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나의 것
니컬러스 파담시 지음, 김동욱 옮김 / 롤러코스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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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나의것 (#니컬러스파담시 지음 #롤러코스터 출판) 속에는 인종, 종교, 성정체성, 남성성(폭력성) 과 같은 다양한 혐오거리들이 담겨있다.

그러한 혐오거리들이 주인공 데이비드가 좋아하는 락스타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공연 중 뱉은 것을 시작으로 점점 심화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락가수가 종교차별적 발언을 ‘한번’ 했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 가수를 여전히 응원해야 할까 바로 손절해야할까.

예술과 예술가를 분리해서 봐야 하느냐는 오랫동안 뜨거운 감자였다. 이 자체로도 찬성과 반대가 존재할 수 있지만 자신과 의견이 다른쪽을 혐오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데이비드는 이부동생 조이가 함께 좋아했던 락가수를 발언 한번에 손절하고 종교차별주의자로 낙인찍는 것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지만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혼자 여전히 그를 응원하고 그의 노래를 사랑한다. 그의 이름이 적힌 후드를 여전히 입고 다닌다.

차별을 당한 무슬람 측에서도 반응이 다르다.
하산은 인종, 종교와 관계없이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말하고 자신은 하지않겠다고 분명히 말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학업에 열중한다. 조용히 흔들리지 않는다.

하산의 베프들은 차별에 대한 분노를 참지 않는다. 술과 마약으로 자신을 벼랑으로 내몰고 폭력을 일삼는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변해간다.
데이비드는 스스로를 영국인이라 생각하지만 이란 출신 엄마의 피를 물려받아 사회에서는 이방인일 뿐이다.

학교에서 극심한 괴롭힘을 당하지만 엄마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데이비드는 지금의 사회에 구성원으로 녹아들길 바랬지만 엄마는 홈스쿨링으로 외면을 택하는 순간 둘 사이는 멀어진다. 차별의 분노는 자신의 정체성인 무슬림, 아리아인으로 향한다.

그렇게 분노를 해도 자신은 결국 이방인.
그가 택한 곳은 인터넷 속 세상이다.

같은 처지인 하산은 숨지 않는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말하고, 사과할 일에는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 그런 방식은 데이비드에게 낯설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가 어울려 살아가는 영국의 현실을 뼈아프게 담아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사람들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데이비등와 하산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사회보다 개인에 더 주목했다.
이 책에서 차별과 함께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표현의 자유’이다.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이 세상에 큰 의미가 있기에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기도 반대하기도 하는 것이다.

데이비드도, 하산도 차별에 표현한다. 그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물론 그 둘이 그런 방식의 표현을 택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런 선택을 한 것은 결국 자신의 자유의지였다. 그에 따른 결과도 선택한 자신의 몫이다.

차별하는 세상의 참담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과 동시에 그 울분을 어떻게 표현할지, 어떤 방향으로 자신이 나아가는데 에너지원으로 쓸 것인지도 이야기하고있다.

가난을 비롯한 결핍이 원동력이었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진정 자신이 지니고 있던 결핍을 극복한 사람은 결핍을 부의 감정 그자체로 이용한 것이 아니라 양의 감정으로 치환해서 이용한 사람들이었다.

사회도 바뀌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애석함에도 불구하고 차별을 당하는 사람도 자신을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결국 살아가야 하지않나. 다음 세대는 조금 더 나아진 세상을 살기를 바라지 않나. 분명 해야할 것이 존재함을 양 극에 서있는 사람 둘다, 모두 알고있다.

uncanny valley 불쾌한 골짜기이론은 인간과 매우 유사하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나 행동을 접할 때 느끼는 불쾌감을 이야기한다.

우리 인간과 다른 가축이나 동물에게 혐오감을 느낀적이 있나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잔인하다라는 생각은 해봤어도 혐오감 불쾌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결국 자기 자신과 같은 종인 인간에게 뭔가 위화감을 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질 때, 우리는 혐오감을 느끼는 것이다. ‘다름’에서 기인하는 감정일까 ‘비슷함’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이 문장을 쓰면서 뒷맛이 쓴 걸보면 후자가 답인가 싶다.

원래 같은 것임을 인지한다면 고난 속에서도 방법과 방향은 존재한다.

길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멀더라도 이 길 끝에 있는 빛을 보고 나아갈 수 있기를. 나도 그런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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