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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발견
송현 지음 / 아이엠북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경제가 어려워 질수록 자기계발서들이 많이 팔려 나간다고 한다. 어려워진 여건에 자신이 철저하게 대응하기
위한 몸무림이라 생각한다. 올해 그리고 작년에 이런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나 자신을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게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읽었는데 좋은 말들을 많이 간명하려 노력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다시
잊혀지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차동엽 신부가 쓴 '무지개 원리'는 참 좋은 책이었다는 인상과 함께 새길만한 글귀들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그러나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곧 잊혀질 것이다.
위인들과 명사들의, 가슴을 치게 만드는 말 한마디가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있는 자신에게 얼마나 큰
힘과 위안이 되는지 ..그 말에 힘을 얻어 다시 마음을 동이고 일어서게 된다.
어떤 책은 좋은 말만 골라서 짜집기한 책도 있어서 별로 큰 감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삶에서 녹여낸 글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았다.
이 책의 저자는 참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함석헌 선생 밑에서 사사를 받으며 공부를 했던 것과
그 이후에 다시 불교에 귀의해서 법명을 받은 사실이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불교적 뉘앙스가 풍기는 글들, 염세적이랄까? 기독교에 배타적인 글들이 더러 있어서
읽는 중에 기독교 신앙을 가진 내겐 그리 달갑지가 않았다.
이런 책의 유형이 대개 좋은 말들을 골라서 싣는다는 것인데 문제는 저자 자신이 극심한 고통을 견뎌내지
않았다거나 아니면, 현재나 과거에 행복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이런 글을 쓴다면 아무리 좋은 말을
많이 실어도 읽는 독자에게는 그냥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고통을 느껴봐야 정 반대 개념인 행복의 가치와 그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고 지금 현재
행복을 누리고 사는자가 다시 그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킬 수 있기에 그렇다.
책 내용 중에서 '행복한 사람은 꿈을 꾸지 않는다'란 말이 있다. 왜냐하면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행복은 미래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감정 느낌이라고... 그러니 당신도 지금 당장 행복을 만끽하라고...
행복은 감정의 문제가 아닌 태도의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장미의 가시를 볼 것인가 장미의 꽃을 볼 것인가 '하는 것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백번 천번 들어 맞는 이야기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쉽게 잘 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말하자면 감정의 콘트롤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론적으론 명사들의 좋은 말들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태도에서 감정으로 내려 오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당장 눈 앞의 현실이 암흑 투성이인데 장미의 꽃만을 바라보고 행복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내면의 훈련이 이루어진 사람,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음을 갈고 닦는 훈련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 아침에 그렇게 긍정적인 시각으로 모든
문제들을 바라 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움을 바라보는 시각은, 감정이 먼저 앞서고
그 다음 이성적으로 차분히 생각하는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그렇다.
책에는 좋은 글들이 많이 실려 있지만 감정이입이 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이끌지 못하는 것 같다.
어려움을 상담하는 사람들이 문제의 근원과 뿌리,그 해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이
그렇게 따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상담자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행복해 지려면 태도를 이렇게
가지라고 알려 주는 것은 그냥 마음의 겉만 어루만지는 격이다.
마음 깊은 곳을 만져 주면서 왜 행복하게 열려진 마음이 되지 않는지, 왜 그런 마음의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는지 원인을 해결해 주어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오늘 풀 숙제'라는 말. 숙제를 미루면 웬지 찜짐한 것처럼 오늘 당장 행복해지는 것이
이 숙제를 말끔히 해 치우는 것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