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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포스의 책 읽기 - 철학의 숲에서 만난 사유들
고명섭 지음 / 교양인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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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에 육박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생을 가장 유의미하게, 그래, ‘재밌게’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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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제법 오래전부터 재미있는 인생을 제1의 가치로 삼아 살아가고있는데 그냥 그 순간을 즐기자 정도였지 깊은 생각은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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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이 재밌는 인생일까?
#고명섭 작가의 #필로소포스의책읽기 (#교양인 출판)를 읽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마음 속에 재미있는 삶의 조건?을 그려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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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취향’을 알고 ‘내 취향’으로 가득채운 삶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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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소크라테스, 플라톤 같은 깨어있는 시민들로부터 유례되어 온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철학은, 학문으로 정립되며 시대적 특징, 유형별 분류 등 학문적 편의를 위해 수천년의 역사가 무수히 많은 카테고리도 나누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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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깊은 사유를 통해 수없이 새로운 것들이 발생하는 학문이라 그 구분이 애매하기도 하고 나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철학자들의 이름이나, 용어부터가 몹시 어려워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아마 이름이 기억하기 쉬운 것도 니체가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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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이 취향은 찾기 위한 ‘처음’은 도움이 필요하다.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으면서도 너무 깊지 않으며, 그럼에도 각각의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어야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최대한 많은 것들이 한번의 노력에 담겨있으면 더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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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는 바, 간접경험의 대명사는 바로 ‘책’이다. 책은 우리의 인생이 한번이라는, 고결함와 유한함이라는 성질을 부여하는 특징을 가장 빠르고, 가장 저렴하게 극복해주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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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살다가 전공해왔던 것과 전혀 다른 무언가를 더 배우기 위해 대학을 다시 갈 수도있지만 2~4년이 넘는 시간과 비싼 학비가 소요된다. 그리고 대학에서도 교재라는 이름의 ‘책’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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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대한 많은 가벼운 간접경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바로 <필로소포스의 책 읽기>이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동서양을 막론한 76권의 철학 책이 철학자와 사상가 들의 사상과 주요 개념, 역사적, 학문적 배경, 영향과 의의까지 세심하게 담겨있다.
그러면서도 혹여나 딱딱한 원문에 마음을 닫을까봐 본 책의 내용은 인용하지 않았다. 꼭 필요한 정보들만 교양수업의 첫 시간처럼 조심스럽게 쉽게, 흥미를 잃지않게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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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여러 철학들을 동시에 다루는 책들을 보면 시대순으로 나열되어 있어 앞에서 부터 차례대로 봐야 할 것만 같아 뒷장을 보고싶어도 보지 못하는데, 시대적 배열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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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매여진 형식을 따르다보면 내 취향을 파악하기도 전에 흥미가 떨어져 앞부분만 새카맣게 보고 포기하게 된다.
마지 학창시절 수학교과서와 문제집이 앞파트 집합만 시커멓고 나머지는 펼쳐보지도 못해 깨끗했던 그런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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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에서는 1장 동일성에도 차이에도 머무르지 마라, 2장 우주는 생각하는 거대한 뇌일까, 3장 영혼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4장 영성과 개벽의 정치를 찾아서 으로 큰 주제로 분류를 해놓아 관심이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니면 그냥 챕터도 신경쓰지않고 왠지 끌리는 것만 같은 철학자와 그의 저서를 골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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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내 구미에 맞게 여기저기 펼쳐보고 덮고를 반복 할 수 있는 책, 그렇게 취향을 발견하면 그 책 읽기를 시도해보는 것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그 전에 다양한 방식으로 이 책을 여러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철학사의 굵직한 개념과 저서들은 일반 교양의 수준에서는 충분할 정도로 차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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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첫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첫 경험의 이미지가 나머지 팽생의 이미지를 대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없이 느꼈다.
그리고 무언가에 재미를 느끼고 내 인생 평생의 동반자로 삼기 위해서는 수많은 반복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도 우리는 안다.
게임만 하더라도 반복해서 실력이 늘면 더 재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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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 공부나 철학 책 읽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에 있어 취향 한꼭지를 철학이 담당할 수 있도록 이끄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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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첫 걸음으로, 첫 만남으로 <필로소포스의 책 읽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오늘처럼 비오는날 집에 콕 틀어박혀 읽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