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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제물포, 인천 1
복거일 지음 / 무블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책 정보를 계속 찾아보았다.
책정보 안내에도 책의 표지에도 떡하니 ‘소설’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다. 그렇지 않았으면 나는 이 책을 소설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는 국가 기관에서 왕의 명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방대한 자료들을 참고해 적은 ‘정사’와 기이한 이야기, 종교적 신화적 이야기까지 담아놓은 야사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기록된다.
그래서 난 이 책도 정사와 야사를 합쳐놓은 하나의 역사서라고 생각했다. 인천 홍보대사 같은 그런 느낌?
인천에게는 굉장히 의미있는 책일 듯 하다.
첫 장을 열었을 때, 지구의 탄생과 생명체의 탄생, 대륙이동설 등을 포함한 창세기부터 시작되는 것을 보고 또 혼란스러웠다. 우주의 탄생의 순간부터 지구의 역사를 함께 역추적하며 인류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빅히스토리’라고 한다는 것을 최근에 빅히스토리 분야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었는데 그 책을 다시 실수로 열었는가 싶었다. 삽화까지 있었으면 그건 정말 소설이 아닌 것이다.
#복거일 작가님의 작품 이력을 보면 전기적 소설로 가득했기에 망정이지 정말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못할만큼 사실이 가득하다.
그것이 이 책의 신뢰도를 높여 독자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는 방식인 것 같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선조들의 유전적 정보와 유전적 조상까지 알 수 있는 책은 #미추홀제물포인천 (#무블 출판)이 유일한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왜 미추홀이 그만큼 2권짜리 장편소설에서 주요지역이 될만큼 우리 한반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원래 이전에는 황해지역은 땅이 드러나 있어서 아프리카에서부터 우리의 선조가 이동해서 터를 잡을 수 있었고, 한반도의 동쪽은 험준한 산악지대라 이동하기도 먹을것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고, 중국대륙의 지각판의 확장으로 시계반향으로 한반도가 밀려나고 2700만년 전에 황해가 탄생하며 고조선때부터 한에게 지배받아 한반도의 역사에 중국이 빠질 수 없을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나라인데 중국과의 뱃길로 교류의 중심지였으며, 고려와 조선의 도읍지와 가까운 항구로 활발히 이용되었고 서양의 열강의 침입도 그곳으로 들어와 세계 속의 한반도를 상징하는 지역이 되었다는 과정은 신기하기도 하였고, 침략의 역사라 마음이 아프기도 하였다.
작가가 자신의 스승인 고 김현선생에게 이 책을 헌정한다는 시작글이 있었는데 김현 선생께서 작가에게 ‘소설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소, 작가에겐 버릴 것이 업소‘라는 말을 했다는데 정말 유구한 한반도의, 미추홀의 역사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담아놓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추홀이 제물포로 바뀌는 유구한 시간동안 그시대의 국어발음까지 고대로 옮겨놓아 적응하기가 어려웠으나 그 낯섦이 분명히 존재했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잃어버리지 말았어야했던 것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것이 이렇게나 덤덤하게 작가가 짧게는 수천년의 역사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적어놓은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분명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혼을 갈아넣어 만들어낸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1권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계속 이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글을 읽어나갔는데 지금까지의 나의 답은 그렇다.
잊지 말아야할 것을 잊어버린 것을 안타까워하며, 기꺼이 노력하고 애써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하고 알게하여 또다시 잊혀지는 것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
시대는 (비평가들은) 작가들에게 시대상이 담기기를,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외면하지않고 목소리를 내야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책이 팔리는 유명작가라고 평가가 박하기도 하고, 일반인들이 이름을 잘 들어본 적이 없는 작가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꼭 그 시대에 진행 중인 어떤 ‘사건’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작가는 ‘잊지말아야할 것을 잊은 것‘을 현 사회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작가의 마음을, 이 세상이 작가들에게 요구하는 것에 백퍼센트, 아니 그 이상을 충족시키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참 귀한 책을 우연하게도 알게되어 읽고있다는,
수십억명 중 똑같은 사람 하나없이 유일무이한 존재로 태어나는 행운만큼의 운좋음을 겪는다는 생각이 드는 독서였다.
2권도 너무나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