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은 205마크입니다 사계절 1318 문고 148
조은오 지음 / 사계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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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205마크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가장 먼저 생겼다. 마크는 화폐 단위라고 생각하면 되고,

지구와 목성이라는 두 공간이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룬다.

하루하루 더워지는 지구 온난화를 체감하면서 기후 위기와 전쟁 속에 삶을 꾸려가기 힘든 지구인들에게 목성이라는 삶의 터전이 새로운 선택지처럼 나타난다.

하지만 목성으로 가면 지구인들은 목성 정부 아래에서 목성인들과 나뉘어 일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은 목성인과 지구인으로 나누어져 있는 사회 속에서 나타나는 차별과 잘못된 사회체제가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안나'는 그 변화를 직접적으로 만들어가는 인물이다.

희망을 잃었던 사람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며 벅차고 감동적인 마음이 들었다.

특히 편집자의 편지에서 '지구인'의 자리에 '사람'이라는 말을 넣으면 어떨까요? 청소년은, 아니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어떤가요? 라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들이 청소년이라는 점도 학생들과 함께 읽기에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제로 바빠서 자세한 후기는 방학 때 쓰는 걸로.. 사뿐사뿐으로 받은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어서 또 읽고 글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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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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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어린이 날이 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으로 유명한 김소영 작가의 에세이를 보내주셨다.

책을 다 읽고 작가님이 보여준 어른은 단단하고 다정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와 가까이하며 어린이를 통해 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 어린이를 대하는 모습이 담긴 에세이들에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과 함께 하는 업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 본질은 어린이를 대할 때나 청소년을 대할 때나 다르지 않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조금 발췌해보자면..

p. 35

언젠가 어린이 인생에서 나는 퇴장한 배우가 될 것이다. 언제 등장해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기억하기 어려운 작은 역할을 받은 건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독서교실 선생님' 역할을 할 생각이다. 그 야심으로 오늘도 수업을 준비한다, 나는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25년이 지나면 나는 같은 학생들 몇몇을 다시 가르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졸업을 하고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면 나는 퇴장한 배우가 되겠지만, 그래도 나를 떠올린다면 함께 한 수업이 하나 정도는 기억에 남는 국어교사의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나도 이 서평을 마치면 수업 준비를 하러 가야 해서 공감이 된다.

p. 123

세상의 어떤 부분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을 때, 변화를 위해 싸울수록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미래에서 누군가가 와서 지금 잘하고 있는 거라고, 미래에는 나아진다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 미래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어린이다.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어린이가 '나답게' 살 수 있게 격려하고 보호해야 한다.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의견을 가질 수 있게 가르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시민으로서 존중하면서 어린이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어린이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미래가 바로 그러하듯이.

어린이는 언젠가 어른이 되고, 우리는 어린이었던 적이 있는데 가끔 그걸 잊어버리는 듯하다.

어린이가 만나는 '어떤 어른'을 통해 그 어린이는 또 다른 어른이 될텐데,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하는 물음표를 남기는 부분이어서 발췌해 보았다.

김소영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읽으며 푸스스 많이 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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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아 - 제8, 9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42
채은랑 외 지음 / 사계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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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 사라지지 않아

‘사라져야만 하는 아이가 사라지지 않을 미래를 직접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라는 작가의 말이 자꾸 마음을 맴도는 소설이었다.

휴면 계정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메일이나 메시지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작가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만들었다고 믿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의 플레이어는 현지다. 플레이어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나’는 나에게 붙여진 닉네임이 현지이기에 플레이어의 이름을 현지라고 부른다. 현지는 ‘나’가 있는 우주를 탐험하는 이 게임에 더 이상 접속하지 않는다. 휴면 계정이 길어지자 ‘나’와 내가 있는 행성은 영구 삭제를 앞두고 있다. 그러던 찰나에 나의 행성에 닉네임이 ‘이상아’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상아의 플레이이어는 자신의 친구인 ‘예지’의 캐릭터를 찾는다.

상아와 예지는 청소년 우주 탐사단 30기에서 만났으나 예지는 우주에서 행방불명되었다. 예지의 흔적을 쫓던 상아는 예지가 ‘나’가 있는 게임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고 예지의 캐릭터를 찾기 위해 게임에 접속했고, ‘나’와 만났다.

‘나’는 고장난 상아의 우주선 정비를 한다. 하지만 근처 행성에 있던 사라 언니가 떠나고 혼자 남겨진 ‘나’는 상아와 있어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이 좋아서 일부러 우주선 정비를 천천히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를 알게 된다. 이건 작품을 읽으면서 확인해 보길.

<사라지지 않아>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p.23 “무섭지 않아?” / “가야할 곳이 있거든.”

p.26 “여기에 예지의 캐릭터가 남아 있다면, 예지는 어딘가 살아 있다는 거잖아.”

p.35 “알잖아. 우리는 가야할 곳이 있어.”

가야할 곳과 관련해서는 학생들에게 이루고 싶은 목표나 하고 싶은 것을 혹은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물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예지와 상아의 이야기에서 우정을, 자신의 아바타 그리기와 같은 활동도 떠올랐다.

채은랑 작가의 <하얀 파도>를 읽으면서 이 분은 ‘사라짐’에 대한 사유가 깊으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주제 넘는 발언이었나.. 그렇지만 <하얀 파도> 역시 아이돌이 사라지고, 16일이 사라지고, 크고 작은 빈칸과 공백이 생기는 것에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 ‘유재아’의 시점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사라지지 않아>와 <하얀 파도>를 두 번 읽었는데 확실히 다시 읽으니 복선이 눈에 보였다.

특히 ‘우유갑’이라는 소재가 눈에 다시 들어왔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진다면 책을 꼭 읽어 보시길~)

<사라지지 않아>와 <하얀 파도>를 읽으며 ‘코코’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두 작품의 공통적인 키워드를 뽑아 본다면 ‘기억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길 바라며 <하얀 파도>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인용해보면

p.56 “네가 나를 기억하면 되겠다.”

p.66 “다들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 “그럼. 나도 언니를 기억하잖아.”

학생들에게 이 소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겠다.

꼭 기억하고 싶은 순간, 기억을 지우고 싶은 순간을 물어보고 기억을 지우고 싶은 순간이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생각해 봤고

세상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명목하에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도 물어볼 수 있겠다.

<사라지지 않아>와 <하얀 파도> 모두 이야기의 다음을 상상하게 한다. 학생들에게 소설의 다음을 상상하게 해볼 수도 있겠다. 나머지 작품들은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고, 이만 글을 줄인다.

이 책을 조금 빨리 접했더라면 동아리 시간에 읽었을 텐데 조금 아쉽다. 그렇지만 내년이 있ᅌᅳ니까~ 한낙원 과학소설상 작품이어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가상 현실인 소나 시스템을 통해 학창시절을 보내는 학생들의 이야기인 <복도에서 기다릴 테니까>ᅌᅪ 비대면 등교 속에서 학생들의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도입된 <나의 메신저 버씨>도 학생들과 이야기 나눌 부분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줄거리를 짤막하게 정리해서 학생들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읽게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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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무선)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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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사계절 교사 북 클럽에 신청한게 되어서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학교로 받은 첫 번째 택배가 책이라는 점이 좋았다.

편집자님의 편지를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읽으니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이야기는 로버트가 행주치마로 불리는 소의 출산을 돕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로버트는 행주치마를 돕다가 물려서 크게 다치게 된다. 하지만 행주치마가 로버트 덕분에 무사히 송아지를 낳게 되자 소의 주인에게 답례로 아기 돼지인 '핑키'를 받아 키우게 된다.

족제비와 개의 싸움, 핑키의 삶, 로버트 아버지의 죽음 등

이 작품은 모든 과정을 적나라할 정도로 현실적이고 어쩌면 잔인하게 묘사한다.

실제로 이 작품을 중학생에게 읽힐 수 있는 걸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처음 독서를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권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어느정도 독서에 익숙한 친구들에게 참고 자료를 조금 제시하면서 (동물의 삶과 인간의 폭력성 등) 읽히면 괜찮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갈무리했다.

어쩌면 편집자님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가 불편한 지점은 비겁한 나의 모습을 고스란히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다시 읽으니 잔인하다고만 생각했던 지점들이 결국 나의 삶과도 맞닿아 있었다.

로버트는 핑키와의 이별을 겪고 아버지와도 이별을 겪는다. 그리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는, 자신의 삶의 무게를 견디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시련 뒤에 성숙해지는 로버트의 모습이 담담히 서술되어 있어서 아련한 마음과 동시에 로버트를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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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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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 경애하는 마음으로



※ 본 도서는 가제본이므로 정식 출간시 작품 내용이나 문장 표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음 서평 모집 글을 읽었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를 좋아해서, 너의 스키니함을 사랑한다는 그 문장이 들어가 있는 구절이 한동안 SNS의 배경사진이기도 했었다. 

경애의 마음은 어떤 내용일까,  내가 출간 전에 이 책을 읽을 수 하는 기대와 걱정이 되는 마음으로 서평 신청을 했고 운이 좋게도 5월의 어느 일요일 그 책을 다 읽었다.










300부 중에 115번째 책이었다.



책은 처음 상수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은총, 경애, 산주, 조선생 등의 인물들이 이야기로 퍼져 나간다. 경애라는 이름이 인물의 이름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책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경애의 마음이라는 제목이 이 소설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너무 좋은 부분이 많아서 밑줄을 긋지는 못하고 핸드폰으로 여러 번 찍었다. 그걸 중심으로 서평을 적어보려고 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경애와 상수가 공통적으로 화재 사고로 죽은 은총(E)을 알고 있다는 것이 소설의 큰 축을 이루지만, 파업과 미싱 공장, 상수의 이야기, 경애의 이야기도 계속해서 소설에 드러나난다. '언니는 죄가 없다'라는 페이지를 운영하는 '언니'이지만 남자인 상수, 그 곳에 산주와의 사연을 보내는 경애. 이 둘은 이렇게도 얽혀 있다.  











사랑이 시작하는 과정과 사라지는 과정. 그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는 상수.












어쩌면 은총, 상수, 경애가 특별한 관계일 수 있었던 건 그들이 공유한 감도가 비슷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니까, 잃고 싶지 않아서 곁에 머무는 것. 이 부분이 사무치게 아팠다.









만약 이 이야기의 속편이 있다면 E에 대한 이야기면 좋을 것 같다. 경애와 상수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었던 E. 
불행을 함부로 말하지 않는, 너는 소중한 걸 잃는다는 게 뭔지 모르는구나 하고 탄식하던 은총.










우연히 좋아한 것처럼 그렇게 다른 이를 좋아하게 됐다고 고하는 산주. 어떤 마음들은 그 속도가 달라서 혼자 남아 있게 된다.












미안해 나는 아무래도 늦을 것 같아. 이 부분에서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마음을 폐기하지 말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서 언급했던 은총의 말.




책을 다 읽고서 경애하는 마음이 생겼다. 경애와 상수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 지가 끝가지 무척 궁금했다. 책을 덮으며 그런 의문은 70% 정도 해소되었지만, 나머지 30%는 내 상상에 맡기기로 했다. 여전히, 나는 김금희 작가의 글이 너무 좋다. 정식 출간됐을 때에 책을 사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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