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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표점 용사일기
이노 지음, 이춘욱 옮김 / 메이킹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용사일기]는 그 기념비적 풍경처럼 한 시대의
고통과 용기, 그리고 이름 없이 스러진 이들의 숨결을
되살려 놓은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역사의 어둠을
가로지르며 걸어온 사람들의 맥박을 다시 뛰게 하는
일기의 형식을 빌려, 한 줄 한 줄 애도와 감사의 빛을
드리웁니다.
표지에 서 있는 장엄한 기념탑은 마치 과거의 혼을
붙들어 세우는 거대한 손길처럼 보이고, 뒷면의 부조는
살아 움직이듯 투쟁과 희망의 순간을 품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되살아나는 용사들의 일상은 거창하고
장엄하기보다, 한 사람의 마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뜨거운 두려움과 가장 단단한 결의를 품은 이야기들입니다.
나라가 흔들리던 그때, 그들은 시대가 요구한
무게를 기꺼이 감당했고, 작고 사적인 희생을 거대한
역사의 줄기 속에 흘려보냈습니다.
저자는 이 기록을 통해, 전쟁이라는 커다란 파도에
힙쓸려간 이들의 발자취를 섬세하게 붙잡습니다.
그들의 하루가 곧 우리의 과거이고, 그들의 숨결이
바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땅의 기초임을 조용히
일깨우듯 서술이 이어집니다.
역사를 외면하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그리고
오늘의 평온이 얼마나 많은 희생의 층위를 쌓아 올린
것인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 고요하지만 깊은 빛을 건네는
책입니다.
읽는 동안, 돌기둥처럼 곧게 서 있는 그들의 혼이
바람을 타고 우리 옆을 스쳐 지나가는 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