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가까운 자연 - 조경이란 인간에게 자연을 돌려주는 일이다
전진형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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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인생의 모습을 생각하면 멋진 차, 넓은 집, 좋은 옷, 명품가방 등등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한강뷰가 아닐까?
왜 우리는 한강뷰를 원할까?
아마 도시 같지 않기때문이 아닐까.
도시,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서로에게 관심없고 온통 회색 건물이 빼곡해 현실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는 커녕 더 우울하게 만들어 고개 숙이고 휴대폰만 바라보게 만든다.
그럴때 푸르른 한강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뻥뚫린 환경이 내 답답한 속도 뚫는다.
하지만 우리모두가 한강뷰에서 살 수는 없다.
그럼 어찌 해야할까?

그럴 때 드는 생각이 ‘떠나고 싶다’이다.
푸르고 파란, 온갖 색 온갖 소리로 이루어진 자연으로.
그래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이런 자연이 필요하다.
언제든 떠나는 것도 쉽지않으니, 이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조경’이다.

조경이라하면 간단하게 나무심은 것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다. 최근에 도로 왼쪽 인도에는 버드나무가, 오른쪽에는 메타세콰이어가 단풍으로 물들어 참 이쁘다 감탄하고 있었는데 유명 건축가가 계획한 도시계획으로 곧 버드나무가 밀릴 것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십년 그자리를 지켜온 버드나무가 인간의 계획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말이 되는것인가.

아무런 계획없이 그냥 싸고 잘 죽지않는다는 이유로 서양목 아무거나 심어놓으면 그렇게 가치를 모를 수 있다. 그런 나무도 증산작용으로, 무성한 잎의 그늘도 도시의 온도를 낮추고 겨울에는 가지만 남아도 바람을 막아준다.
잘 의도해 계획된 조경은 우리에게 더욱 큰 혜택을 준다.

#조경가까운자연 (#전진형 씀 #21세기북스 출판)에서는 조경의 기능을 좋은 조경이 갖추어야할 조건이라는 이름으로 감각적 경험, 생태적 기능, 문화적 의미, 역사적맥락, 경제적 가치, 과학적 근거 여섯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초록 잎, 푸른 물, 지저귀는 새소리, 흐르는 물소리, 바람에 부딪히는 잎 소리 같은 시각적, 촉각적, 청각적 자극으로 우리의 오감을 깨우고 무분별한 발전으로 자연과 경계가 뚜렷해진 도시를 다시 자연으로 연결짓는, 끊어진 맥을 연결하는 생태적 기능, 조경이 자연이 있는그대로의 모습일 때 또는 인간이 완벽히 통제하여 다듬을 때 아름답다라는 각 나라의 문회를 담고, 철로를 덮지않고 유지하면서 예전의 기억을 현시대에서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역사적 의의, 같은 돈을 지불하고 카페에 앉아도 창밖으로 초록초록한 숲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소문이 나서 그 지역의 상가가 활성화되는 경제적 가치, 병들고 나이든 사람들에게 약 대신 무기력을 극복하게 해주는 치유의 역할을 하는 과학적 근거 모든 것을 염두해서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 바로 조경인 것이다.

조경에 대해 알수록 조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처음보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되었다.
너무나 포괄적인 것들이 담겨있는 것을 알았기에 명쾌하게 한단어로 정의하기 쉽지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조경이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해 보았다.

내가 내린 답은 ‘회복탄력성’이다.
삭막한 도시와 발전으로 파괴된 환경을 오랜 세월에 걸쳐 다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땅으로 만들고 식물을 심고 물이 흐르게 함으로 죽은 땅을 생명력이 박동하는 곳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그 속에서 매일매일 살아내느라 지쳐있는 인간들이 편안하게 쉬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동과 위안을 받아 다시한번 힘내자는 의지를 갖게하는 것.
그것이 조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 집 속에 정원이 있는 것은 물론 좋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룰 수 있는 현실은 아니다. 그러니 공동으로 향유할 수 있는 ‘공동의 정원’이 절실한 것이다.

자연을 보며 재충전하고 진짜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뿐만 아니라 옆집 사람의 얼굴도 모르고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 유대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조경은 필요하다.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보다보면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비로소 내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과,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경직된 도시에 온갖 색, 온갖 음으로 이루어진 리듬을 돌려주어 답답하고 지루하지 않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주는 조경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의 답을 알려줄 것이다.

일상 속에서 조경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갖도록, 그로인해 삶을 지치지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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