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요리 상식 사전

착한 요리 상식 사전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0년 1월

착한요리라? 제목이 마음을 끌었다. 착한요리가 있고 나쁜요리가  있을까만 요즘은 이 말을 써도 괜찮다고 느껴질 정도로 먹거리에 대해서, 선택하는 사람들의 신중함이 필요해진 시대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이런말이 전혀 낯설고 어설프게 느껴졌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가운 말이 되었다. 우리에게 바른 먹거리를 알려주는 표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윤혜신님을 처음 접했는데 약력이 참 특이해서 관심을 끌었다. 이화여대에서 신학을 전공했다는 이력이 웬지 소박한 시골밥상과는 어울리지 않을거라는 편견을 깨고 사진과 글에서 보여지는 그녀는 역시 시골 아낙이 되어가고 있었다. 화려한 전공을 뒤로 하고 밭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야채들로 밥상을 차리고 손님을 맛으며 느낀 일상의 이야기들이 중간 중간 글 읽는 재미를 더했다.

 

초보주부들도 이 책을 보면서 하나 하나 배워갈 수 있게 식품을 다듬고 손질하는 법에서부터 썰고 익히고 삭히고 갈무리 하는 법과 양념과 조미료 만들기와 착한 밥상을 만들기 까지의 과정이 마치 유치원 아이들이 선생님 손에 이끌려 자세히 배워 나가듯이 그렇게 배워지는 것 같았다.
완전 초보 주부들을 위한 배려에선지 주방용품의 사용법까지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그것을 보니 내가 잘못 알고 사용했던 것도 있어서 바른 사용법을 알게 되었고 바른 식품의 선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중간에 가끔씩 나오는 추억의 글과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요리를 하는 저자의 음식에 관한 생각과 바른 음식에 대한 열정.그리고 가족을 그리워 하는 애틋함까지 묻어 났다.
재료 하나로 여러가지 음식을 조리하듯이 식재료 하나에 담긴 그녀의 생각도 참 여러갈래였다. 시장의 논리에 위협당하는 생협을 위해 인터넷생협에 가입하길 당부하고,맛을 떠 올리며 옛 추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두부맛 같은 친구 은경-두부처럼 정직하고 올곧은 최고의 여자목사-을 말하기도 하고, 친구 선희에 대해선 -시정 잡배들이 다 사라질 때 본질의 힘이 강한 것들은 꿋꿋이 살아 남는-미나리 같다고 말한다.

 

살아 가면서 음식을 통해서 심심하고 밍밍하고 쾌쾌하고 콤콤하고 살작 떫고 배토롬하고 들큰한 맛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그녀는 마흔을 훌쩍 넘어 중반이 되어서야 이 맛을 알아간다고 했다.인생도 요리처럼 온갖맛을 맛보고 그 맛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음식을 이야기 하면서 특히 착한요리를 말하면서 인생의 깊은맛 까지도 함께 전해주는 그녀의
음식맛 이야기, 인생맛 이야기는 내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 인생의 맛에 맛깔난 음식의 맛과 진지한 인생의 맛도 함께 알게 해 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