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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평점 :

"우리 작별하는 법을 배우러 여기 온 거예요, 할아버지?" -P74
지금 우리도 우리가 보내는 날들과 이별하고 있지만 이 시간이 죽음 앞에 있지 않기에 그 시간들과 이별하고 있음을 잘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죽음 앞에 섰을 때 남겨지는 이들의 슬픔에 대해서도 -
죽음 문턱에서 내려놓음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는 손자 노아에게 자신의 죽음과 자신의 기억의 망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두렵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그 감정을 무던하게 상상 속 광장에서 너무 아름답게 말이다.
할아버지에게 격한 감정을 느끼게 했던 할머니와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할머니와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기억의 광장이 좁아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로 자신의 손자에게 자신의 추억과 기억을 들려줌을 염려한다.
나중에 그가 떠났을때 다신 뒤돌아보지 않을 기억이길 바라면서
남겨진 이를 위한 떠날 이가하는 배려일 것인데
손자는 그런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한다-할아버지가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면 우린 다시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고 더 친해질 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손자에게 할아버지는 또 다른 세상이였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였으며 자신의 떠난 자리를 기억해 줄 또 다른 기억이 될 것이다.
"아니, 죽음은 느린 북이에요. 심장이 뛸 때마다 숫자를 세는, 그래서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실랑이를 벌일 수가 없어요." - P118中
현실 속에선 종종 떠날 준비를 하는 이들은 남겨진 이들을 위한 배려로 모질게도 하기도 하고 절대 기억하지 말라 강제로 슬픔을 끊어내지만 이들의 이별은 조금씩 천천히 자신들의 기억을 공유하며
사라져가는 것에 슬퍼하기보단 사라지는 추억을 서로 기억해주고 그 기억을 공유해간다.
헤어짐이 이렇게도 덤덤해도 되는 걸까? 하면서도 얼마전 한번의 장례식을 치룬 나에겐 이 이야기 뒤편에 남아있을 이들의 슬픔이 느껴지는 듯했다.
아름다움의 이면엔 항상 슬픔이 있길 마련이니 말이다
저자는 이번 작품을 일기를 써 내려가듯 기억을 정리하듯 썼다 했다.
어쩌면 그도 자신이 보내는 그리고 독자들이 보내는 하루하루가 많이 슬프지 않길 바라며
떠나는 이를 기억해줄 또 다른 이를 위해 위로를 해주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노아예요. 할아버지의 손자예요. 할아버지는 집 앞길에서 제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할아버지의 발이 할머니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할머니를 사랑하셨어요.
할머니는 고수를 질색하셨어도 할아버지만큼은 잘 참고 견디셨고요. 할아버지는 절대 담배를 끊지 않겠다고 장담했지만 아이가 태어나니까 끊으셨어요....."- P158
영원한 이별을 앞둔 남겨진 이들에게 영원한 슬픔이기 보단 그들에게 뒤돌아보지 않을 기억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