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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개선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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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재능은 어디로 갔나.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추리소설의 시초이가 고전이라고 불리는 ‘셜록홈스’시리즈의 인물들을 교토로 고스란히 옮겨온 #셜록홈스의개선 (#모리미도미히코 지음 #내친구의서재 출판)에서 절대 쓰러질 것 같지않던 셜록홈스가 1년이 넘도록 슬럼프에 빠진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셜록은 슬럼프 라기 보다는 자신의 경력 중 최고의 난적인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치르는 중이었다.
그래서 다른 세상사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하지만 그의 벗이자 조수이며, 셜록홈스의 추리를 연재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왓슨에게는 비겁한 변명일 뿐이었다.
위기일수록 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말이다.
그러나 221B 3층에 그 ’모리어티’교수가 들어와 살고있다.
모든 영광을 져버리고 골방에 숨어들어 중대한 일생일대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한다.
그 일생일대의 연구도 자기 자신이었다.
홈스와 모리어티는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원작에서 너와 나는 너무나도 닮았어(웃기자 내가 너와 같을리 없어)관계였던 이 둘은 서로를 세상에서 가장 잘 이해하는 둘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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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와중 영매와 같은 불가사의 하고 비과학적인 일들이 12년 전 셜록홈스가 찝찝하게 수사를 중단했던 사건과 연계되어 맞물려 돌아가는데, 자기자신이라는 희대의 난제에 주저앉아 탐정은퇴를 외치며 숲속으로 도망가버린 셜록 홈스는 그럼에도 사건의 중심에 있다. 물론 여전히 세상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말이다. 심지어 사기라고 생각했던 영매는 또다른 불가사의한 일의 발생과, 12년전 그 사건에서도 발생했다라는 것이 밝혀지며 <셜록 홈스의 개선>에서 메인 사건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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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홈스는 이 사건을 해결할까?
그로인해 자기자신이라는 거대한 난제를 해결할 실마리라도 얻었을까? 모리어티 교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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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0페이지 분량의 제법 방대한 책임에도 한번 손에 쥐면 놓기가 힘든 책이었다. 영매 관련한 불가사의한 일들의 다음이 궁금해서 그러한 것도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계속 모든 것을 내 팽개치고 자기자신을 관조한다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비겁한 변명인지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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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건이 해결되는 것 보다는 어떤 입장이 더 옳은 것인지, 맞는 것인지가 더 궁금했다. 이 사건조차도 이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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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절대적으로 꺾이는 순간들이 있다.
참고 견디다 보면 좋아질거야라는 마음으로 이른바 ‘존버’를 하며 술한잔 털어넣으며 버텨내는 것이 보통인데 어느순간 그 어떤한 것도 버텨내거나 해결하려는 의지가 되지못하는 순간이 있다. 사회인이 되기 전에는 그냥 방 침대에 틀어박혀 몇날 며칠을 나오지 않고 있기도 했지만(부모님들 비롯한 가족들이 가만두지 않는다 놈팽이라며 그렇게 살면 안된다라고 모든 사람들이 말한다) 사회생활을 하면 그렇게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꾸역꾸역 사회에서 내가 맡고있는 부품의 역할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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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방 침대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답이 될 수는 없을수도 있지만,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않고 스스로가 말을 걸어올 때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현실이 더 답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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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것도 하지않고 틀어박혀있는 것이랑, 그냥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이 둘다 현실적인 해답이 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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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살되, 틈틈이 자기자신을 관조하며 스스로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있게’살아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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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사람이기에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넘어지고 고꾸라지고 다시 일어설 힘이 없는 순간이 올 수 있다. 그런 순간들을 대비하여 자기자신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태어나면서 부터 ‘개선’되며 살아가야하는 운명을 부여받은 우리의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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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대한 셜록 홈스도 고장나고 끊임없이 개선하려 애쓰는데 나 같은 범인은 당연히 해나가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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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다시 일어설 힘이 없어 이대로 주저앉아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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