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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꾸의 날 ㅣ 내일의 숲 4
문이소 지음 / 씨드북(주) / 2023년 7월
평점 :
성급하지만 계획적이고, 감성적이지만 냉정하며, 냉소적이지만 다정다감하다. 곰살 맞지만 개인적이고, 친절하지만 거리가 있고, 꼼꼼하지만 즉흥적이고, 털털하지만 예민하다. 눈치가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무디고, 낙천적이지만 화는 많이 낸다. 진지하지만 가볍다. 이 모든 특징이 내 안에 있다. 그래서 어떤 모습을 선택적으로 보여줄지 판단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고, 관계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또한 ‘나‘이고, 16가지 타입으로 나뉘는 성격유형 검사를 믿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신 나는 나의 기록을 믿는다. 이불킥 오만번으로도 끝나지 않는 넘사스럽고 낯부끄러운 흔적을 관통해 지금에 내가 빚어졌다. (여전히 미완성이지만)
#다꾸의날 은 내 속에 모든 나를 끄집어내어 형상화함으로서써 내가 나를 직면하는 것이 자기혐오와 우울을 헤쳐갈 수 있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소멸되어 버린 나도, 기약은 없지만 미래의 나도, 모두 나임을 인정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첫걸음 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한다. 다이어리 꾸미기는 당장에 감정적 해소뿐 아니라 내 기억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매개가 된다. 다이어리에 시간을 정립하는 과정은 단순히 적는 행위를 넘어 아카이브에 의미를 갖는다. 그것이 곧 흔적이자 기록 쌓기이기 때문이다.
가장 혐오스러웠던 시점에 나를 직면 하는 것이 갖는 의미를 따라가보면 자존감은 스스로를 미워할 용기가 수반될 때 피어나는 자기애의 정점이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회피하고 싶은 자신까지 직시하여 바라보자! 그게 가능하다면 당신은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을 준비가 된 것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진리를 뛰어난 상상력과 유머를 통해 전하는 책을 만났다 #씨드북 #호수네책 #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