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힐리스트로 사는 법 - 삶이 무겁고 힘든 사람에게 니체의 니힐리즘이 전하는 지혜
문성훈 지음 / 이소노미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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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신은 죽었다.”
니체의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아 모든 것을 신의 뜻이라고 믿었던 것에서 벗어나자는 말이구나. 라며 막연하게 종교가 곧 진리였던 시절의 종말을 고하는 말이라고 이해했었다.

하지만 철학책을 몇권 읽고 나서는 저 말이 대변하는 니힐리즘(허무주의)가 인간이 마땅히 따라야 할 그 어떤 삶의 목적이나 가치도 존재하지 않고, 이 세계 역시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이 존재하며, 그저 무의미한 생성, 변화, 소멸만이 반복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힘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방법이 바로 이 세상에 의미를 하나 둘씩 부여하며 나에게 소중한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인데 저렇게 모든 것을 부정해 버리면 삶을 살아가기가 너무 재미없고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두발 붙이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입장에서 공감하기 힘들었다(아니 하기 싫었다)

하지만 #니힐리스트로사는법 (#문성훈 씀 #이소노미아 출판)에서는 니힐리즘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모든 것이 의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신’은 종교적 신이 아니고 이 세상의 다수들이 모여 옳다고 만들어놓은 ‘절대적으로 보이는’것들을 의미한다며, 그러니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말고 스스로가 납득하고 소중히 여길만한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허무주의, 니힐리즘이라 말한다.

그래서 니힐리스트란, 세상만사가 다 허무하다고 보고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허무함을 강하게 긍정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이를 자기 창조의 기회로 삼는 사람이다.
자기 삶의 주인이며, 세상만사의 가치를 스스로 정하는 고귀한 사람인 것이다.

철학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왜?’라는 끝없는 물음이었다. 소크라테스도 하루종일 답보다는 ‘질문’을 하는데에 시간을 뷰냈다. 단 하나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 그렇게 철학도 이 세상에 ‘원래 그랬어’라는 이유로 막연하게 진리라 여겨졌던 것들에 왜?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점점 발전해 나갔지 않은가.

그렇게 따지면 니체뿐만 아니라 철학의 다양한 학자와 이론들이 이렇게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내며 세상을 재창조해내는 니힐리즘에 준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은 그래서 니체뿐만 아니라 데카르트, 마르크스, 사르트르 같은 서양철학자 뿐만 아니라 공자, 장자, 노자 등 동양의 철학자들도 가져와서 실제 우리 삶을 스스로 규정하는 것들에 대해, 니힐리스트로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들을 알려준다.

특히나 문학 작품들의 예를 보여주면서 ‘허무’가 삶의 종말이 아니라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우리가 예술에 열광하는 이유도 아마 우리의 삶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한 예술가의 삶에 대한 철학이 담겨져있다.
어떤 사건이 인생에서 벌어지면 그것을 자기만의 생각과 기준으로 받아들이며 번역한다. 그리고 그 번역한 것을 예술로 만들어낸다. 그 예술은 당연하게도 기존과 다르다.
그럼에도 수십년 수백년을 살아남아 현대인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공감받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나만의 기준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세상에 두발을 딱 붙이고 걸어나갈 수 있는 힘이 되도록 세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소화해내는 것.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인생을 예술가처럼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존재의 미학이자 니힐리스트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어느정도 세상을 인식하고 기억나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경쟁해온 우리다.
나도 덧셈, 뺄셈을 배우면서 엄마에게 꿀밤을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상대적으로 빠른 암산 속도를 가지기 되었지만 그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다 널위해서 그런거다라고 하지만 과연 그런지 확실치 않은 것들이 제법 떠오른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명확하게 구분할 기준을 가질 수 있게 한다. 그로인해 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배우고 깨닫는데에만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눈 뜬 모든 순간을 내 기준으로 나에게 유의미한 것으로 꽉 채우게 해주는 가이드라인 같은 책이다.

앞으로의 인생 예술처럼 멋지게(죽이게)살고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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