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윤은주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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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나라가 아픈 상처를 봉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성장통처럼(성장통이라 치부하기엔 그 흉터가 너무나 큰)근현대에 벌어진,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일이 2024년 말에 다시 한번 벌어졌을 때 모든 사람들이 현실로 받아들이기 쉽지않았다. 퇴근길 막히는 도로에 굴러다니는 탱크가 현실임을 말해주었고,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일터인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실시간 뉴스를 통해 영화 처럼 보았다.

가장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 잊은 줄 알았던 악몽을 떠올리며, 그 와중에 농담아니라며 무조건 몸사리라고 자신의 경험을 처절한 심정으로 자식에게 전해주는, 그 때 그 날을 겪었던 기성세대들의 마음은 얼마나 참담했을까.

국가전복시도가 있어 발동했다는 계엄령.
각종 증거들이 있어 발동했다는데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었고 물론 야당이 여당보다 압도적으로 커 대통령의 정치행보를 저지했다는 것은 이해하나 증거하나 꺼내지 못하는 혼자만의 아우성으로 법에 적혀는 있으나 그 날 이후로 없다 생각하고 살아가는 그것을 탁상머리에서 덜컥 결정해버리다니(세밀하게 정해진 메뉴얼따위도 없었다. 그냥 일단 시작하는게 중요했다)민주주의 국가를 수호한다는 대통령이 하는 행동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차라리 누군가 처럼 배후가 있었기를 믿고싶다.

누구나 다 나와 같은 상황이면 이런(악한)선택을 했을 것이다 라며 자기를 합리화하는 나치전범 아이히만을 보며 #한나아렌트 가 떠올린 ’악의 평범성‘이 저절로 떠올랐다.

자신의 행동이 아이히만과, 나치의 그것과 진배없음을 정녕 모르는 것일까?

예전같이 언론을 통제하기도, 한지역을 세상에서 고립시켜버리는 것이 불가능한 매 초 수천 수만의 정보와 의견이 공유되는 첨단 과학의 시대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다니.

#세창출판사 ​에서 출판한 #한나아렌트가필요없는사회 (#윤은주 지음)은 악의 평범성 뿐만 아니라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고전 철학과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에 입각해 풀어가고자 한다.

고대 폴리스시절에 모두가 올바른 세상에 대해 바른 토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생각하고 토론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은 노예들이 대신하여 경제활동에 시민들은 참여하지 않았고 눈 뜬 모든 순간을 올바른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정말 그 결과들이 옳은 것들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민이라면 모두가 아고라에 모여 토론을 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일반인들도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제1의 가치를 부의 실현으로 삼으면서)올바른 세상은 우선순위가 한없이 밀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올바른 것에 무관심해지고, 올바른 것에 대한 기준이 먹고 사는 것, 부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가치실현이라는 가치는 정치인들이 눈치껏 주무르면 되는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영화 내부자들 에서 백윤식배우의 “민중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먹을 것을 던져주면 금방 잊어버립니다”의 대사가 괜히 나온게 아닐 것이다.

그럼 어찌해야할까? 전쟁과 경제위기로 점점 더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데 일은 하지않을 수는 없지않나?

각종 이론과 역사적 사건들이 책에 적혀있지만 결국 하고자 하는말은 그날의 그 순간을 잊지말자라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을 때 모두가 들고 일어나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라는 가치앞에 한목소리를 내어 온 세계가 주목할 만한 진정한 가치실현을 보여준 그날의 그마음을 잊지않는다면 또 다시 이런 선택을 할 일도 없겠거니와 (이제 정치인들의 단어에서 계엄 = 탄핵 이 되었을 것이다) 함부로 국민들이 무지몽매하다고 생각하며 간을 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악의 평범성에서도 수많은 한나 아렌트의 저서 속 개념들에서도 결국 필요한 건 골똘히 생각해보는 것과, 적극적인 참여, 여러사람과의 대화, 결속이었다.

의식을 가지고 사회라는 공론장에서 생각들을 의견들을 주고받으며 관심을 유지하고 증폭시키는 것.

그것이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자, 우리 사회를 활기차고 생기있게, 그로인해 좀 더 살기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필요없는 사회라 했지만 그녀의 사상들이 상기할 필요로 없이 너무나 당연하게 스며들어 있는 사회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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