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기획자와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소비자의 심리를 설계하는 어느 전략가의 인사이트 노트
이규철 지음 / 그래도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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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욕망하는기획자와보이지않는고릴라 (#이규철 저 #그래도봄 출판)을 읽고 났을 때 (내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일수도 있지만)기획자라는 특수한 직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닌 한 사람이 열심히 자신의 세계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오면서 깨달은 삶의 지혜를 재치 있게 적어놓은 에세이처럼 읽혔다.

술술 읽히면서도 덮고 나니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전문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대신 삶을 살아가는 좀 더 나은 모습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책 제목에도 등장하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는 심리학의 용어로, 무언가에 너무 깊게 집중하고 있으면 보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흰색과 검은색 옷을 각각 입은 두 팀의 농구 경기에서 한 팀이 패스한 수를 맞춰보라는 과제를 주었더니 패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경기장을 유유히 지나가는 고릴라를 피실험자 절반 정도가 보지 못했다는 실험이다)

저자는 신입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자기 일에서 성과를 내느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 가지 분야에 최선을 다하고 전문가가 되다 보면 온 세상이 자신의 분야에 입각한 이론들도 돌아가는 것 처럼 느껴진다.(모든 직렬공통의 직업병이 아닐까)

하지만 특히나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야 하는 기획자에게는 일상의 다양한 자극을 아무런 편견 없이 받아들일 일반인 모드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그 일반인 모드의 시간동안 휴식도 취하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자극을 받아들이며 창조에너지를 충전시키고 다른 분야의 것들을 내 분야로 가져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르네상스’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이 책에는 일상에서, 직장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지나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또는 모멸감을 벗어나고, 일상적인 순간들에서 느끼는 것들에 대해 너무 빽빽하지 않게, 광고에서 고객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의도하여 비워두는 ‘여백’처럼 부담스럽지 않게 적절한 밀도로 담겨있다.

그래서 그랬을까, 한 여자의 남편이자 사랑하는 아이의 아빠인 작가의 소박한 일상과, 처음에는 고개를 젓던 아내조차도 키득거리며 따라 하는 작가의 아재 개그가 담겨있어서 그런지 술술 읽히는 에세이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수저론을 걱정하면서도 이제 막 혼자 밥을 먹기 시작한 아이 손에 들려있는 고무 숟가락을 보며, 모든 것을 다 떠먹여주는 부모보다 스스로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는 그정도의 부모가 되겠다는, 고무 수저론을 말하는 광고인 짬바(?)가 느껴지는 일상의 인사이트에서 자기계발서 같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창의력이 참 부족한 사람이다.
미술도 주제가 주어지지 않는 상상화나 추상화가 주제인 날은 그림을 시작도 못했었고 인생의 다른 부분들에서도 딱 나에게 입력된 값 그대로(다행스럽게도 능숙해지기는 한다)수행만 반복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열심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은 그럭저럭 해내는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절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욕망하는 기획자와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읽으니 내가 해왔던 반복과 그냥 하는 것(이제 생각해보니 나이키의 ‘just do it'이네)에서도 저자처럼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창의, 아이디어였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물론 그 행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과정이 있어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무언가를 생각해낸다라는 것이 너무 꿈같고 거창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인사이트라고 할 수 있을까?

평범한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제 조금 창의적 사고에 대해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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