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아시아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평전 ㅣ 아티스트웨이 1
하진희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지 8년만인 1921년 타고르의 수락 연설에서 “젊은 시절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은둔했던 그 시절 제가 누렸던 마음의 평화가 바쁘게 살아가는 서양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하면서 1차 세계대전으로 피멍이 든 유럽권 사람들의 마음을 돌 본 그의 마음은 한 사람의 인생이 닮긴 평전마저 고요하고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여실히 보여주었던 것임을, #표현되었을뿐설명할수없습니다 (#하진희 지음 #책읽는고양이 출판)을 읽는 내내 깨닫고 또 깨달았다.
⠀
어찌하여 그의 문학, 노래, 그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그렇게 잔잔하면서도 큰 울림을 줄 수 있었는지가 남김없이 수록되어 있었다.
⠀
물론 7살때부터 함께 지내며 친절히 그를 돌봐준 형수의 자살, 젊은 아내와 계속되는 자식들의 죽음 등등. 14남매의 막내로(물론 식구가 많아 부모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못했지만)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유복한 집안에 태어났음으로 더 큰 괴리감으로 다가오는 아픔들을 엮어 목걸이를 평생 걸고 살아왔음도 적혀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것마저도 아름답게 보인다.
⠀
아마 타고르가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고독을 즐기며 강물이 알려주는 자연의 마음을 배워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
어린 시절 학교에 나가는 것이 죽기보다싫었던 타고르는 포기않는 부모님 덕(?)에 세 번의 전학과정을 거쳐 학교를 그만둔다.
하지만 대저택에 그가 배울 것은 모두 있었다.
위의 형 누나들은 독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사랑했고, 형제들을 가르치는 선생들도, 방랑하는 이름있는 음유시인 이나 각종 예술가들이 신세를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그는 그렇게 조용히 내면과 자연을 바라보며 큰누나의 예견대로 삶이 평탄하지는 않지만 가문을 빛내줄 위인이 되어갔다.
⠀
그의 증조부가(타고르 집안이 부의 정점을 찍은 순간이다)지은 말그대로 궁궐같은, 타고르가 실제로 살았던 저택을 학교로 만들어 교육을 통해 고국인 인도에 봉사하려 애썼고, 지금은 이 책의 저자 하진희 작가가 미술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도 산티니게탄 국립 비스바바라티대학 및 박물관으로 여전히 이용되면서, 산티니게탄에서는 매주 수요일 매일의 일상 속에서 타고르를 노래부르며 기린다.
⠀
그의 아름다운 글쓰기만큼 세상을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려한 그의 일대기를 보고 있으면 노벨 평화상도 받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타고르는 그런걸 바라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노벨 문학상 상금마저 학교를 여는데 다 썼다며 감사인사를 전할 정도였으니👍🏻)
⠀
그가 세운 학교는 타고르의 아픈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성적 순으로 줄세우지 않았다.
오직 교사들과 타고르가 주목하는 점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관찰력이었다고, 타고르의 학교의 졸업생이자 아시아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의 증언이다.
⠀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며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기꺼이 바칠 수 있는지 솔직히 나는 아직 이해가 되지않는다. 종교적 믿음일까?
무언가를 살면서 그토록 갈망할 수 있는 이유와 갈망의 목마름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도 궁금하다.
⠀
이 책은 나에게 자꾸만 물음표를 던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물음표가 일으키는 내 마음의 파문이 균일한 각격 균일한 강도로 리듬감있게 퍼져 기분 나쁘지않다.
⠀
타고르는 자신의 모든걸 바쳐 지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웃음을 들으며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쥐어준 <기탄잘리>를 쓸 수 있었다.
⠀
진심은 무언가와 통하고 무언가와 닿는 것임을 100년도 더 지난 옛사람인 타고르를 보며 깨닫는다.
⠀
아시아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라는 모습의 타고르에 집중되어 있는 책이지만, 작가뿐만 아니라(노벨상 작가라는 위상만큼)고국 인도를 바꾸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기꺼이 실천한 인물이다. 수천년 인도의 지혜를 산티니게탄의 아름다운 풍경처럼 시리도록 아름답게 문학 작품에 담아내 세상에 선보이고, 세계의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 학교를 만들었다.
⠀
정말 노벨상 두개치를 상회하고도 남는 노력으로 가득한 삶.
성인은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가보다.
인간으로서의 아픔, 기쁨.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의 고독의 찬양,타고르로서 창작과 고국에 대한 헌신은 타고르의 대표작이 <기탄잘리>가 아니라 ‘산티니케탄’이 되게 하였다.
⠀
요즘같이 흉흉한 세상에 특별하지 않지만 찬란한 햇살밭은 위안을 원한다면 <표현되었을 뿐 설명할 수 없습니다>를 적극 추천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