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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캔버스
김영호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한 길만을 보고 평생을 달려가야 얻을까말까 싶을정도로,
모두가 할 수 있으면 하고싶어하는 일들이 세상에 많이있다.
보통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전문직들이 높은 경쟁률과 높은 학업 성취도를 요구한다.
돈이 제일의 가치인 것 같아 안타깝다는 시선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집값과 물가가 폭등하는 요즘을 보면 어떤 위기가 와도 경제적으로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제적 안정을 위하는 것이 나쁘다고만은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너무 어릴적부터 평생을 학업이외의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이 사치일 정도로 앞만 달려와 하던 것 이외의 것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평생의 노력으로 겨우 얻은 것에 필요한 것들이 겪어보지 못한 사회에도 있는데 말이다.
전형적인 예로 의예과, 의대가 있다.
압도적인 학업성취를 요구하기에 공통교육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사교육으로 준비하는 경우도 많은 걸로 알고있는데 이런 과정을 거쳐 의사라는 숭고한 직업이 되면 의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환자를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과 의사도 환자와 같은 사람이다라는 그런 인류애적 마인드도 필요하다.
그리고 관찰력은 물론, 어마어마한 직업적 스트레스를 잘 관리래줘야하는 것도 의사 스스로를 위해 필수적이다.
그래서 #김영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는 의예과, 의대에 ‘세계 예술 속 의학의 이해’ ‘예술 작품 속 인간 : 질병과 치유에 대하여‘강좌를 개설하여 의사가 가졌으면 좋겠다 싶은 필수 덕목들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그 경험들이 하나의 책으로 묶여 #치유의캔버스 (#군자출판사 @ 출판)이 되었고, 이 책에서 저자는 의료인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인문학을 감상하는 힘을 기르고 그것을 체화해야하는 이유3가지를 들었는데 첫째는 자신과 같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대해야 하는 필수직업이기 때문이며, 나도 환자도 결국 같은 존엄한 존재임을 인식해야하는 것이 둘째, 마지막으로 작품 감상 교육을 통해 인간사에 대한 간접경험의 기회를 많이 가져야 기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소견을 요구하는 직업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미리 알아두면 좋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존엄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다양한 간접경험의
필요성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마찬가지로 필요한 것이라 우리같은 일반 사람들도 읽기 좋은 책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다만 그림에서 어떤 것을 의학과 결부지을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그래도 나름 유명한 작품들은 제법 봐왔다고 생각했는데 의학적인 배경이 담겨있다고 알고있는 그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고흐의 별 헤는 밤의 곡선으로 굽이치는 화풍이 말년에 고생한 정신질환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라는 썰 정도랄까?
아주 유명한 그림인 티치아노의 <바쿠스와 아리아드네>에서 모두 바쿠스와 아리아드네에 주목하지만 그 뒤 작게 축 쳐져서 술에 취해 잠든 것으로 보이는 실레노스에 주목하며 그의 몸으로 BMI지수를 측정하여 어쩌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극심한 수면장애를 겪고있으며, 그로인한 주간기면증을 보이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병리적해석, 르 쉬외르의 <알렉산더와 그의 의사>에서 알렉산더의 야윈 몸을 그린 해부학적 지식, 독살의 의심을 주변 신하들이 일컬을때 그의 신하이자 의사인 필립이 준 약을 마시면서 보여준 신뢰, 신뢰에 감동하여 지극정성으로 돌본 결과 회복한 알렉산더를 보여주며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와 의무, 권리를 배운다.
이 외에도 성인의 순교장면과 흑사병예방과의 관계, 그뢰즈의 <깨진 거울>로 바라보는 인간의 내면, 밀레이의 <눈먼소녀>로욕망이 단순한 이기심인지 정신심리적 이상행동인지 의학적 시각뿐만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다르게 표현한 그림들을 비교하며 인문학적 심미학적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어있어 의사로 필요한 관찰력과 공감능력, 그리고 인간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향유할 수 있는 도움까지 담겨있다.
<치유의 캔버스>는 의사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독자는 환자와 보호자로 의사들을 만난다.
의사라는 직업을 좀 더 이해하고 먼저 신뢰를 보여준다면 의사 또한 자신의 의무를 분명 다 할 것이다.
삭막한 진단서에도 존댓말로 적어 환자가 사망한 뒤 보호자가 보기에 덜 시리도록 하는 의사들도 있다.
양방향의 존중과 연민이 기적의 씨앗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