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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 - 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
에이프릴 발라시오 지음, 최윤영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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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잔혹함과 폭력으로 다스렸지만, 한 여자아이의 전부였던 아버지가 실은 미치광이 연쇄 살인마였다면? 심지어 그 사실을 아버지가 전부였던 딸이 알아챘다면?
과연 그 딸은 아버지를 신고해야할까 가족이니까 애써 묻어야할까? 굉장한 소설이지 않은가? 듣기만 해도 주인공일 딸의 심정이 짐작도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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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눈을감지않는다 (#에이프릴발라시오 지음 #오팬하우스 반타 출판)의 내용이다. 그란데 이게 다가 아니다.
이 책 소설이 아니다. 픽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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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넘게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사건의 범인, 2번의 탈옥, 4번의 방화, 5건의 살인으로 FBI 10대 지명수배자로 유명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에드워드웨인에드워즈 의 딸인 작가 에이프릴 발라시오가 그렇게나 자주 야반도주하듯 이사를 해야했던 과거를 돌아보다 우연이라기엔 자기 주변에서 너무나 자주 발생한 사건들을 떠올리며 진실에 다가가는 고백이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양으로 4살정도의 기억부터 생생하게 닮겨져이있다.
작가의 생생한 기억력에 놀라기 보다는 읽는내내 마음이 아팠다. 한 여자아이의 모든 것이었던 아버지에게 잘 보이기위해서 사랑과 관심을 받기위해서, 착한 딸이 되기위해서, 아버지의 발작적인 폭력을 피하기위해서 한시도 아버지에게 눈을 떼지못한 에이프릴이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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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무렵이 되어 다른 가정의 진정한 ‘사랑’을 받는 딸들을 보면서 아버지에게 이상한 점들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에이프릴의 세상은 처참히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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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대한 기록, 고백이라기 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을 돌이켜보면서 안타까웠던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마주하는, 그것으로 인해 자기자신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 멈춰있고 도태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에이프릴 작가의 의지로 <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는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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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처음 아버지의 모습인지는 긴가민가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아버지의 정장을 입어도 아버지가 입었을 때보다 더 많은 여백이 있었을 정도로 아버지라는 존재는 크고 든든하고, 무엇이든 척척해내는 정말 수퍼맨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가정을 지켜내는 모습과 내리사랑을 배울 수 있는 온기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관계가 아버지라고 생각한다. 비록 경상도 아버지들은 제법 무뚝뚝했고(그래도 그중에서는 서윗한 아버지셨다)그 시대의 아버지들 처럼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하셨다.
맞을 때는 무섭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지만 나의 잘못이었고 지나고나면 싫었지만 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사랑과 진심이 담겨있음이 이해가 되었다. 아버지도 아버지가 처음이었으니 서툴렀으리라. (하지만 우리아버지는 태권도 선출이시다 음 아부지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하셨거나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신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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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이프릴이 받은 체벌은 그렇게 잘되길 바라는 사랑이 담겨있지 않았다. 단순한 분노의 표현이었으며, 자기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의지의 표명일 뿐이었다. 누가 자기 자식을, 그것도 딸을 기절할만큼 체벌하는가.
어떤 빌어먹을 아버지가 딸의 목에 키스마크를 남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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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랑과 가정 교육을 받지못한 에이프릴은 그래도 자신의 가족들을 아프게 하면서도 사회에 옳은 일을 했다.
모든 가족이 자신들을 생각할 때 에이프릴만은 피해자의 가족을 생각했다. 진정한 어른이고, 진정한 부모가 될 소양을 가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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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의 앞 길을 지키고 제시하고 나아가는 방법을 가르침과 동시에 사회인으로서 참고 해야하는 일들이 있음을 인내와 사랑을 가지고 솔선수범하여 알려줘야하는 존재,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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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에이프릴에게만이 아니라 부모는 아이의 세상 전부이다.
정말 많은 준비와 인내가 필요한 숭고한 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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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에이프릴이 이 책을 본인이 쓴 것이 다른 가족들에게 오히려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차피 밝혀질 일이었으며(나쁜 일은 결국 드러난다 그것이 정의이다)이왕 밝혀질 일 본인의 입으로 세상에 드러내면 천륜을 저버렸다같은 그런 욕은 자신에게 쏠릴테니 말이다.
다른 가족들은 피해자가 되어 동정과 이해를 받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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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게서 이토록 큰 사람이 태어날 수 있다니.
에이프릴에게 존경과 경외심이 마구 샘솟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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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자신의 환경을 탓하며 불행하다 생각하고 자포자기 해버린 사람이 있다면, <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를 읽어보길 바란다. 등짝을 맞은 것처럼 찌릿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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