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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정우열의 감정수업
정우열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인 정우열 작가는
분노와 화, 우울, 불안, 수치심, 시기와 질투 그리고 혐오, 외로움과 소외감, 기쁨과 즐거움, 친밀감, 열정과 흥분, 자부심, 연민 이라는 11가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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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면 긍정적, 부정적 감정으로 나누어져있지만
실제로는 마냥 좋은 것도 마냥 나쁜 것도 없다고 면밀히 자기안을 관찰해봐야한다며 영화 인사이드아웃을 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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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인사이드아웃2 에서 주인공 라일라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불안이 몸을 지배하게 되는데
불안을 없애서 극복하는 것이 아닌, 불안과 슬픔과 같은 필요없다고 믿어지는 감정들까지 모두가 복합적으로(하나로 합쳐져)라일리의 문제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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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정들은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꼭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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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감정을 너무 넘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소유하고 면밀히 사유하여 나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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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지은이와 나의 생각이 일치하는 경험을 다들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경험이 더 나아가 내가 잘 살고 있었구나 라고 위안을 받은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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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산북스가 출판한
정신과의사정우열의감정수업 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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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어감을 가진 감정들이 쓸모있는 것들이라고 그러한 감정들에서도 조용히 잘 관찰하다보면 배울점들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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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한 괴로움은
같은 원인에서 기인된 같은 것이라도 사람마다 그 무거움이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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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고
한번씩 친구들과 만나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낄낄거리는 시간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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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있는 시간에는 누구나 그러하듯 이렇게 놈팽이같이 살아도 괜찮은건가 라는 걱정과 불안이 밀려왔고 그것은 술을 마실때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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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피하지 않았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인정해버리면 정말로 내가 놈팽이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피하지않고 왜 이런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까지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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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뿐만이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불안 걱정 혐오 비교 좌절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삶의 매순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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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나고 보면 속편한 고민이었을지도 모를
그 시기에 얻는 불편한 것 들과 마주하는 것을 피하지 않았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주변인들에게 조언이랄 껏 까지는 없는 그냥 힘든 것을 토로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타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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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내가 삶에서 자부심을 가지는 유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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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우열의 감정수업 에서는 칭찬만 받는 것은 아니었다. 고쳐야 할 것 들도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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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는 무언가를 말할때 ‘답정너’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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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고 그르다고 믿는 것에서부터 생각이 시작되어서 입밖으로 나올 말을 고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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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꼰대들이 말하는
요새 것들(?)은 약해빠졌다고 우리 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닥치고 했다고. 이것도 답정너의 좋은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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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을 제시할때도 문제점을 지적할때도
우리는 맞다 틀렸다라는 관점을 이미 가지고 이야기한다. 우리도 위의 저런 소리를 들으면 반박할 가치도 느끼지못하고 입을 다물고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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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나도 답정너였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는 물론, 다른 누군가의 힘듦을 예로들며 너 정도면 괜찮은거다같은 식의 말을 뱉어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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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가지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적어놓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도 저 생각이 내머릿속을 강하게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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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심지어 나의 아픔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정말 힘든 것이라고, 그러면서도 정말 필요하고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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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일은
그 사람의 아픔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면 안될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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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가는 어떻게 말을 하는가 다시한번 살펴보았더니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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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 이게 더 좋다 라는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기보다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라고 말한다.
듣는 사람이 생각해보고 선택할 수 있게(받아들일 수 있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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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책을 읽는내내 피로하지 않았고
불편하지 않게 편안하게 끝까지 읽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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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라는 말이 빼곡하게 적혀있으면 거부감이 들지않는가?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멀리하는 이유가 ‘넌 이렇게 하지않아서 나쁜거야, 망한거야’라고 혼나는 기분이 들어서라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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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 바쁘다고, 생각하고, 해야할 것이 많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나의 감정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것을 사치라 여기고 사는 요즘 우리에게 책의 내용만으로도 훌륭한 책인데 왠지모를 거부감 마저 훌륭한 글투로 없애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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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두어시간정도 투자하여 책을 펼친 누구라도 완독하고 얻어 갈 수 있게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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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에게 함부로 답정너 식으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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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정우열의 감정수업>덕분에 친구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것 그 이상의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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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진 친구들 처럼 누군가에게 속깊은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분들은, 정우열의 감정 수업을 필히 보면 좋겠다. 아니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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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