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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벤 윌슨 지음, 박수철 옮김, 박진빈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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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1800년 경에는 세계 인구의 3~5%가 도시 지역에서 거주했다. 2050년에는 인류의 2/3가 도시에 거주할 것이라고 한다. 도시는, 특히 메트로폴리스는 많은 인구를 가진다는 특징 외에도 정치, 경제와 문화 등에 있어서 집중된 지역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책은 과거로부터 최초의 메트로폴리스라 불리는 우르크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도시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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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대도시 우루크는 그들에게 자연에 대한 인간의 승리를 대변한다. 이는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이라는 ,길가메시 서사시>의 도입부에서 엔키두와 샤마트로 대변되는 도시인과 자연인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대체로 도시화의 역사는 변화하는 환경, 특히 기후 등의 자연환경에 인간이 적응하는 과정이자 인간이 욕구를 채우고자 역으로 환경을 적응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비록 기후변화와 경제난으로 몰락의 길을 갔지만, 도시가 가지는 기술력, 다양한 직업 등 도시의 특징은 이 시점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이야기는 삶의 다양한 기회가 도시에 있다는 증명일 것이다. 실제로 농촌이나 어촌 등에서 가질 수 있는 직업의 다양성과 도시에서 가질 수 있는 다양성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바빌론을 통해서는 유토피아이자 디스토피아인 도시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오랜 기간 서양 문화에는 강력한 반 도시적 편견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도시는 인간을 원자화하고, 공동체를 파괴하고, 인간 본성의 자연스러운 요소를 왜곡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반면에 서양 문화를 제외하고는 그런 반감이 없고 오히려 도시 생활이 비교적 흔쾌히 수용된다. 우리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핵가족화, 개인의 원자화, 공동체 파괴 등에 관한 많이 우려했고, 실제로도 그런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도시화가 가속화 시켰는지 모르겠으나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2-30년 전에는 이웃에 대해 알고 지내던 게 당연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이 비단 도시화 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의 발달과 사람들의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가져온 변화가 아닌가 싶다. 같은 집에 사는 가족들끼리도 원자화되는 현상은 단지 도시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해외여행, 특히 유럽 여행을 떠나면서 파리에 대해서 막연하게 가지는 편견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도시, 낭만이 있는 도시, 그것이 파리일 것이라는 편견 말이다. 그렇지만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간 장소에서 냉담한 현지인의 반응과 불결한 도시 환경에서 많은 실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그것을 이르러 ‘파리 증후군’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만난 파리의 풍경에 조금 실망을 한 것이 있긴 하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기대감은 단지 현재의 우리가 가서 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파리의 모습에 대한 기대만은 아니기 때문에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양문화, 프랑스의 미술, 역사, 음악, 음식 등에 관해 먼저 접하면서 키워온 인식을 지금의 파리 거리에 대입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은 과거의 파리문화를 이끌어 간 다양한 작가, 화가, 음악가 등을 만나게 된다. 실제로 그는 파리의 거리에서 그가 기대해온 과거의 모습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가 그런 만남이 있기 전 파리에서 거리를 걸을 때와 이후에 모습이 얼마나 큰 차이일지 우리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불결한 모습이었던 거리에 실망을 하는 경우가 존재하는 파리와 달리 과거 로마라는 도시는 사람들의 청결을 굉장히 중요시하였다. 아직도 유적으로 남아있는 공중목욕탕을 통해서 그러한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목욕탕은 문명의 두드러진 물리적 상징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로마의 목욕탕은 위생적으로는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았나 보다. 특히 관을 통해 물이 공급되다 보니 오염된 물로 인한 정기적인 역병이 생길 정도로 위생에 취약한 면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과거의 로마의 모습을 지금도 거리를 거닐며 바라볼 수 있는 지금의 로마라는 도시도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 역사로 인해 지하철을 건설하기도 힘들었고 확장하는 것도 힘들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떤 도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기대감을 가장 충족시켜 주는 도시를 로마라고 생각한다. 로마는 그 자체로 역사도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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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궁금해진다. 수도권으로 따지면 우리 인구의 과반에 달할 정도로 인구가 밀집한 메트로폴리스이다. 대도시는 단순히 사람이 많은 것으로만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권력, 경제, 문화가 집중되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정책적으로 도시와 농촌 간의 균형을 추구하고, 더욱이 서울과 다른 지방 도시 간의 균형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꾀하고 있다. 이렇게 대다수가 살아가는 대도시에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문제가 크다. 대도시의 문제는 사람이 많고, 사람 간의 관계도 많을뿐더러 통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1년 넘게 함께해 오면서 우리 모두가 인지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렇게 대도시가 항상 매력적인 것이 아님에도 왜 다수는 대도시에 살려고 하는 것일까?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결국 지금의 우리가 느끼는 것은 기회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다만, 앞으로 과학기술이 더 발전할수록 이런 기회를 가지기 위해 반드시 대도시에 거주해야 하는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우리의 대도시들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인지, 대도시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으로서 지켜보고자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