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가이 - 벼랑 끝 삶에서 마침내 발견한 것 Meaning of Life 시리즈 3
가미야 미에코 지음, 홍성민 옮김 / 필로소픽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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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이키가이生きがい 사는 보람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맞을까?

처음 이 단어를 마주했을때,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었다. 보람? 초등학교 때 보람찬 학교생활, 친구이름 보람, 각종매체에서 울려퍼졌던 ‘보람찬 하루일을 끝마치고서~’ 공익근무요원들의 퇴근송 정도에서나 보람이라는 단어를 찾았더랬다.

생각해보니 보람이라는 단어는 내 인생에서 내 사고의 영역에서는 제외된 단어였다. 왜 보람이라는 단어를 보았을때 나는 유치하다 생각을 했을까?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삶은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스스로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쉽게 일희일비하지않는 무던한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냥 어떤 보람도 느낄 수 없는 될 대로 되란 식의 인생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키가이 (#필로소픽 출판)을 쓴 일본 최고의 정신과 의사 #가미야미에코 는 삶의 보람이라 번역될 수 있는, 어쩌면 매일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줄 이키가이를 희망차고 밝은 색채로 보여주지 않았다.

젊은 시절 폐렴을 앓으면서 보고 처음 느꼈던 삶과 죽음, 그로인한 무의미함, 무기력함을 담담한 필체로 적어내려가고 있다.
병에서 자기는 살아남고 지인들이 죽어가는 것에 마음에 부채를 느꼈던 작가는 한센병 요양원이었던 애생원에서의 체험으로 삶의 무의미함 무기력함의 위험성을 다시한번 더 크게 느꼈다.

오늘은 어떤일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무슨 일을 어떻게 할까와 같은 희망 한줄기 없이 그저 시간을 때우기만 하는, 눈동자에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그들을 보면서 삶에서 보람이라는 것이 없어지면 그의 세상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하나의 점과 같은 작은 무언가가 되어버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담겨져 있는 원폭피해자와 혼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가미야 미에코가 이키가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우리는 행복을 추구라며 살아간다.
하지만 행복하냐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않다. 그럼에도 행복이라는 것은 어찌 알고 추구하는 것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나의 지금 상황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모든 사람들이 모두 다 행복하다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까?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행복을 바라는 것이다.

진흙을 머금고 살아가는 조개의 안에서 진주가 만들어지듯이, 어둠에서 빛이 밝아지듯이, 삶의 보람과 행복은 역설적으로 고통스러운 삶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 고통스러운 삶이라는 것도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
우리 대부분이 내일 아침이 밝아오는 것이 두려워 잠에 쉽게 들지못하는 경험을 많이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일상에 뭔가 엄청난 큰 일이 있었던 것은 생각보다 많지않다. 그냥 스스로 이유도 모른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불안감과 걱정,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에 나의 세계가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을 만큼 쪼그라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찌했는가? 그 괴로움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지금 여기에 있다. 피할수 없었을 수도 있지만 피하지 않고 마주쳐 극복해 낸 것이다.

무엇이 우리가 그러한 것들을 극복하게 만들었을까?
이것에 대해 스스로 끝없는 성찰을 통해 답을 내린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쩌다 보니 그 길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했을뿐이라며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있다.
당장의 현실이 비참할지라도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어떤 것을 붙잡고 휠쓸려 나가지 않은 것. 버텨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이키가이’이다.
인생이라는 삶에 얼마나 놓여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끝없을 고통에 도 매일을 살아가게 하는 힘.

수많은 사람들이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에게 열광한다. 속시원히 잘못된 것을 올바르게 고쳐낼 수 있는 힘이 있으며, 그 힘을 사용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모습에 통쾌함을 느끼며 평범한 나도 저런 통쾌한 한방을 꿈꾼다.

하지만 슈퍼히어로도 인간이라, 각자의 수많은 아픔과 주저하게 하는 약점이 있다. 대부분의 히어로 스토리에는 이것을 극복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어떤가?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지난한 고통의 순간을 우리도, 슈퍼히어로도 이겨냈다.
이게 히어로가 아니면 무엇이 히어로인가.

‘이키가이’라는 에너지원으로 고통이 가득한 세상을 매일매일 해치우며 앞으로 나아가는 히어로. 그게 바로 우리, 자기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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