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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 - 망설이지 않고, 기죽지 않고, 지지 않는 불량 페미니스트의 대화 기술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은, 타인이 꽂은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는 어렵고 참으며 살아가기란 더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참는다는 것'이 미덕이 되는 사회는 찾아 보기 어렵게 되었고
참으면 오히려 나만 손해 본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한 것
같다.
'참는 다는 것'이 착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유교적인 사회적 영향을 받고 자라 온 사람들에게는) 참지 않고 자기소신을 솔직하게 피력하는 것이
오히려 당돌하다거나 되먹지 못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비난을 가하는 사람이 피해자 코스프레로 자신에게 부당한 행동을 가할 경우에는 더 대처하기가
어려워진다.

사회가
많이 진보했고 남녀평등 사상이 널리 퍼졌다지만 아직도 우리사회는 여자가 무얼 한다는 자체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
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생각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에 여자 대통령 나오기는 정말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보다 보살펴 주어야 할 것도 많고 치장할 것도 많아서 불필요한 세금과 시간을
낭비한다면 누가 여자대통령을 뽑겠는가? 나부터도 no라고 말할 것이다. 여자라고 남자한테 약하게
보이거나 더 대접 받으려고 한다면 직장에서나 사회에서 외면당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여자라고
외면당하기 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다하면서 동시에 주장해야 할 권리를 내세운다면 외면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남 앞에서 자신있고 당당하게 내 의견을 말하기란
너무 어려운, 남겨진 숙제 같은 과제물이다.
이직은 서구사회처럼 우리나라가 이런 요건을 받아 들일 준비가 덜 된것
같기 때문이다.
'해야 할 말이 있는데'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말 때문에 밤새 끙끙 속앓이를
해 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피해자 코스프레'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는데 할 말을 못하고
전화를 끊은 것이 영 마음에 걸렸다.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이 책을
만났다.

책을 읽으면서 속이 후련했다'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내가 하지 못한 말을 저자는
용기있게 내 던지고
있었다. 홈런을 날린 것처럼 통쾌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나는 용기가 없어서 하지 못했던
것이다.
저런 상황에서는 저런 말을 해야 했었구나.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말을 해야 했었구나. 지금에서야
깨닫
는다. 저자는 '이제 참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의 전제조건으로 '용기'를 들었다.
그래, 용기가 없어서
할 말을 못하고 지내 왔었구나!! 다른
것은 누구라도 나서서 도와 줄 수 있지만 용기만은 자신이 스스로
챙겨야 한다고. 그것이 첫발을 떼는
훈련이라고
강조한다.
엄마라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상사 앞이라는 이유로,
높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갑과 을의 관계라는
이유로 변명하자면 한정이 없다. 그러나 반대로
말을 할 이유를 대라고 해도 끝이 없을 것 같다. 관계라는 것은 어차피 양면의 동전과 같아서 둘의
합일이 중요한 것이기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각해 보면 위에서 아래로
물이 흐르지 않을 이유 또한
없다.

자신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상대가 자신을
착하게 보아 줄리 만무하고 이럴바에는
애써서 착한 사람 흉내를 내지 말고 차라리 당당하게 맞서서 할 말을 하자는
것이다.
내 자존감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앞으로 남을 삶을 더 당당하게 살아내기
위해서라도.
완벽주의나 무능함보다는 비판 받을지언정 싫은 것은 싫다고 말을 하고 분노를 그대로 삭히지
말고
확실한 선을 긋고 정당한 말과 비판을 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더 이상은 피해자 역할에 머물러 있어서도
안되고 참으며 살아 간다는 것도 자신을 스스로 옭아매는 것이기에 더 이상은 힘들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사례를 보면서 나는 왜
저런 상황에서 당당하게 말을 하지 못했을까? 돌아보게 된다.
착한사람 흉내 때문에 아니면 그 무엇 때문에? 각자의
상황과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앞으로는
그 이유조차도 쓰레기 통으로 버려야 할 것 같다.
스트레스만큼 온 맘과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것도 없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사는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과, 여자들과, 직장의 하위직원들과, 그늘에서 눈치만 보며 할 말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 내어 당당하게 말을 하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