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눈물이 나 - 아직 삶의 지향점을 찾아 헤매는 그녀들을 위한 감성 에세이
이애경 지음 / 시공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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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이 싱숭생숭하고 어디에 마음을 둬야 할지 모르던 그때 내 손에 들어오게 된 한권의 책. 어쩜 제목마저도 그리 감성적인지. 책을 몇 구절 읽다가 정말 책 제목처럼 그냥 눈물이 또르르 떨어졌다. 책을 읽기 시작했던 시점이 공교롭게도 가슴앓이를 했던 때여서 그랬을까? 모르겠다. 그냥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었고, 누군가의 위로가 받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서른 중반을 넘어선 작가의 세계에 스물여섯의 내가 한발 한발 다가가 보았다. 예쁘게 수놓아진 멋진 사진들과 함께 그녀의 이야기가 아름드리 펼쳐진다. 소소한 사랑이야기에서부터 가슴 아픈 이별이야기, 한번쯤은 홀로 무작정 여행도 떠나 낯선 해외에서 친구들도 사귀고. 내가 해보고 싶었던, 내가 듣고 싶었던, 내가 공감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모두 그곳에 있었다.  

서른살의 그녀도 힘들어하고, 한번씩 좌절하기도 하고, 또 어린아이처럼 한없이 해맑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녀의 삶과 나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껴서였을까.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를 위안을 느끼곤 했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답은 없다. 내가 이끄는 대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속에 아픔, 슬픔이 한데 뒤섞여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 혼자 울 날들도 있을테고, 무수한 걱정들로 가득찬 복잡한 머릿속을 주체하지 못한 날들도 있을테다. 눈물이 난다면 실컷 울어도 괜찮다. 그 모든 시련과 격정의 시간을 지나 우리는 또 다시 내일의 희망을 꿈 꿀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냥 마음이 심란할때, 우리는 보통 친구들에게 속 마음을 털어 놓는다. 그 친구가 해결책을 제시해주기를 바라기 보다는 그냥 내 마음을 알아주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이 책이 어제 오늘 나에게 그런 친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었던것 같다. 처음의 눈물 한 방울은 어느새 입가의 미소로 번지기도 하였고, 어느 파트를 읽다가는 맞아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며칠 뒤 내 기분이 조금 나아졌을때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그땐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작가의 품을 떠난 책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므로. 그건 작가가 어떠한 의로도 썼던 그 책을 읽는 그 당시의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이므로.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어제의 힘들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많은 위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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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을
이림 글.그림 / 가치창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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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봄이 가을을 바라보면 계절은 가을이 된다."
 

책을 다 읽고 기분좋게 미소를 띠우며 책의 앞표지를 보니 무심코 넘겼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은행나무 아래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두 남녀의 모습이 그려진 책표지. 은행나무는 어찌된 일인지 한쪽은 아직 싱싱함을 그대로 담고 있고, 특정부분만이 노랗게 변해 그들의 머리위로 떨어지고 있다. 책을 읽기전에는 그저 이상한 은행나무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장을 막 덮은 지금. 은행나무 아래 함께 있는 그들이 왠지 모르게 아련하다.


언제나 밝고 활기가 넘치는 봄, 조용하고 무뚝뚝 한 모습속에 따스함을 가진 남자 가을. 이 둘의 운명적 만남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미래를 내다 볼 수 있었던 가을에게 인생이란 언제나 힘들고 대적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남들의 인생에 더 이상 끼어들고 싶지 않았고, 더 이상 자신이 아프기도 싫었다.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가을. 친구 한결이를 살리며 또 한번 자신을 희생한 가을은 독해지기로 결심한다. 이제 다시는 다른이의 인생에 끼어들지 않겠다고, 다시는 상처받지 않겠다고. 하지만 가을의 그런 결심과는 달리 봄은 자꾸 가을의 마음속에 파고든다. 봄에게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가을은 자꾸 봄과 얽히는게 무섭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는 것을 더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사랑과 기침은 막을 수 없다고 했던가. 가을은 봄을 지켜주고 그렇게 다시 떠난다. 아니, 지금도 어딘가에서 봄을 지켜주고 있으리라.


이야기 자체는 소소하다. 하지만 어떠한 미사여구보다 그들을 잘 엮어주고 있다. 소녀의 감성으로, 소년의 감성으로 작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입시 스트레스, 서로 엇나가는 사랑의 화살표. 하지만 다 괜찮다. 누구에게나 성장과정에서의 실패와 상처는 존재하기에. 사랑에 실패해도, 입시에 실패해도 우리는 또 다시 걸어나갈 것이기에-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법한 아련한 첫사랑과 같은 이야기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오히려 순수했기에 더 아름다웠던 그 시절속의 그들. 그곳엔 봄이 있었고, 가을이 있었다. 아련하면서도 따스한 사랑이야기. 또 다시 찾아올 봄. 봄은 가을을 바라보고, 가을은 또 그렇게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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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위베르 리브스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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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함께 손을 잡고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 별을 관찰하는 손녀. 그 손녀의 눈망울에는 한 없이 크고 광활한 우주의 반짝임 자리잡고 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삶을 마감하기까지 우리는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 걸까. 흔히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주속의 우리는 정말 티끌만치의 먼지에도 속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있기에 우주가 존재하는 것이고, 내가 있기에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리라.

이젠 눈을 감고 이렇게 생각해 보렴.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이야. 눈을 뜨고 말해봐. 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얼마나 멋진 일이니. 상상이 돼?  

할아버지의 우주론은 단순한 우주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우주의 탄생에서 읽어지는 생명의 탄생,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인간의 역사.  하나의 별이 태어나서 사라지기까지 그 별은 우리와 같은 생을 살게 된다. 푸릇푸릇한 젊은 별에서부터 노란빛의 늙은별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지금의 저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별은 생을 얼마 남기지 않은 늙은 별의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의 말대로라면 이미 저 별은 몇억광년전에 생을 마감한 별이겠지만 말이다.

어렸을때는 곧잘 이런 공상의 세계에 빠지곤 했다. 우리 지구넘어 어딘가에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을꺼라고. 아니 적어도 어떤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꺼라고. 지금 그들이 나누고 있는 대화가 저 먼 별까지 전달되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내가 어린시절 달님, 별님에게 빌었던 소원들은 언제쯤이나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걸까. 할아버지의 말대로라면 몇억광년이 걸린다는데 달님, 별님의 대답을 들으려면 몇번이나 다시 태어나야 하는거야.  

우주이야기로만 한정시키기엔 그들이 나누고 있는 이야기는 연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나 혼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주변이 영향을 받게 되고, 그들로 인해 이 세상이 바뀌게 되는 그런 세상의 모습이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나누기에는 어찌보면 조금 조숙하고, 어려운 이야기 일 수도 있겠지만 손녀를 향해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할아버지를 보니 든든하면서도 한폭의 아름다운 천체화를 보고있는 듯 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우주, 천체에 대하서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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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예뻐지는 Self Makeup - 'get it Beauty' 메이크업 종결자 김승원의
김승원 지음 / 담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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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집에 오면 내 화장대를 보고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자기들도 화장품의 가지수나 종류가 적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나에 비하면 자기네들은 엄청 많은거라나. 그렇다. 나는 화장과 별로 친분이 없던 소녀였다. 남들은 아침에 출근준비하는데 화장하는 시간만 한시간이 걸린다는 둥, 클렌징을 할때 몇십분이 걸린다는 둥 메이크업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돈을 투자하며 관리를 하고 있다는데 나의 메이크업 시간은 넉넉잡아 5분이면 끝나고 마니. 20대의 중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화장대에는 기초라인인 스킨, 로션, 수분크림과 썬크림, 비비크림 말고는 다른 화장품들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마저도 지금의 화장대에 있는 화장품들은 한번 대폭 물갈이가 된 것이다. 대학생때는 스킨, 로션 마저도 잘 바르지 않았던 나였다.  

엄마의 백옥 같은 피부 하나는 잘 물려 받았다고 자부했던 나였기에 주변 사람들에게서 피부 좋다는 말을 매번 들어서 화장에 대한 관심도, 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을까. 이미 20대에 접어들면 여자의 피부는 노화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그동안 나는 나의 피부에 너무 자만하고 있었던 것일까. 지난 겨울 유독 건조해진 피부덕에 고생 좀 했던 나였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 이제 나도 피부에 신경 좀 쓰고, 메이크업에 관심 좀 가져봐야 겠구나 생각했던게. 그러던 도중 나의 손에 들어오게 된 한권의 책. 책띠에서 만난 활짝 웃고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자도 아니고 남자다. 보통 이런 아티스트들은 여자들이겠구나 생각했는데 이젠 그것도 아닌가 보다. 하긴 요즈음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면 더 이상 메이크업이 여자들의 전유물은 아닌 것 같다.  

책의 소개에서 저자는 말한다. 누군가의 도움없이 아름다움을 스스로 창조할 수 있는 셀프 메이크업을 하라고. 메이크업을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자신의 얼굴에 맞게, 자신의 피부타입에 맞게 자심감 있게 연출하면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얼굴의 각 부분별로 메이크업 순서와 방법을 알려주며, 또 상황에 맞는 메이크업 트렌드를 알려주고 있다. 나 같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순서와 자세를 알려주고 있었서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메이크업을 하기위해선 그 기본 화장품들이 준비되어야 하는데 이때에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화장품을 무조건 쓰는 것보다는 자신의 피부타입에 맞추어 꼼꼼히 고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한가지 라인으로 맞추기보단 다양한 제품을 각각 선택하는 것이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화장을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화장을 지우는 클레징 단계인데, 이때에는 너무 오랜 시간을 끌면 제품이 피부에 흡수되어 좋지않다고 한다.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고 화장하나로 인상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자기 자신을 포현하는 하나의 표출도구로 자리 잡은 메이크업. 화장 잘 하는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했던 나도 이제는 직접 뛰어들어 봐야겠다. 이제 날마다 예뻐지는 일들만 남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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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코믹스 -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지음, 전대호 옮김, 알레코스 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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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는 문과를 택했고, 대학전공도 수학과는 담을 쌓는 과에 진학했던지라 수학에는 전무한 나였다.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수학적 사고가 부족한 나였기에 큰 맘 먹고 이 책을 통해서 수학을 탐해 보리라- 책 표지와 제목만 보아서는 무슨 전문서적의 느낌을 팍팍 주더니, 휘리릭 넘겨 보니 만화가 등장해서 '뭐야, 만화책이잖아? 쉽게 술술 읽을 수 있겠군' 이런 생각을 하며 입가엔 희미한 미소를 띄웠더랬다. 책띠에 보이는 수많은 찬사들과 제작기간만 7년이라는 문구가 책을 읽기 전부터 왠지 이 한권의 책으로 수학과 친해질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팍팍 심어주었다. 하지만 누가 만화가 쉽다고 했던가. 책을 읽는 내내 한번 읽었던 구절을 몇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이건 만화책도 아니고, 전문수학 서적도 아니고, 어떤 이의 역사적이야기이다. 수학, 논리학, 철학을 뛰어넘어 한 사람의 인간적 연대와 그의 인생이 담겨 있었다.  

『수학원리』를 집필한 러셀이 강연에서 자신의 옛 이야기를 회고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소설에서 흔히 보이는 액자식 구성까지 갖춘 만화책이다. 어린시절 강압적인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금기되는 행동들과 조항들로 어린 러셀은 점점 그 궁금함과 호기심을 키운다. 그러던 도중 돌아가신 줄만 알았던 삼촌의 존재와 그의 광기어린 모습에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때부터 러셀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게 되고, 광기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또한 모든 것을 증명해 내려하는 완벽함까지 추구하게 된다. 모든 수학적 공식에는 확실한 증명과, 이를 떠받치고 있는 단단한 토대가 있어야 한다는 그의 논리. 10년간 힘들게 준비했던 연구물이 한낱 종이조가리에 지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그 상황에서 몇십년간의 연구와 고뇌를 통해 그가 얻은 결말은 모든것에 꼭 답이 있을 수는 없다는 논리였다.  

수학과 논리학, 철학은 결코 하나하나 독립된 학문이 아니다. 수학의 깊숙한 곳에 논리학이 펼쳐져 있고, 논리학 저변에 철학이 살아있다. 그렇기에 예전의 학작들은 수학자 이면서도, 논리학자, 철학자까지 모두 될 수 있었던 것이리라. 아니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리라. 그들에게 그 학문은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이기에. 어느것 하나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에. 러셀을 비롯 이 책에 나오는 비트겐슈타인이나 괴델 등의 저명한 사상가들의 수학에 대한 사랑은 무조건적이었으며, 무서울 정도로 광기어린 모습이었다. 정말 광기가 논리학, 철학을 지탱해 주는 밑거름 인 것일까? 책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껏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모든 공식들과 명제들이 이렇게 수많은 학자들의 고뇌와 연구들로 지금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을. 나는 한번도 의심조차 시도해보지 않았던 그 공식들이 그들에게는 포기할 수 조차 없는 삶 자체였다는 것을. 지금도 이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원초적인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테지.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더욱 발전하고, 수학은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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