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없는 마음 - 양장
김지우 지음 / 푸른숲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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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 입니다)

어릴적부터 걸을 수 없어 휠체어 위에서만 생활해야 한다먄 어떨까? 이 비슷한 질문을 어디에선가 들어봤을 수 는 있지만 아마 진심으로 어떨지 생각해본 사람은 정말 드물 것이다.
나도 그렇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답이라고 내놓은 것은 ‘많이 불편하겠지’일테다.

하지만 #의심없는마음 (#김지우 #구르님 씀 #푸른숲 출판)을 읽으니 완전히 생각해보지도 못한 것이었다. 단순히 불편함이 문제가 아니라 비장애인으로 태어나 너무나 당연하게 너무 어릴적이라 잘 기억나지고 않는 처음을 가질 권리를 박탈당한다. 엄마와 슈퍼나 마트에 가서 원하는 것을 직접 고르는 행위, 심부름이라는 이름으로 혼자 물건 구매하기, 옷이나 신발등을 직접 입어보며 취향에 맞는 옷 고르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이들은 직접보고 선택하는 것을 포기한다.
길과 입구의 단차부터, 계단, 사람들의 시선, 붐비는 주말이나 저녁같은 시간에 휠체어의 당당한 부피감에 ‘불편’을 느끼며 몸이 그런데 ‘용케’ 나와서 돌아다닌다는 안일하고도 불공평한 차별과 같은 것들로 번거로움보다는 편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게
되고, 스스로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보호자는 과보호 의식을 갖게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하지만 <의심 없는 마음>의 저자 김지우(a.k.a.구르님)은 일본 여행, 아빠와 단둘의 홍콩여행 등을 거치며 한국에서라면 시도조차 잘 하지 않았을 홀로 휠체어로 시장이나 마트, 버스타기와 같은 것들을 해보게 된다.
우리가 기억나지도 않을 때 했던, ‘첫’번째 무언가를 비로소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을 때, 포기했던 것을 ‘이게 되네?’라는 살짝 허망하기도 한 ‘처음’의 순간을 맞이하며 저자는 비로소 세상을 관망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주체적인 존재가 된다.

이날을 계기로 보호자 없이 지구반대편까지 날아가보자는 용기가 생겼고, 학교에서 진행한 UN인턴십 교류프로그램에 지원해 덜컥(기꺼이) 선정되어버린다.
가는김에 여행을 하겠다며 비장애인 연인과 파리를 먼저 자유여행으로 경험하는데 역시나 우리나라와 차원이 다른(negative) 행정처리속도를 자랑하는 파리답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어시스트를 미리 신청해놓아도(신청마저 어렵다)직원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지하철을 이용해도 열차와 역사의 단차(저자가 있는 곳이 높이나 더 낮은 경우는 몸의 고통을 감당해도 방법이 없다)도 저자와 연인을 지치게 한다.

이 에피소드에서 연인사이의 동등하고 매력적인 관계와, 일방적인 보살핌을 줘야하는 caregiver로의 위치의 딜레마가 빠진다. 분명 비장애인 연인이 혼자왔더라면 더많은 곳을 편하게 볼 수 있을 테고 나와 이런 고생을 하지않았을거라는 미안함과 도움을 어디까지 쿨하게 받아들이고 줘야하는지 약속되지 않은데에서 오는 당황함 같은 감정들이 오는 것이다.

나라면 당연히 내가 한번이라도 더 움직이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보호하고 대신 화를(당사자보다 더 크게)낼 것이 분명하다.
내가 사랑하는 이가 그런 일을 겪는 것은 내가 겪는 것 보다 더 클테니. 하지만 대화는 꼭 필요한 것 같다.
탁 터놓고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주고 받을 것인지, 어느선까지가 서로에게 감정과 이상적이고 이성적인 포지션인지에 대해.

그런데 이와중에 충격인 것은 당연히 나를 ‘비장애인’쪽으로만 가정하는 것이었다. 이런 무의식적 인식들이 더 장애인들을 더 떳떳하게 살아가는 것을 힘들게 하지않나싶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나쁜 기억들 만을 안고가지않는다.
그 와중 이쁜 거리와 맛난 빵들을 즐겼고, 자전거를 내팽게치면서까지 200kg이 넘는 전동휠체어를 높은 역사까지 열성적으로 올려주는 ‘무슈’들을 기억하며 따스함과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고 스위스(스위스는 장애인의 천국이었다), 마음의 안식을 누린 여행지, 또 다른 집이 된 호주여행 까지 나아간다. 여동생과 다시 방문할 정도로. 그리고 저자는 이 글을 미국의 어딘가에서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오히려 ‘내가 못하는 것이 있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당당히 세상의 도움과 호의를 받아들인다.

막연함이 아닌 경험으로 찾은 하지 못하는 일엔 과감히 도움을 빌릴 용기로 그렇게, 기꺼이 자신을 세상으로 내던지는 그녀가 얼마나 멋진 사람이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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