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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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은 혜택들을 기본권으로 보장받으며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
누군가가 자기만을 생각하지않고, 병들고 아파하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외면하진않고 한목소리를 내어 하나씩 하나씩 이룩한 것일테다.

이렇게 타인의 삶을, 이 세상 전체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사회를, 켜켜이 쌓여 역사를 바꾼다.
자기 혼자만의 안위, 성공에 모든걸 바치기에도 하루24시간, 평생이 바쁠 것인데 어떻게 다른사람들, 상대적 약자들에게 관심을 줄 수 있었을까? 그들은 우리와 다른 성서에 나오는 성인들 같았을까? 성인이라고 해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나와 저 사람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의젓한사람들 (#양양하다 출판)의 #김지수 작가는 이러한 차이에 ‘의젓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만히, 얌전히, 차분히 앉아 동요되지않는 애늙은이들을 칭찬하는 단어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의젓한 사람이 되자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의 내면의 상태가 아닌 다른사람들을 외면하지않고, 이 사회의 구성인으로서 가지는 책임을 깊게 의식하고 행하는 것.
그것을 이 사회에 필요한 ‘의젓함’이라고, 작가의 글이 아닌, 14명의 인터뷰이들의 말에서 도출하게 하여 그 울림이 더 크게 한다. 한사람의 말보다 여러사람의 간증이 더 신실함을 낳듯이 말이다.

의젓한 마음과, 의젓한 인생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 인터뷰이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는데, 어떠한 요약정리보다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의젓함이라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한다.

의젓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딱딱함과 형식적인 이미지를 깨 부수며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러한 것도 의젓함의 한 모습이라며, 읽고있는 당신도 얼마든지 행할 수 있고, 이미 행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알려준다.

인터뷰이 중에서 가장 유쾌하게 읽었던 것은 아무래도 요즘 1인 아니 2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박정민 배우였다. 뛰어난 연기력과 개성으로 수많은 작춤에 출연제의를 받으며 탄탄한 필모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배우임에도 스스로의 연기를 보고 다른 배우들과 비교하며 매일 포기하고 싶던 순간이 있었더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한번만 더 해보자라는 ‘결심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후회없는 완벽한 결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냥 일단 부딪혀본다라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엿볼수있는 ‘의젓함’들도 같이 담겨있다.

이 책에는 담겨있지 않지만 시각 장애가 있으신 아버지를 보며 눈으로 책을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로 녹음된 오디오북을 출판했다. 원래는 당연하게 지면에 인쇄된 책이 먼저나오고, 오디오북도 나온다는 보장이 없었다. 철저히 일반인 중심인 것이다. 이것도 약간의 생각의 전환으로 수익보다는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 이것을 받아보는 사람들에게 선물같은 책을 주고싶다는, 사회의 소외된 가장자리들을 기꺼이 살펴보는 또다른 ’의젓함‘도 보여주고있다.
이토록 의젓함은 직접 타인을 위한 것일수도, 스스로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온기처럼 타인에게 번져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삶에 너무 많이 아둥바둥하지 않는 의젓함도 재미있었다.
제때 제대로 그만두는 QUIT인데, 어떤 일을 멈추는 것으로, 동시에 그만두는 데서 그치지 않고 경로를 바꾸어 나아가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만 두는 것도 옳은 선택이라는 학습이 필요하다.

모든 의젓함에는 기꺼이 그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제각각의 의젓함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 의젓함이란, 함께 있어주는 것이었다.
나의 의젓함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그로인해 이 사회가 좀 더 의젓해지는, 첫 날개짓이었다.

공동주택이 삶의 전형적인 공간이 되었음에도, 가까워진 물리적 거리만큼 심리적 거리는 더더욱 멀어져있다.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혹시나 싶어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나가려고 할때 옆집 문여는 소리가 들리면 열지않고 소리가 사라지길 기다린다.

조금 더 사람의 가까이, 곁에 더 오래 머물고,
그들의 슬픔을 이전과는 다르게 나의 일처럼 대하길.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끝내 회피하지 않고, 타인의 무게를 기꺼이 감당하는 의로운 우리가, 의로운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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