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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유혹
윤한샘 지음 / 아빠토끼 / 2025년 6월
평점 :
절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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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맥주는 특별한 술이다.
첫 술이 맥주여서 그럴까.
고등학교 선배들이 이제 술먹을 수 있는 나이냐며 저녁밥을 사주다 목이 맥혔는지(이제는 너무나 이해되는🤣)쭈뼛쭈볏 술을 시켰던게 바로 호가든 생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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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cc짜리로 크게 시켰던 것 같은데 처음에 마셨던 순간이 잊혀지지않는다. 첫 술이라고는 하지만 아버지가 가끔 한모금씩 주었던 하이트 병맥의 맛, 그 뭔가 쌉싸름하면서도 뒷맛이 시다고 해야할까 그 맛을 생각하고 기대도 없이 마셨다가 완전 감동. 시지도않고 부드럽고 빵을 먹는듯한 고소한 풍미가 넘쳐흘렀다. 거기에 약간의 꽃향기 까지!
이거 맥주맞냐고 뭔데 이렇게 맛있냐니까 비싼거라 그렇다며 깔깔거리며 3000cc 두 통을 더 사주던 선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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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큼 자주는 못보지만 그래도 끊기지 않고 잘 보고 있는 귀한 인연이다.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술을 맛보는 것을 즐기는 여자친구를 만나서야 호가든이 밀로 만든 밀맥주이고, 꽃향기는 오렌지 제스트와 고수씨앗이 들어가서 그런 향이 난다는 것, 그리고 에일이라는 맥주종류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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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세계맥주코너에서 안먹어 본 종류로 하나씩 맛보는 재미를 어머니랑, 여자친구랑 맘껏 누렸다. 살도 맘껏 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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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결국 캬! 하는 그 한모금 때문에 탄산이 강하고 해외 맥주보다 비교적 가벼운 우리나라 맥주들을 주로 마시게 되었고(괜시리 소주를 조금 태우고 싶🙈)맥주에 대한 공부는 거기서 끝나버렸지만 그래도 치킨 피자를 먹을 때, 예능이나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여름에 퇴근하고 샤워하고 나왔을 때, 러닝하고 들어왔을 때, 괜시리 속이 답답할 때 등 모든 순간에 제일 먼저 부담없이 손이 가는 술이 맥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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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한국사람 전체에게는 소주 다음으로 소울알콜?이 아닐까? 테슬라, 태진아로 대표되는 소맥 사랑은 해외에서도 유명할 정도니! 그래도 청량감은 맥주만 냉동실에 얼듯말듯 보관했다가 탈칵! 뜯어서 마시는 첫모금 만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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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유혹 (#아빠토끼 출판)을 쓴 #윤한샘 저자는 정동 독립맥주공장 대표를 맡고있는 브루어이다.
책을 들고 방문하면 맥주를 한잔 주는 이벤트를 열었었는데 지방러는 슬펐다(술펐다) 액체 중에서 맥주를 가장 사랑한다는 저자는 <맥주의 유혹>을 통해 맥주의 기원과 역사, 한국으로의 맥주 유입(감사합니다), 맥주의 종류, 제조과정 등 브루어가 아니라면 절대 말 할 수 없는 전문적인 영역부터 신화, 역사, 종교, 정치, 문화까지 맥주가 관련되어있는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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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시작된 수메르 인들의 기록도 담겨져 있으니 말 다했지😁저자의 맥주사랑이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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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이슈로 술을 입에 대지않은지 한달 반 정도가 되었는데 이 책을 받아들고 책 표지에서 반짝이는 잔에 담긴 맥주의 영롱함(정말🤣 제목이 따로 없었어도 표지 이미지만으로도 제목이 유추가능할 지경)이 나에게 한잔의 맥주를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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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편의점까지 걸어가면서 어떤 맥주를 사야할지 너무나 많은 고민이 되었다. 나에게 첫 맥주마시는 이유를 알려준 호가든을 할 것이냐, 여자친구와 즐겁게 마시는 파울라너, 블랑을 마실 것이냐, 매너는 남자를 만든다는 기네스를 할 것이냐 고민을 엄청하다가 기네스로 골랐는데 띠로리. 기네스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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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겨우 고른 하나의 맥주는 1인당 맥주소비량 1위의 나라 체코의 국민맥주, 부드바르의 흑맥주이다.
부드바르, 부드와이스, 버드와이저.. 미국 버드와이저의 원조인 맥주로 잘 알려져있어 맥주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있는 약간의 지식도 글에 포함시키고 싶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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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맥주의 맛을 디자인한 두명의 서명과 지문이 멋들어지게 찍혀있어 자부심이 느껴져서 참 마음에 들었다.
자기일로 맥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느껴진다.
분명 맛있을 수 밖에 없는 맥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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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없이 즐길 수 있는게 흑맥이라 생각하는 나에게
오늘같이 맥주가 주인공인 날에 아주 제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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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역사에 따라 저속한 민족의 술이라 오해받기도 하고, 귀하게 여겨지는 술은 아니지만, 이 사람의 취향에 맞게 맥주도 고르면, 나도 상대방도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며, 적당한 도수와 청량한 목넘김으로 대화의 분위기도 끌어올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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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되기엔 조금 아쉽게 느껴졌던 맥주로 하나의 인문교양서적을 만들어낸 출판사와 저자가 참 대단하다.
문득 궁금하다. 이분들은 무슨 맥주를 좋아할까?
맥주가, 사람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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