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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당전쟁과 문무왕 - 강대국과 싸워 승리하는 법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6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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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8년 나당연합 660년 백제 멸망 668년 고구려 멸망 670년 나당전쟁 675년 매소성 전투 676년 기벌포 전투 678년 나당전쟁 신라 승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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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에 눈물을 줄줄 흘리게 만들었던 김춘추와 그의 아들이자 태자 김법민, 김유신, 소정방, 고연무 등등 한문제당 1분컷 이라는 조건에서 키워드로 삼아야하는 각종 역사지문이 참 미웠었다.
남들은 효자종목이라는데 나에게는 본전도 아닌 불효종목이었던 한국사. 그 시기를 넘어 남은 것은 그래도 남들보다 조금 더 머리에 남아있는 역사적 사건의 연도들이다. 그 연도들은 취업준비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니 국내여행에서는 역사적 명승지들을 돌아볼 때 재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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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덕에 최근 경주의 문무왕릉도 보고왔다. 차로 여기저기 시간에 쫓기며 다닌 여행이라 스윽 지나갔을 수도 있었으나 문무왕릉은 못참지~라며 짝꿍과 단결되어 거친 파도 속에서도 위용을 자랑하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겠다는 결연한 애국심이 담겨있는 왕릉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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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당연합과 나당전쟁, 그 결과로 한반도의 첫 삼국통일이라는 결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배우기를 당이라는 외세가 포함되어 한반도 스스로가 이루어내지못한 반쪽자리 통일이라고 배워서 머리에 고대로 박혀있기 때문이다. 아마 6.25 이후 남북분단 때 미국과 러시아의 유입을 논하는 것과 맞물려 더 부정적으로 기억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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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상이고고학 #나당전쟁과문무왕 (#황윤 씀 #책읽는고양이 출판)은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 것을 넘어 그당시 세계의 중심이었던 당에게도 당당할 수 있을 만큼 내실이 튼튼했던 자랑스러운 선조로 신라를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그 자랑스러움을 가능하게 한 #문무왕 도 자랑스러운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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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당연합으로 그 당시에 태자였던 문무왕, 김법민과 당나라의 대표장수 소정방이 군사 합류 전 미리 만나는 장소였던 인천 앞 덕적도(당시 덕물도)로 가는 배를 작가가 타는 것으로 역사적 내용이 가득한 이 책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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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미국처럼 모든 세계의 1등 선진국이었던 당에게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신라의 국력과 그런 강인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문무왕의 이야기가 지도와 사진들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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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로 나라 안의 잡음을 가라앉혀 여론을 한 곳으로 모으고, 지형과 기후에 누구보다 정통했고(김법민을 출정군의 부사령관으로 기용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서 신라의 요충지마다 산성을 쌓아 방어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물론 나당전쟁에서 큰 패배 때 마다 자존심보다 뒷날을 생각해 당에게 머리를 숙이는 유연성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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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무열왕의 김법민(문무왕)을 포함한 7명의 아들들이 모두 목숨이 위협받는 전쟁터에서 헌신했다는 것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지금의 높으신분들은 본인도, 본인 자식도 병역도 하지않으려 애쓰는 세상인데 입맛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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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대에서 작은 나라 한국이 나아가야할 길을 신라와 문무왕이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한국의 처지와 7세기 신라가 처한 상황이 어찌이리 잘 맞아 떨어지는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과거로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이 책의 의도가 참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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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덕적도, 당항, 임진강 유역을 작가가 직접 돌아다니며 여행기도 섞어 들려주니 한층 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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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역사서는 <나당전쟁과 문무왕>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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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가 온 세계를 호령하는 지금, 예전의 신라처럼 하나된 국민성과 리더십으로 또 한번 세계에서 승리하는 한국이 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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