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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브 오브 본즈 - 호모 날레디, 인류 진화사를 뒤흔든 신인류의 발견과 다시 읽는 인류의 기원
리 버거.존 호크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알레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인류의 기원이라 평가받은 고대 호미닌(사람족)들의 흔적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류의 요람이라 불리는 지역들에는 기껏해야 1미터 남짓되는 동굴들이 많다.
일반인들이 본다면 그냥 구멍처럼 보이겠지만 인류학자들에게는 보물창고이다.
1미터 남짓 크기의 이 동굴들은 수직 깊이로는 40미터, 총 길이 4km나 되는 복잡하고 을씨년스러운 동굴이다.
이곳에서 각종 다양한 생물체의 흔적이 발견되는데, 그 중 우리와 비슷한 새로운 호미닌이 발견된다.
‘별’을 뜻한다는 날레디, 이 호모 날레디는 뇌의 크기가 현재 유일하게 살아남아 있는 호미닌, 우리(호모 사피엔스, 또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구분되는 특징은 죽음을 인식하고 죽음을 기리는 장례 또는 매장의 습관이 있다는 것인데 이것으로 인해 뇌가 작음에도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종으로 부상한다.
그 깊은 동굴에서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저 깊은 곳에 한 종의 시신들이(화석들이) 무더기로 놓여져있다.
그냥 죽어서 우연히 모여있는 것이 아니다. 일관된 형식으로 매장되어있음으로 의심받는다.
게다가 동굴 입구 돌에 새겨진 표지, 벽과 천장의 그을음, 불을 피운 흔적인 재, 숯 조각, 난로, 불에 탄 작은 동물의 뼈 등이 발견되며 뇌의 크기가 인류의 기원를 말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뒤흔들 생활 패턴들이 발견된다.
우리의 인간의 유전자는 게놈프로젝트로 인해 샅샅이 밝혀졌지만 아직 우리 스스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수많은 외적 요인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보면 결국 도달하게 되는 것은 우리, 나 자신에 대한 질문들이다. 그 질문의 끝은 당연하게도 ‘근원’, 뿌리라고도 표현되는 그것이다.
우주와 에베레스트산 높이보다 깊은 심해를 탐험하는 것도 결국 우리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호모 날레디가 발견된 라이징스타 동굴계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수직40미터를 4km가 넘는 구조로 일직선이지 않고 굉장히 복잡한 미로처럼 얽히고 섥혀있다.
자연사 박물관이나 책들을 보면 ‘진보의 행진’이라 불리는, 등이 굽고 털이 가득한 유인원의 형태에서 점점 털이 사라지고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들고 마침내 우리와 비슷하게 생긴 수컷들이 일직선으로 나열되어 있는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화가 일직선으로 진행되어 온 것 처럼 보이지만 호미닌의 진화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DNA조사로 인해 우리 호모 사피엔스와 공동조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종은 침팬지와 보노보인데 엄연히 우리와 다름을 알고있지 않나? 그런데 그 공동조상의 흔적은 발견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무려 800만년 전이란다.
800만년동안 이 호모사피엔스, 침팬지, 보노보는 얼마나 다양하게, 나무에서 뻗어나가는 뿌리와 가지처럼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해 나갔는지 알 방법이 없다. 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만큼 우리도 직선이 아닌 구불구불하게 그 모든 끝을 확인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진화되고 사라져갔다.
라이징 스타 동굴계의 모습이 구불구불한 것이, 이러한 우리의 복잡한 기원을 알려주는 것 같다.
호모 날레디에 대해 수록되어 있는 #케이브오브본즈 (#리버거 #존호크스 지음 #알레 출판)은 호모 날레디를 직접 두눈으로 보기위해 25키로그램을 감량한 57세의 인류학자의 생생한 동굴탐험기와 다양한 사진과 도표들을 보여주며 오래전 살았다가 사라진 한 종에 대한 어찌보면 지루한 이야기를 끝까지 관심있게 볼 수 있도록 생생하게 담고있다.
여전히 우리의 종의 기원에 대한 ‘가계도’는 여기저기 비어있다.
척박한 세상에서 살아가기위해 두 발을 땅에 더 잘 붙여놓고 살기위해서는 기댈 곳이 필요하다.
이제 이 가족이라는 단어는 더이상 혈연이라는 생물학적, 법적 제도로 묶이는 것만이 아닌 그 이상의 유대를 가진 무언가로 인식된다.
그들을 보며, 그들과 관계맺으며 우리는 ‘나’라는 존재의 시작으로, 근원으로 회귀하여 우리 스스로를 더 강한 존재로 만들며 앞으로 나아간다.
침팬지만한 뇌 사이즈를 가진 새로운 호미닌이 우리 종의 기원에 포함되었다고 우리가 더 저급해 지는 것이 아니다.
진화는 더 좋다라는 뜻이 절대아니다. 각자 주어진 환경이 달랐고 운좋게 거기에 맞춰온 것이다.
우리의 가능성이 확장된 것이다.
호모 날레디의 발견으로, 그렇게, 우린 더욱 우리다워지고 , 인간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