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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무지개 -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김용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화창한 날 피어오른 기대치 않은 무지개를 보았을 때의 그 행복함을 기억하는가? 단순한 빛의 난반사 현상일 뿐인데 그 기억이 강렬히 남아있다. 그래서 물줄기를 뿌리다가 인위적으로 생긴 무지개를 봐도 그렇게 반갑고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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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가 하나가 아닌 여러개가 뜨는 과잉 무지개는 어떨까.
행복함이 몇 곱절을 커져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과잉’이라는 어감이 어쩐지 불길하다. 많다는 의미를 가진 어휘 중 긍정적인 뉘앙스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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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무지개 (#김용재 지음 #자음과모음 출판)의 주인공 준재는 어김없이 그런 부정적인 상황으로 글을 읽는 우리를 맞이한다. 몇 년 간격으로 부모를 모두 잃고 부모님의 사망보험금 까지 사기로 날려먹은 준재는 삶의 끈을 놓으려 한다.
그렇게 한 사이트에 접속을 하게되었고 접속만 하였을 뿐인데 사찰이라도 당한듯 개인번호로 연락이 온다. 삶을 마무리하고 싶으면 적어주는 곳으로 오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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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에 대한 두려움보다 이대로 살아숨쉬는 것이 더 두려웠던 준재는 그 초대에 응하고 그러면서 3개월의 여명을 부여받는다. 그 기간 동안 괴한들의 요구에 응하며 할머니들이 모여있는 시설과 유기견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자신을 아껴주고 기꺼이 기억해 줄 사람과 강아지를 만나며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주던 것들이 삶에 미련을 가져다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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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재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살기 힘든 세상이다.
갖가지 실패를 경험하며 이리저리 깎여 나가다 보면 어릴 적 작은 일에도 까르르 넘어가며 웃어제끼던 나는 거짓말처럼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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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세상이 모두 나에게 등을 돌려도 기꺼이 내 편이 되어줄 부모님의 부재까지 겹쳐지면 이 세상이 멈춘 것 같다.
부모님 중 한 분만 남아도 감사하면서도 부양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삶을 옥죄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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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모든 것들이 삶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던 것들이 물론 가슴아픈 일이지만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님을 의외로 흔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이제 안다.
(이왕 겪은 것 나만 겪고 내 주위사람들은 겪지않았으면 싶어진다 살아가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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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것은 우리가 스스로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힘들다고 불러냈을 때 상대방이 들려주는 조언같은 답답함이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그것밖에 답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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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모르는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것을,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는데.
그 답을 <과잉 무지개>가 주고있다.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보라는 것.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환기시키고 집 청소를 하고 건강한 과일로 아침을 챙겨먹고 독서를 하고 나가서 일을 하고 보통의 일상에서 행복을 누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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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기다리고 염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가야할 태도이다.
주변사람들의 웃는 모습에 감화되어 자신도 미소지어야하며, 나 뿐만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온정도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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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든 사소한 일상들에 최선을 다해 마음을 담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마지막 순간에 돌이켜 봤을 때 행복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인생의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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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나서 남겨진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혼자 남겨져서 내 편이 없다고 생각이 들텐데 이것도 그 사람의 몫까지 내가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이롭지 않은가싶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부담이겠지만, 잘 다스려 하루하루를 살아내다 보면 내가 이루어온 것들을 지켜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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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키가이 生きがい 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삶의 보람, 삶의 의미 정도로 번역되는 단어인데, 우리 스스로가 왜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말 정신없이 살다보니 스스로에 대해,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 하지만 그럴때일수록 나 스스로에대해, 삶에 대해, 내가 왜 이렇게 힘든데도 계속 아둥바둥 최선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답이 바로 이키가이,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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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입장에서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인생의 목적과 태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소설이었다.
35살까지 글을 쓰고 안되면 포기하려 하셨다는데, 아픈 개인사와 맞물려 직접 멋진 삶의 태도를 보여준 이제 계속 글을 쓸 결심을 한 34살 작가님을 앞으로도 응원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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