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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알고 싶다 : 인상 카페 편 ㅣ 클래식이 알고 싶다
안인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스토리텔러. 참 많은 사람들의 이름 앞에 붙는, 익숙한 단어이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아니면 적어도 글로든 생각으로든 자기자신에게라도 평생을 하는 ‘말하기’인데 이름 앞에 ‘이야기꾼’이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면 얼마나 많이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얼마나 이야기를 잘하는 것일까?
내가 겪어왔던 ‘달변가’들은 주로 강연에서 보아왔고, 중간중간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적절한 농담과 수려한 외모, 사람들이 집중하게 하는 전달력 등 많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강연은 이야기의 주제와 전달력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부수적인 요소들이 개입해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흡입력있게 전달하는 것이 글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럴까. 텍스트만으로 그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의 주제가 곱씹어보지않아도 머리에,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글을 본 기억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된, 진짜 ‘스토리텔러’의 글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예시를 들 수 있게 되었다.
#클래식이알고싶다 #인상카페편 (#위즈덤하우스 출판)을 쓴 #안인모 저자다.
<클래식이 알고 싶다>시리즈를 <낭만 살롱편> <고전의 전당편>에 이어 <인상 카페편>을 완성한 안인모 저자의 글을 보면 어릴적 부모님이 머리맡에서 읽어주시던 동화책의 몽글몽글한 ‘~했어요’의 어투인데 나이를 먹을대로 먹은 지금 이런 어투로 된 책을 보는데도 전혀 유치하지않고 오히려 눈에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글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평소 말투와 비슷하게 써야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강연도 많이 하는 안인모 저자의 강연 속에서의 말투가 이럴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글의 어투만으로 훌륭한 전달력이 갖추어져있는데 내용면에서도 알차다.
<인상 카페 편>이라는 제목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음악의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음악가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말러, 드보르자크, 드뷔시, 라벨, 사티 7명 각각의 인생이야기를 비롯해 인생과 맞물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그들의 음악이야기를 위트넘치는 삽화와 ‘래알깨알’이라는 코너 속의 코너로 한명의 인간으로의 음악가와 그 음악가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까지 하나도 빠지지 않고 간결한 문체로 이해하기 쉽게 담겨있다. 거기다 클래식 전공자의 전문적인 곡의 해설까지 수록되어 있어 클래식을 들어보고싶은데 어느 것부터 시작해야할지 갈피를 찾지못하는 입문자는 물론, 자신들이 몰랐던, 놓쳤던 것들을 알고 싶어하는 애호가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책이다.
그리고 유명세에 비해 그들의 삶에 대해 다뤄진 글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드보르자크, 라벨, 사티의 삶과 음악들이 다루어져 있어 더 유익하고 의미있지 않았나 싶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의 부흥지가 파리였던지라, 파리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파리 특유의 노천카페에서 파리지앵처럼 커피한잔과 샌드위치를 시켜놓고 선글라스를 낀(누가봐도 여행객)스스로를 떠올리며 유럽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도 든다.
무언가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있다라는 의미는 누군가에게 그것을 제대로 알려 줄 수 있다라는 말과 같다.
안인모 저자는 클래식에 대한 애정은 물론(애정이 없으면 이렇게까지 할 수 없다.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음악가들의 작품, 일기, 편지, 사진, 비평 등 방대한 기록물을 오랫동안 수집, 연구해 그들의 ‘인간적인 초상’과 ‘내밀한 삶’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진정한 교육자, 안내자임을 느꼈다.
친절한 설명과 해박한 지식, 본문 옆에 바로바로 곡들을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QR코드(국내 최초로 QR코드를 수록한 책이란다👍🏻)200여개가 이 책을 두고두고 읽어도 좋은, 클래식에 아주좋은 교재로의 쓰임을 보여준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아마 무언가를 외우고 알고 나서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강박과, 남들은 좋다는데 나는 모르겠는, 그런 상황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나도 그랬다)이 책은 그런 니즈를 완전히 충족하면서도 쉽고 자상하게 부담감없이 채워준다. 게다가 자신의 취향까지도 책임져 줄 수 있는 책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클래식 애호가, 덕후가 되게 해줄 책이다.
클래식을 쉽고 재밌게 익히고, 평생 함께 할 친구로 만들고 싶다면, <클래식이 알고 싶다>시리즈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