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 미술 여행 - 카이로에서 뉴욕까지, 일곱 도시의 미술관을 따라 떠나는 예술 여정
오그림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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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짝꿍과 함께한 지방 나들이에서 국사 시간에서 배운 고령 대가야읍 장기리 알터 바위그림을 우연찮은 기회에 봤다. 기하학적 무늬와 동물들, 내가 좋아하는 고래까지 새겨져있어서 해가 져서 더이상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봤다. 글이 없고 해가지면 즐길 것이 없던 시절 기록의 의미로든, 취미의 의미로든 그림은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 깊숙하게 존재했다. 비교적 가까운 근대까지만 해도 유명작가의 새로운 그림공개는 신작 영화가 개봉하는 듯한 이벤트였고 전시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비록 지금은 미술이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개인소유가 되는 경우가 많아져 보기 어렵고 고급스러운 취미라는 이미지가 생겨버렸지만 화가의 삶에서 똑 떨어져나온 일부(또는 전부)인 미술은 인간의 삶 그 자체이기에 여전히 지금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나는 예술을 잘 모르지만 여행을 갈 때마다 그 지역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을 검색해서 하나 정도는 일정에 포함시킨다. 유명 작가의 작품을 운 좋게 보기도 하고 내가 이름을 미처 몰라도 눈에 마음에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며 남몰래 주먹을 불끈 쥐고는 한다.

#세계일주미술여행 (#오그림 지음 #크레타 출판)은 그런 미술여행의 시작이자 끝인 정석이자 기초이자 럭셔리인 미술사에서 뺄 수 없는 여섯나라 일곱도시로의 여행을 떠난다.

사이즈의 미학, 도시전체가 커다란 미술관 그 자체이자 미술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들을 시작으로 피렌체의 건축물들과 메디치가문이 일으킨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를 구경하고 계몽주의 만큼 예술에서도 중심지로 로코코양식이 꽃피고, 메이지 유신으로 만국박람회에서 변방의 미술을 서양에 알린, 그와 동시에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미술관에 서양 유명 작품들이 가득히 걸린 도쿄, 현대미술의 수도 메트로폴리탄의 뉴욕까지 미술사조를 따라가며 유명 화가들의 설명과 그림을 눈으로 보고, 각지의 대표적 미술관과 이왕이면 여기까지 보시라는 추천 미술관과 관광코스까지 빼곡하게 담겨있다.

나는 특히나 인상주의를 좋아하는데(미국 특유의 밝고도 통통튀는 양식도 좋고 모네의 점점 빛의 흔적으로만 채워지는 양식도, 고흐가 빛이 아니라 분위기, 감정을 담기 시작하는 후기 인상주의, 표현주의 등등 크으👍🏻) 그래서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의 도쿄가 참 부러웠다.

일곱도시의 비중을 보려고 책배 쪽으로 보면 예술 혁명 파리 다음으로 분량이 많고, 오스트리아 제국의 마지막 불꽃으로 여전히 밝게 빛나는 빈만큼 많다.
모네 수련이 무려 18점이나 보유하고 있고, 여기가 서양인가 싶을만큼 로댕, 르누아르, 심지어 고흐의 해바라기까지 가지고 있는 도쿄.
소개된 미술관만 무려 15개다.

유명 기업가가 일본에게는 그림을 팔지않겠다는 모네를 직접 찾아가 그가 좋아하는 위스키를 대접하며 설득하여 작품을 구입하여 일본에 가져왔다. 물론 프랑스가 전범국 일본에 미술작품을 내어줄 수 없다 반대를 하여서 그가 모든 3000여점의 작품 중 300점 정도만 일본에 공공 미술관에 전시한다는 조건으로 반입되었지만 그게 오히려 일본인들에게, 삶 속의 미술로 더 바람직하게 제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는 유명 작가의 진품이 와도 유명작품은 없거나 한 두점 정도일 뿐이라 아쉬운데 이웃나라가 저렇게 라인업이 빵빵하니 참 부럽고 직접 가서 두눈으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처럼 전시관을 조금 다니던 사람들에게는 금전적 시간적 물리적 장애를 극복하고 수많은 작품들을 자기 방에서 볼 수 있게 해주고 여기 나와있는 도시와 미술관을 직접가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든다.
전시관을 가지않던 사람들도 미술에 흥미를 가지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미술사적 지식과 유명 화가와 그들의 작품들이 가득 담겨있다.

결국 읽는 사람 모두를 여행하게하고 꿈꾸게 하는 책이었다.

언젠가 일곱 도시로 향하는 여행에 이 주황색 책을 동반자로 삼아 떠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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