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눈이 뻑뻑해지고 뒷목이 뻐근해져서 책을 덮어야겠다(덮어야만한다)라는 순간이 온다.그러면 거의 대부분 그 욕구를 받아들이고 책을 덮는다.그러나 #열린책들 에서 출판한. #장바티스트앙드레아 의 #그녀를지키다 는 그러한 몸의 신호를 거부하게 만드는 책이었다.⠀수도원에서 긴 세월을 살다 죽음의 문턱에 선 천재 석공 미모.눈을 감으며 그의 일생을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돈을 벌기위해 프랑스로 넘어온 이탈리아 부부사이에서 태어난 미모는 석공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받아 어릴 때 부터 석공일을 배웠고, 아버지가 전쟁에 징병되어 시신도 돌아오지 못하고 사망하자 미모의 엄마는 이탈리아에서 석공일을 하고 있는 배다른 형제에게 미모를 맡기며 미모 혼자 이탈리아로 돌아간다.하지만 이탈리아도 파시즘의 영향으로 예전처럼 마냥 아름답고 살기좋은 곳은 아니게 되었고먹고 살기위해 삼촌뻘인 남자와 오르시니 가문이 있는 피에트라달바로 이주한다.그곳에는 천재적 재능을 가진 비올라가 살고있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르시니 라는 이름의 철창에 갖혀 살아간다.하지만 비올라는 굽히지 않고 자기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그녀는 자신을 자유로 데려다줄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미모의 회상과 수도원장 파드레 빈첸초의 현 시점. 이렇게 두개의 시간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전혀 글을 어지럽히지않고 글에 몰두 하게 만든다.결국 시간의 간극이 줄어들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순간부터 진정한 이야기의 시작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책의 두 인물 미모와 비올라는 각자 재능이 충만하지만 각각 왜소증으로, 사회적 관습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그녀를 지키다>를 읽으면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절로 생각난다.⠀영웅은 아파야만, 그 아픔을 견뎌내야만 탄생하는것이 안타깝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이야기의 영웅은 비올라이다.스토리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은 미모이지만 미모보다 더 눈이가고 마음이 간다.⠀아마 결코 포기하지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의 서사가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일 테다.⠀특히나 자신의 ’정상성‘에 대한 비올라의 생각들이 긴 여운을 주었다. 옛날은 더했고 지금도 여성은 비정상적인 일들을 지극히 정상적인 것처럼 강요받는다.⠀주위의 친구들이 아마 엄마로 이른바 ’경단녀‘가 되어 타의반 자의반으로 집에 갖혀있고, 일하랴 살림하랴 어느덧 나이들어버린 그 고왔던 나의 엄마가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다.⠀지난달에 있었던 여성의 날에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여성에 대해서만 적어놓은 글은 아니지만분명히 여성을 위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소설의 전체적인 이야기는”나는 교회를 믿어, 그 말이 그 말이긴 하지만.정권이나 독재자와는 반대로 교회는 사리지지 않아.“라는 추기경의 말이 <그녀를 지키다>의 주제를, 작가의 의도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정말 오랜만에 술술 읽히고책을 내려놓기 싫은 책이었다.밥을 먹을때 말고는 손에서 떼지않고 한번에 주욱 읽었다.석공의 이야기이지만작가가 실력있는 이야기의 조각가였다. ⠀이것이 페이지터너 이구나감탄하며 읽었다.⠀아마 곧 책 좀 읽었다 하시는 분들은모두 읽어본 책이 되지않을까.⠀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그녀를 지키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은밀했던 11년. 살을 저미듯 아렸고 뒤뚱거렸던 우리의 우 정, 야행성의 우정이 마침내 햇볕에 의해 복권되고 그 위로 처 음으로 햇살이 환히 부서졌다.⠀🏷️ 비올라 오르시니가 없으면 미모 비탈리아니도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필요없이. 비올라 오르시니는 존재한다.⠀🏷️ 나는 우뚝 선 여자다. 나는 당신들만큼이나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