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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고전 명작 필사 - 오랫동안 사랑받은 인생 명문장
류영숙 지음 / 넥서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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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쓸 때 하나의 단어를 고르는 작가의 심정은 어떨까.
나같은 사람은 선택할 단어가 있다라는 것이 신기할 정도.
단어하나를 다듬고 다듬는 것이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려있던 방망이 깎는 노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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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창시절의 기억이 미화되어버린 시점에서야 겨우 방망이 깎는 노인의 진중한 옆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하는데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은 작가들의 장인정신이 쉽게 느껴질리가 없지 않겠나. 심지어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는 글로만 대부분이 겪으니 더 어려울 것이다(번역가님들이 심혈을 기울여 원문의 맛을 살리려 애쓰시지만 원문을 스스로 보지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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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영어고전명작필사 (#류영숙 지음 #넥서스 출판)을 시작하면서 조바심 내지않고 하나씩 하나씩 따라갔다.
따라 적고 해석과 대조하며 이 뜻을 가진 다른 단어도 있는데 왜 이 단어를 썼을까 그 미묘한 디테일에 관심을 가져보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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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유도 정확하지 않을 것이고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대부분이다)하지만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 중 또 고르고 고른 명문장들이라 문장자체를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고 이것이 <영어 고전 명문 필사>를 기획한 의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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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전 명작들을 사랑하는 수준높은 독자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분들은 원어의 단어를 문장을 낱낱이 뜯어보면서 음미하는 미식가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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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하나를 통으로 필사하며 음미하기전에 연습해보는 용도로, 어떤 작품을 고를지 맛보는 용도로도 훌륭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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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명작이라 불리우고 오랜 세월 살아남아 그앞에 고전이라는 단어까지 붙었다는 것은 그 시대를 잘 반영했고, 그 시대에 호응을 얻었던 통찰이 지금 이 순간에도 통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삶의 시각적인 모습이 급변 했을 지언정 그 속에 있는 보편적인 삶의 모습은 똑같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않을까. 와인과 위스키가 오크통에서 오랜세월을 지나 뾰족한 맛들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저마다의 독특한 향을 자랑하는 좋은 술이 되듯이, 좋은 글과 문장도 오랜시간 읽혀지면서 처음 작가가 의도한 뜻보다 더 넓고 심오한 의미를 독특한 운치가 느껴지게 숙성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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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같은 문장임에도 번역되는 단어가 조금씩 바뀌어 개정판이 나오는 것이 그러한 운치를 반영하려 애쓰는 것이 아닐까한다. 진화라는 단어가 환경에 대한 적응일 뿐 더 좋아졌다라는 뜻이 아니듯이, 신 개정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이전 개정이 의미가 없다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모든 개정판들이 모여야 원문 한 문장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고 따라써보는 동안 계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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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인간, 삶, 관계, 내면의 힘, 성공, 성장, 지혜, 감정, 영감의 원천에 대한 137개의 고찰과 고백들이 누구에게도 속시원히 속마음을 이야기하지못하는 우리들을 성당의 고해성사보다 덜 부담스럽고 편안하게 털어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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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담긴 영어 문장을 하루하루 필사해 나가는 동안 그 의미들이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겁니다. 문장을 손으로 직접 써보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보는데 들인 시간만큼, 사고의 깊이도영어에 대한 이해도 날마다 조금씩 더 성장해 나가실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여러분들의 성장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 서문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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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는 것이 감정순환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나는 잘 울지못하는 성격이다. 나같은 사람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다. 이 책이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눈물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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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눈물을 흘리듯, 마음껏 필사하며 털어놓길.
그리고 순환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