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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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어린이 날이 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으로 유명한 김소영 작가의 에세이를 보내주셨다.

책을 다 읽고 작가님이 보여준 어른은 단단하고 다정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와 가까이하며 어린이를 통해 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 어린이를 대하는 모습이 담긴 에세이들에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과 함께 하는 업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 본질은 어린이를 대할 때나 청소년을 대할 때나 다르지 않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조금 발췌해보자면..

p. 35

언젠가 어린이 인생에서 나는 퇴장한 배우가 될 것이다. 언제 등장해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기억하기 어려운 작은 역할을 받은 건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독서교실 선생님' 역할을 할 생각이다. 그 야심으로 오늘도 수업을 준비한다, 나는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쉰다.

25년이 지나면 나는 같은 학생들 몇몇을 다시 가르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졸업을 하고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면 나는 퇴장한 배우가 되겠지만, 그래도 나를 떠올린다면 함께 한 수업이 하나 정도는 기억에 남는 국어교사의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나도 이 서평을 마치면 수업 준비를 하러 가야 해서 공감이 된다.

p. 123

세상의 어떤 부분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을 때, 변화를 위해 싸울수록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미래에서 누군가가 와서 지금 잘하고 있는 거라고, 미래에는 나아진다고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 미래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어린이다.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어린이가 '나답게' 살 수 있게 격려하고 보호해야 한다.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지 의견을 가질 수 있게 가르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시민으로서 존중하면서 어린이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 어린이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미래가 바로 그러하듯이.

어린이는 언젠가 어른이 되고, 우리는 어린이었던 적이 있는데 가끔 그걸 잊어버리는 듯하다.

어린이가 만나는 '어떤 어른'을 통해 그 어린이는 또 다른 어른이 될텐데,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하는 물음표를 남기는 부분이어서 발췌해 보았다.

김소영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읽으며 푸스스 많이 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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