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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 인 도쿄 - 그녀들이 도쿄를 즐기는 방법
이호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우연이라는 말은 때론 삶을 드라마틱하게 만들곤 한다.
계획하지 않고 일어난 일.
생각지 못했는데 마주치는 장소.
날 위해 준비된 것 같은 상황.
그 우연을 인연으로 만드는 것이 오늘 나의 할 일이다.
수많은 장소를 앞에 두고 내가 이곳을 택하게 되고 오게 되었고 앞으로 추억하게 되겠지.
대신 갈 수 있었던 수많은 장소에 미안해하지 않기 위해 오감을 총동원하여 이 거리를 받아들이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걸스in도쿄
가까우면서 가장 먼 나라인 일본 여행은 처녀적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다
가지런하고 정갈한 나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모여있는 반면 화려한 쇼핑의 도시이기도 하면서
항상 반감이 깊숙이 있는 나라.
난 그곳에 항상 가고 싶었다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를 보고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가 가장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노곤한 몸을 뜨끈한 온천에 담그고 싶고 정갈한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 같다.
걸스 in 도쿄에서의 그녀들은 아무래도 나보다는 젊은 여성들이 많았던가 보다
워킹 홀리데이로 일본에서 일을 하며 즐기는 이야기들이 종종 나오는 걸 보면
첫 장에서 인상 깊었던 그녀는
자기 자신의 생일을 축하 메시지가 담긴 예쁜 디저트를 먹는 그녀였다.
과연 나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뭔가를 사고 소비하는 것도 멋지겠지만
나를 위해 "수고했어" "괜찮아" "축하해" 같은 말은 과연 해본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나를 위한 작은 생일파티에 나를 위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시간을 드려 먹는 그녀가 시간을 항상 쪼개야 하는 나와 비교되어 조금은 부러웠다.
차(Tea)는 쓰다는 생각을 가졌다 애프터 티눈을 즐기게 된 그녀의 이야기 속엔
일본의 유명 티 전문점이 나와있는데 개인적으론 틈날 때 차를 즐기는 편이라 그런지 예쁜 티포트나 컵 그리고 아담한 티상자를 보고 싶었는데 사진이 적어 좀 아쉬웠다.
그래도 일본에 간다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그곳에는 한 곳이 추가되었다
핸드메이드를 사랑하는 그녀가 소개한 오카다야에는 건물 층층이 수예와 실이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인 크로버 바늘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사진 속 사진이 없어서 어찌나 아쉽고 심지어는 억울하기까지 했다.
핸드메이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고문이였다
그녀가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예쁜 비즈와 액세서리 그리고 너무너무 내가 사랑하는 실들을 보여달라~~ 하고 외치고 싶었다.
일본에 가면 꼭 멋진 온천에서 노천욕을 먼저 해야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젠 제일 첫 번째로 가고 싶은 곳은 바로 이곳!!
오카다야다 혹시라도 가게 된다면 보따리 짐장수가 돼서 우리나라에 올게 될지도 모르겠다 ㅎ
평상시에도 걷는 걸 좋아하다 보니
가장 친숙했던 챕터는 아무래도 이번 챕터였던 거 같다.
매일 걷는 길이지만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그날 기분에 따라 작은 것 하나 사소한 것 하나에도
많은 것들이 달라지는 게 길이다.
걷다 보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던 생각도 정리가 되고
회사일로 지쳤던 마음이 조금은 정화된 상태에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으니 시간 나면 걷는 건 습관처럼 되어버린 나에겐 이번 챕터는 뭐랄까 내가 살고 있는 동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고 있는 곳이 번화가이다 보니 책 속 동네처럼 작은 상점도 없고 예쁜 가게들도 없지만 그냥 걷는다는 것 나에게 약간의 시간을 준다는 건 항상 기쁜 일이니까
그녀들의 여행기에는 수다 떨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어 여행기란 생각보단 서로 이야기한단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 서로 유용한 가게에 정보까지 주고받으니 이보다 좋은 수다가 또 어디 있으랴 오늘 부지런히 그녀들과 열심히 떤 수다로 그곳에 간다면 아마 그녀들이 많이 생각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