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어린이표>- 정말 좋은 동화 책

나쁜 어린이표 - 웅진 푸른교실 1 ㅣ 웅진 푸른교실 1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12월

이 세상에 나쁜 어린이표와 좋은 어린이표가 있을까?

이것을 실제로 만들어서 적용하는 학교가 있을가?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이것은 단지 황선미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일 거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건우라는 아이.

항상 학교에서 나쁜 어린이표만 받는 아이.

반장선거,나쁜 어린이표,과학 경진대회, 나쁜 어린이표 숨기기. 선생님과 비밀 한가지 만들기.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건우라는 한 아이의 학교 생활을 통해서 선생님과 건우와, 같은 반 급우들과의 감정의 골,

그리고 선생님을 신뢰하지 않던 건우가 이런 모든 우여곡절을 겪으며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고

신뢰를 쌓아가고 회복한다는 이야기이다.

 

메스컴에서 황선미 작가의 이 책 < 나쁜 어린이표>가 화제가 되어서 일부러 찾아

읽은 책이다. 요즘 동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되고 생각할 기회가 주어져서

 읽게 되었는데 역시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이 에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서 연일 히트를 치고 있다는 소식도 반가운 소식중에

하나이다.

 

제목은 불건전해(?) 보이는데 내용은 구성이 참으로 탄탄하고 면밀해서

마치 잘 짜여진 조직처럼 바람 한점 들어 갈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고 오밀 조밀하게

구성과 내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얇은 책이어서 처음에는 내용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하고 읽어 내려 갔는데

사건의 구조가 연일 전개되는 흥미진진함 때문에 어린이들이 많은 호기심과 흥미를 갖고

읽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역시 아이를 양육해 본 엄마의 날카롭고 예리한 감성은 무시할 수 없는가 보다.

아마도 자녀가 학교에서 말썽을 피웠거나  아니면 반장 선거에서 떨어져서 낙심했거나

선셍님에게 호감을 받지 못했거나 이도 아니면 아이들 속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자녀를 갖고 있는

경험을 토대로 내용이 이뤄진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해 보았다.

 

계속 이어지는 내용 속에서 한 아이의 감정묘사, 아이에게도 엄연히 자존심이 있고

그들 나름대로의 사고방식과 어른들이 무시할 수 없는 어떤 정의감이나 공명심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른들이 무심히 지나쳤던 어떤 행동 속에서도 아이는 상처를 받을 수 있고 어른들에 대한

적개심이나 분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것이 비록  잘못된 아이의 판단일지라도

그 어느 한 부분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지만 부모들이 함께 읽으면서 아이와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엿 볼 수 있는 책이다.

요즘 학교 생활이 이렇겠구나 하는 것을 단편적으로도 알 수 있었다.

내용과 구성의 탄탄함에 별 다섯개를 주고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