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와인을 읽다, 보다, 걷다 - QR 영상으로 떠나는 포도밭 여행
이종영 외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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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꾼 꿈이 아직도 생생하다.
꿈 속에서 와인을 한잔 받아마셨는데, 그 한잔에 가득했던 꽃향기, 술보다는 주스 같았던, 그러면서도 주스같지 않은 산뜻한 끝맛, 달콤한 향에 너무 달지않았던 그 맛과 향을 꿈이었지만 생생하게 겪었다.

그 한잔의 와인을 찾기위해 와인 책을 뒤적거렸던 적이 있다. 결국 그 와인을 찾을 만큼 마시지도 못했고(주변에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 주머니 사정도🙈)괜시리 따놓은 와인은 그날 다 마셔야해 라는 강박에 과음, 숙취로 인한 고생으로 멀어졌다.

그러다 프랑스의 포도밭을 달리는 러닝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살짝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대회 전 코스 확인하듯 미리 달릴 포도밭 주변을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떫지않은 우아하고도 상큼한 맛이 아마 보르도 보다는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이 아닐까 했던 기억이 났다.) #부르고뉴와인을읽다보다걷다 (#이종영 #최종호 #이창규 #이선화 지음 #바른북스 출판)을 펼쳐보았다.

이 책은 와인이 주된 직업은 아니지만 본업만큼, 인생에사 최우선 취미로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이의 유지를 받들어 그의 꿈을 완성시킨 낭만 있는 책이다.
3000개가 넘는 도멘을 지도와 함께, 그리고 직접 찍은 포도밭을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넘어가는 QR코드로 북에서 남으로 따라가 보면서, 달리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건가 설레기도 하고 달린 뒤 상큼한 현지 와인을 마시는 상상도 하며 다시 와인에 애정이 생겨났다.

보통 와인의 요소를 이야기할 때 천,지,인 이 세가지를 꼽는데 부르고뉴 와인은 다른 와인들보다 인人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포도밭이 워낙 작기도 하고 특정 교육을 받은 집단이 포도를 관리하고 와인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자 한명이 맡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산자에 따라 와인의 특성이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생산자 한명이 여러 포도밭을 맡아서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부르고뉴 와인은 라벨을 볼 때 생산자의 이름까지 필수적으로 봐야한다.

기원후가 시작되던 그 순간부터 부르공드 족들이 포도를 길러 312년에 최초의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공식기록이 있어온 후 20세기에도 행정법원에서 부르고뉴라는 이름을 써도 되는지 아닌지를 결정할 정도로 엄격한 관리를 해온 프랑스 최고의 보물. 그중에서도 최고(최고가)로 꼽히는 십자가상이 너무나 유명한 와인인 로마네꽁티를 만들어내는 본 로마네마을의 라 로마네-꽁티 포도밭의 사진을 보며 해뜨기전부터 포도를 살피고 조심스래 열매를 따고 자연의 위대함을 두손가득 담고, 그 위대한을 헤치지 않으려 최대한 바르게 인간성을 담으려 애쓰는 생산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된 노동이 주는 힘듦도 있겠지만 그런 노동만이 주는 평온함을 포도알 하나하나에 담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우아한 곡선의 부르고뉴 와인병의 모습이 떠오른다.

거를 것 하나없이 우아함을 병의 모습으로 표현한 그들의 자신감이 수천킬로미터 떨어져있는 나까지 고양시킨다.
여자친구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레드와인이 피노누아로 만든 와인인데 오랜만에 오붓하게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포도품종인 피노누아로 만든 와인 한병 마셔야겠다.

방대한 부르고뉴 와인의 역사와 종류, 와인에 담긴 인간, 과학, 떼루아 모든 것을 단 4명이서 한권의 책으로 담은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와인에 대한 애정이 강할 것이다.

그 애정가득한 책을 매번 넘기며 그들이 찍어온 포도밭 영상을 보며 그들의 애정과 열정을 와인 한잔으로 채워야겠다. 언젠가 부르고뉴 포도밭을 기분좋게 달리는 그날, 처음 와봤지만 너무나 친숙하게 전경이 느껴지는 기쁨을 만끽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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