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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샐리 페이지 지음, 노진선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마이크 xxx 레이 xxx 티베리우스 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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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페이지 의 #이야기를지키는여자 (#다산북스 출판)를 읽는 내내 마음을 어지럽힌 세 사람이다.
스스로를 이야기가 없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재니스의 평생에서 재니스를 괴롭히는 세 명이지만 그 중 제일 나쁜 놈은 남편 마이크이다.
자기 아내에게 ‘한낱 청소도우미일 뿐’이라는 말을 내뱉어(자기는 결혼생활동안 수십번 직장을 바꾸면서 아내가 힘들게 번 돈을 흥청망청 쓰기만 한 주제에)재니스 스스로를 이야기가 없어 수집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한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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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기 전 자신만의 이야기가 없을리가 없다며 이상하게 여겼을때부터 아기자기한 표지디자인으로 독자들을 안심시키는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를 경계했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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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이렇게 까지 불편하고 아프게 만드는 소설을 이 책을 포함해서 두 권이다.
다른 사람들은 재니스와 B부인의 대화에서 등장하는 책을 생각하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나 <안녕하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떠올렸겠지만(나도 마찬가지)제일 먼저 떠올린 책은 <나의 작은 무법자>였다. (앞에서 말한 두 권 중 한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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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책을 덮은 순간을 비교하자면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는 덮는 순간, 마음에 복잡함이 사악 가시고 온기가 차올랐다.
두 책의 주인공 재니스와 더치스는 비슷한 아픔을 지니고 있지만 그 주인공의 운명을 가른 것은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였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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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처음부터 기꺼이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자기의 (남에게 들려줄)이야기는 없다던 재니스는 스스로가 청소도우미와 고용인들 사이에 엄격하게 보이지 않는 선을 그었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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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B부인을 만나 없다고 스스로 속여왔던 이야기를 컬어놓기 시작하면서 그어놓았던 선을 지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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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도움을 주기도하면서 자기도 ‘이야기 수집가’ 아닌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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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진작에 알고있다.
이 책 전체가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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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니스 그녀의 이야기에는 눈물나는 배려, 이타심이 가득하다. 그 이타심으로 인해 자기자신은 억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는 비범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더니 멀리도 돌고돌아 드디어 재니스는 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제 곧 50의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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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깨닫고 자신을 용서하고나아갈 ‘용기’를 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문장의 객체를 ‘자신’에서 ‘누군가’로 바꾸면 조금 수월할 것이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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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려운 일을 재니스는 해냈다.
스스로도, 주변인도,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은 우리 들도 모두 마음이 따뜻해질 정도로 멋진 완성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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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아흔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 제법 등장하는데 독자들로 하여금 막연히 재니스가 앞으로 40년은 행복하겠네 라고 생각하게 함과 동시에50이라는 숫자는 중요하지않다고(너무 늦었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늦었다라는 것은 없으니 지금 당장 ‘용기’를 내야겠다고 다짐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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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자녀로, 형제(자매)로, 부모로 스스로를 양보하며 그렇게 나를 잃어버린, 외면해온 나를 직면하는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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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한해에만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울고 웃고 용기를 얻었단다.
영국에서 ‘국민소설’이라 불릴만 하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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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야만 우리 삶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보통의 평범한 사람에게도 비범한 힘과 선의가 있으며 그로 인해 늘 희망이 있다고 믿게 되기 때문이다.(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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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갖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순간을 찾는 것일지 모른다.(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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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인생에서 중요한 일은 이야기를 갖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훗날 되돌아보며 자랑스럽게 여길 일을 한 가지 해내는 것일지 모른다.(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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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마음이 상처받을 수 있다면 그 상처가 아물 수도 있지 않을까? 예전과 같을 수 없겠지만 더는 산산히 부서진 잔해는 아니지 않을까?(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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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은 살면서 좋았던 일을 공유할 뿐 아니라 화자의 나쁜 기억을 내보내는 기능, 바람에 먼지가 흩날리듯 나쁜 기억을 흩어지게 하는 기능도 있는걸까?(p.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