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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숀 휴잇 지음, 루크 에드워드 홀 그림, 김하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평점 :
을유문화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서평단에 신청을 할 때는 설마 되겠어? 싶었고
서평단에 당첨되었다는 안내와 책을 받아들었을때는
큰 문제가 되겠어? 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를 다 읽고 책을 덮었
을때는 이전의 내가 문제였다라는 것을 깨달았고 반성했다. 이 책의 목적이 바로 이런 회개일까? 싶었다.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에 유명한 연예인이 이른바
커밍아웃을 하면서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처럼 낙인찍히고 말과 시선으로 불태워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왕성하게 활동을 해 나가고있고
그 덕에 퀴어라는 사랑의 형태는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고 받아들여지고 소위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가치하에 양지화 되었다.
일종의 잔다르크 같은, 가장 험한 곳에 가장 먼저 몸을
던진 열사같은 사람이었지않나 싶다.
물론 자기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용기였을 수도 있지만 그 사랑법으로 인해 같은 처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고 구원받고 사랑받게 되었으니 퀴어애를 하고있던 하고있지 않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나도 동성애, 퀴어라는 말을 처음 듣고 인지한 것은 이 연예인의 커밍아웃이었다. 그래서 낯선 개념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던 아름답고 선망의 대상이던 사랑의 모습과 달라서 많이 당황하고 거북함이 들었던 것이 온전한 사실이다.
이런 무지로 인해서 동성애라는 것이 없다가 최근에 생겨난, 일종의 돌연변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열심히 다니지도 않았던 종교에서 이성을 사랑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순리라고 말하고 있었고(지금 돌이켜 보면 성경이 쓰여진 그 시간대에도 동성간의 사랑이 있었으니 이런 교리들이 쓰여져 있던게 아닐까? 왜 이런 생각은 하지못했을까) 그렇게 알지못했던 새로운 것이 기존에 내가 알던 세상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막연한 기시감만으로 동성애를 거부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을 저자인 손 휴잇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알고있는(한번이라도 얼핏 들어봤음직한) 오비디우스, 호메로스, 플루타르코스, 소크라테스 등의 기원전에 이미 현세에서도 진리가 믿어지고 전공으로까지 배우려고 하는 3000년전의 지식인들의 말과 글에서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담겨져있는 퀴어글들을 추려서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
300페이지가 채 되지 못하는 책에 강렬한 색체와 터치감으로 그려놓은 그림들과 함께 수많은 고대의 이야기들을 보다보면 이 책이 동성애에 대한 책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만다. 그냥 고대 로마와 그리스 시대에서 낭만적이고 절절한 로맨스가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다가 인용된 글을 보여주기전에 그 글들에 대한 짧은 해설이 닮긴 소개를 읽을 때만 아 지금 이 사랑이야기의 두 주인공이 동성이구나를 인식하곤 한다
물론 금방 이러한 것은 잊고 사랑이야기를 읽고있지만.
40여개가 넘는 수천년 전의 동성간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동성간의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그 글에서 동성의 주인공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되어있어서 별다른 설명따위 당연히 없기 때문이다
그 시대가 문란해서 그랬을까?
물론 고대 로마에 대한 문란함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남아있긴 하지만, 이것도 엘리트라고 불리는 지식인들이 평가하고 남겨놓은 역사서 때문에 가지는 일종의 선입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로 문란했다더라도 굳이 동성간의 사랑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굳이 없지 않을까?
매력적이고 마음통하는 매력적인 이성들은 어디에나 있었을테니 말이다.
작가는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를 통해서 종교적인 이유와 같은 다양한 이유들을 통해 꾸준하게 역사에서 퀴어가 삭제되어 왔다라는 것을 지적하고있다. 그 삭제의 역사가 수천년을 이어져오고 있다고, 그러니 그 이전부터 보통의 사랑의 방식으로 동성애는 존재하고 있었다고,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라고, 이상하다면 그것을 이상하게 느끼는 현재 우리들이며 이상하게 느끼게 만든 사회의 잘못이라 말하는 듯 하다. 실제로 동성간의 사랑을 하고있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불결함의 극치라고 여겨지는 에이즈도 결국에는 그들의 선택에 대해 그들이 짊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실제로 겪지않고 겪어본 것 처럼 겪어보지 못한 일들에 대해 섣부르게 판단하고 인식하게 하는 것.
이게 사회화라는 이름의 교육에 문제점이 아닐까싶다
특히나 보수적인 동양의 문화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퀴어를 상징하는 문양이 무지개지않나.
무지개는 두개의 색뿐이 아니고 단순하게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가지 색이나 들어가있어 다양성을 뜻한단다(물론 과학적으로는 그 색들 사이사이에 수많은 색들이 그라데이션 되어있다. 더 다채롭지않은가)
하지만 나는 다채로움에 주목한다기 보다는 그 다양한 모든색이 결국 빛이라는 하나의 모습이라는 것에 주목하고싶더. 눈에 보이지않는 빛이 프리즘을 통과해 각 파장의 에너지에 부합하는 색으로 보이지만. 결국 모두 빛이지 않나.
어떤 형태든. 결국 원류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