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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 페리앙 - 모든 삶에 깃든 ㅣ 현대 예술의 거장
샤를로트 페리앙 지음, 유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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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그렇게 멀지않고 20세기를 보았던,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21세기에도 살아가고있는 그런 시기이다.
당연히 지금과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20세기 초중반은 1,2차 세계대전과 인종차별로 인한 대량학살 등 끔찍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전의 20세기는 19세기와 오히려 더 가까운 생활이었다. 나에게 그 시대의 모습이라면 강하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여성인권이 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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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제약들이 있었겠지만 요즘 내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부분은 바로 남성 대가들의 이름의 큰 그림자아래 이름 자체부터 묻혀버리는 여성 예술가들이다.
재능이 남자못지않고 열정고 있고 결과물도 훌륭했지만 그 프로젝트의 마스터 (주로 남성)의 이름으로 발표되고, 이것이 남녀에게 모두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나머지 팀원들의 이름 배치에서 기여도에 따른 순서가 아니라 여성이라 뒤로 밀리고 아예 이름이 빠지기도 한다. 여성 이름이 들어가있으면 고객에게, 심사자들에게 이미지가 좋지않다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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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 진학 때 지금의 전공이 1순위가 아니었다.
건축이 1순위었는데 이미 건축사의 길을 걷고있던 외삼촌의 반대로 진학하지 못했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창의력이 1도 없는 나에게 맞지않는 길이기는 했으니🙈
그래도 나는 건물들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건축도 분명 하나의 예술이니까. 심지어 여러 예술들을 안에 들일 수 있는 포용력마저 있는 대단한 예술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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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건축물들을 보러가기도 하고 자연 경관을 헤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한옥들도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 주위에서 가장 널리 볼 수 있는 건축디자인을 구축한 건축가는 아마도 르코르뷔지에일 것이다. 모더니즘, 콘크리트를 대표하는 르코르뷔지에의 명성은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도 들어봤을 정도일 것이고, 그가 디자인 했다고 알려진 쇼파와 의자같은 가구들도 빈티지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고 복각품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가구들은 르코르뷔지에의
이름을 따서 LC 라고 불렸는데 사실 이것들은 르코르뷔지에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다. 프랑스의 1세대 여성 건축가이자 실내
디저이너, 가구를 모든 이들이 누릴 수 있는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샤를로트페리앙 이 그 작품들에 가장 큰 기여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가구들은 2022년이 되어서야 정확한 의미의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LC로 불리고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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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가지 제약들이 있음에도 페리앙은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않았다. 이런 제약들이 있음에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자기 직업에 대한 열정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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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여성은 그저 음식을 만들어 낼 뿐, 손님 접대에 참여하지 못하는 실상을 주부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거실과 완전히 통합된 ‘주방 겸 바’를 만들어 식사자리에서 밀려나지 않게하였고, 공간을 온전히 눌ㄹ 수 있게 하였다. 그렇게 수많은 사회공헌적, 거의 무페이에 가까운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고 즐겼다. 자신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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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페리앙 #모든삶에깃든 (#샬로트페리앙 씀 #을유문화사 출판)은 그런 그녀가 생을 마감하기 1년전에 태어난 1903년 부터 세상을 떠나기 2년전인 1997년까지 자신의 삶응 돌아보며 쓴 회고록이자 자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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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말그대로 20세기의 모든 모습이 담겨있는 것이다.
복잡한 역사를 한사람의 인생에서 살펴보면 더 기억도 잘남고 더 공감할 수 있다. 한사람 한사람의 역사가 모여 인류의, 지구의 역사가 되는 것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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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느레, 장 프루베, 루시우 코스타, 페르낭 레제, 야나기 무네요시, 야나기 소리 같은 20세기를 수놓은 거장들의 이야기를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의 손 끝으로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좋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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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샤를로트 페리앙이라는 이름이 많은 것들이 바뀐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유효함을 넘어 무언가를 대변할 수 있는지는 “단순히 예쁜 것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세상에 살고 있고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사는지 표현하고 행동해야 해”, “눈을 부채처럼 크게 뜨고 봐야 해. 세상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거야.“라는 그녀의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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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그녀가 또 한번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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