할까. 판타지 속 마법이나 초능력과 비견될 능력일 것 같으나 이야기 속 여성들은 자기도 모르는 세 이 능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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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용기는 읽는 독자들도 선택하게 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문하게되는 장면들이 수없이 등장한다. 힘들고 두려운 상황 앞에서 나는 용기 낼 수 있는가, 선택할 수 있는가 고민하게 하고 답을 내려 책 바깥에서도 자기 스스로 선택하여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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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리감없이 너무나 가까운, 세상 모두가 날 등져도 여기만은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는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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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가장 가깝기에 도리어 실수하고 실례를 범하고 상처주고 상처받은 관계가 가족이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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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물리적 거리를 두고 있을 때 더 돈독하다는 말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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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가 없지만 바람직한 부모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았다. 실제로 주위에 많은 부모들이 존재하기에 보고 많이 배운다. 아이에게 부모는 전체였다가 부분이 되어가는 존재다. 부모가 알려준 세상이 아이의 세상의 시작이며 그 시작을 기준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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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세상이 있음을 보여주고 진정한 지지와 신뢰를 알려주고 스스로가 옳다 생각하는 도덕적 기준을 세울 수 있게 해주는 사람. 부모의 역할은 이루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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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부모, 바람직한 가족, 눈감고 떠올리면 따뜻하고 구수한 온도와 냄새가 떠오르는 집에 대해 생각하게하고, 어른의 책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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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이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교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