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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
재스민 왈가 지음, 김래경 옮김 / 양철북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재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인류 미래의 지구로 기대받고 있는 화성.
그 화성의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획득하기 위해 NASA에서 만든 화성 탐사 로버 ‘리질리언스’.
화성의 지질을 탐사하여 생명의 흔적을 발견함과 동시에, 통신이 두절된 커리지호의 데이터 복구의 임무까지 부여받는다.
이런 로버들은 무사히 화성에 도착해 지구로 데이터 전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첫 순간에만 뉴스에 나올만큼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신호가 끊기거나 임무가 완수되었을 때에는 그냥(물리적 거리로 인해 어쩔 수 없지만)‘버려진다’
아마 이렇게 버려지는 로버를 안타까워 하는 사람은 로버를 만든 사람들과 우주 덕후들 정도가 끝 아닐까.
하나의 소모품으로 인식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런 로버 리질리언스, ‘리지’는 프로그래밍중에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사람의 언어를 나태낼 수는 없지만 좋고 싫고 고마운 감정을 느끼는 리지는 본인과 똑같이 생긴 로봇 저니, 화성 탐사의 짝꿍이 될 드론 로봇 플라이, 화성에서 통신하는 인공위성 가디언과 함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화성으로 향한다.
화성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리지.
하지만 리지는 야심이 있다. 지구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만큼 ‘가치 있는’로버가 되겠다는 꿈.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특별한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그렇게 화성의 영화(소설이 원작인)‘마션’으로 유명해진 모래폭풍을 헤치고 특이한 현상이 관측되는 장소로 나아가던도중, 통신이 끊겨버리고 그 상태로 17년 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리지는 괜찮을까? 무사할까? 무사하다면 다시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자신의 바램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
#재스민왈가 가 쓴 #화성으로간로버이야기 (#양철북 출판)의 이야기이다.
나이가 어지간히 먹은 상황이라 예전 영화 로빈 윌리엄스(그곳에서 잘 계신가요)주연의 ‘바이센터니얼 맨’이 생각났다.
가사일을 돕는 가전제품 가사로봇 ‘앤드류’의 회로에 마요네즈 한방울이 떨어져서 앤드류에게 감정이 생기는 영화인데(찾아보니 2000년 영화네🙈)감정이 없는 로봇에 감정이 생겨 무얼가를 원하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와 똑같이(어쩌면 더 낫게)삶을 ‘살아가는’이야기는 언제나 취향저격이다.
이런 취향저격의 작품을 본 뒤에 나는 어떤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들었다.
어느순간 그냥 눈뜨면 씻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씻고 잠들고의 일상이 아무런 생각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드는 생각이라고는 아 빨리 주말 왔으면 좋겠다(자매품으로 아 벌써 월요일이라니)정도.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을 그냥저냥 살아내기만 한 것이다.
누구는 저 먼 화성까지 가서 샘플수집하고 소실된 데이터를 살려내는 인류 역사에 남을 업적을 달성하고도 4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인해 지구로 돌아오지 못해서 40억 달러 이상의 값어치를 하려고 난리인데 나는 리지의 기본 미션만큼 의미있는 것도 하지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언가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추구하는 어떤 가치, 가치관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행복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내가 추구하는, 목표로 하는 것들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매일매일 성공하는 것이다.
물론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많은 생각을 해야하겠지만(돈을 쫓는 그런 빠른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무의식에서 부터 행복한 느린 행복을 추구하는)매일매일 성취해내는 것에서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도 있고 나 스스로의 가치도 더해질 것이다.
누구보다 멋지고 가치있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같은 사람이 아닌 로버, 리지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오히려 원래부터 가지지 못했던 인격이 부여되면서 좀 더 ‘인간다움’에 대해 강렬히 고민하고 사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유의미한 삶, 가치있는 삶, 인간다움에 대해 혹독하지만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먼 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사건들 속에서 누구보다 인간다운 로버, 리지에게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가르쳐주는 것의 최고는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리지’는 <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는 최고의 스승, 최고의 교과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