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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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비교적 다작하는 작가들에게 이것은 숙명인지도 모른다.

2006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다시 새로운 버전의 표지로 등장했다.

책을 읽기 전에 바라본 표지 그림과 책을 모두 읽고 나서 다시 본 표지 그림은 그 느낌이 너무 달랐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매우 술술 읽히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 순간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다.

특히 우리보다 빨리 고령사회를 맞이한 십여년 전, 일본 한 가정의 모습은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읽는 내내 "아...."라는 신음같은 감탄사가 저절로 뿜어져 나왔다.

사십대 후반의 가장 아키오는 전형적인 우리 시대 아빠의 모습.

바쁜 회사 일, 집에 가도 아내, 어머니, 그리고 아들. 어느 누구도 편하지 않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그는 이런 불편한 가정에 들어가기 싫어 방관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키오의 아내 야에코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불편한 관계다.

시어머니와는 치매에 걸리기 전, 결혼 초기부터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했지만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그 중 큰 이유는 시어머니 사후, 부모님의 집이 자신들의 소유가 될 것이기에... --;)

아키오와 야에코의 아들 하루미.

반항도 반항도 이런... 정말 네가지 없는 중학생 아들의 전형이다.

이 가족에게 어느 날 벌어진 일.

독자는 이미 범인을 알고 시작하지만, 가가 형사와 그와 짝을 이룬 마쓰미야 형사는 아직 모른다.

가가형사는 언제나 그렇듯 날카로운 시각과 감성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막판의 반전은 역시 추리소설의 백미이자, 찐~한 감동을 준다.

참.... 참... 할말을 잃게 만든다.

아무래도 올 여름엔 이 책을 시작으로 가가형사 시리즈를 독파해 보아야겠다. ^^

여름엔 역시 추리소설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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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창비 노랫말 그림책
이두헌 지음, 최은영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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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노란 풍선이~"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면 아마도 40대 이상이 아닐까 싶다.

거기다 이 노래를 부른 그룹이 다섯 손가락이란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 좀더 연령대가 올라가지 않을까?

내가 중학교 때쯤 등장한 그룹 다섯 손가락은 <새벽기차>라는 노래로 유명했다.

"헤지고 어두운 거리를~"이라고 시작되는 노래.

<풍선>은 그들의 2집에 있는 노래인데, 그 노래 가사에 그림책 작가 최은영이 그림을 그린 동화책이 나왔다.

이 노래를 작사한 다섯 손가락의 멤버 이두헌은 김동화의 만화 <요정 핑크>에서 영감을 얻어 <풍선>의 가사를 썼단다. 그러니 어쩌면 처음부터 이 노래는 시각적 이미지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던 듯.

 

노란 풍선인지~ 노란 달인지~

아~ 나도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 풍선 날리는 꿈을 꿀 수 있을까?

오랜 숙원 사업을 마무리 짓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는 그림책이라 그런지 모두 모두 이뻐 보인다. ^^

그림책을 읽으며 다섯 손가락의 <풍선>을 들어본다.

좋다~~~

30대 이하의 분들에겐 아마 이 노래를 들으면 동방신기가 떠오를 수도... ^^;

역시 세대 차이....

그래도 역시 난 다섯 손가락의 원곡이 좋다.

원곡 선호자인 나.

<광화문 연가>는 이문세가 더 좋고, <귀로>는 박선주가 부른 것이 좋다.

그냥 난 오리지널이 좋다. ^^

편안한 주말~ 편안히 읽어보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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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스
워푸 지음, 유카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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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접하는 대만 소설. 게다가 추리 소설.

섬나라의 추리소설이 재밌다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다.

영국, 일본, 대만까지...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우리나라 추리 소설에는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추리소설의 고전인 아가사 크리스티, 홈즈 등등을 좋아하고 일본의 마츠모토 세이쵸, 히가시노 게이고, 이사카 고타로, 미야베 미유키 등등의 소설도 좋아한다.

나만 느낀 것이 아니라 추리소설 매니아인 내 친구 역시 최근 대만의 추리소설이 점점 재밌어진다는 이야기를 했다. 동감!

워푸의 소설은 처음인데 대만 인터넷 서점 사이트를 찾아보니 꽤 몇권이 있다.

음... 여름 방학에 공수해서 읽어볼까나... 하는 생각을 해 봄. ㅋ

『Fix』의 책 표지 디자인은 울나라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지난 번 국제 도서전에 갔을 때 대만 부스에서 보니 2020년에 타이페이 북 페어가 있던데 그거 가볼까~도 함 생각해 봄. ㅋ

암튼, Fix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다시피 고정시키다, 수리하다, 정하다라는 뜻과 함께 바로 잡다, 결과를 조작하다. 라는 뜻도 있다. 이 소설의 제목은 후자의 뜻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7편의 사건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의 주인공은 유명 소설가와 소설가에게 정체를 알 수없는 인물 아귀(阿鬼).

한국어 번역본에서 阿鬼는 중국어 발음 '아꾸이'가 아닌 '한국어 한자 발음 '아귀'로 번역했다. 역자는 그 이유를 5장에 한자는 다르지만 중국어 발음이 같은 인물이 등장하여 독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 점은 나 역시 동의한다.

아귀는 중국에서만이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등 불교 문화권에서는 익숙한 이름이다. 물론 이 역시 한자는 다르지만... ^^; 불교문화에서 익숙한 아귀는 餓鬼, 즉 굶주린 귀신이다.

아무~리 먹어도 굶주림에 허덕이는 귀신. 어릴 적 할머니가 말씀하셨지. 음식 남기면 죽어서 아귀가 된다고. 그러니 남기면 안된다고... --;

중국어로 애칭을 말할 때 阿를 사용하는데 일본어에 비하면 ~"짱(ちゃん)"같은 뉘앙스다.

암튼, 이 소설에서 아귀는 사건을 이끌어 가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게다가 7편의 소설이 모두 실제 대만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란다.

음... 대만의 사회사를 잘 모르지만, 요즘 홍콩 문제도 그렇고... 대만과 홍콩사를 좀 찾아볼까.. 생각중이다.

일본에 마츠모토 세이초처럼 실제 사회 문제를 직접 소설의 모티브로 차용한 워푸의 소설은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이 책의 표지 안쪽에 보면 이런 글 귀가 있다.

"이 책의 모든 인세는 타이완원죄시정협회와 타이완사형폐지추진연맹에 장기간 고정 비율로 기부될 예정입니다."

이 글귀만 보아도 이 책의 내용을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7편의 이야기는 모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야기임을.

7편의 소설 제목도 특이하다.

장르를 불문하고 모두 노래 제목이다. 이 점에서 살짝 무라카미 하루키가 떠오른다.

영화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Dooley Wilson 의 <Knock On Wood>.

내가 좋아하는 The Carpenters 의 <I Can't Smile Without You> 등

이 소설을 한 쳅터 한 쳅터 읽으면서 해당 음악을 한 곡씩 찾아 듣는 것도 재밌다. ^^

소설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다.

지금 이 순간 법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심판 또한 과연 진실을 밝히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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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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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고전이 되어버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1990년대 초반부터 나왔으니 이제 30년쯤 되었나보다.

오죽하면 <나문답>이란 카페도 있고 여행 모임까지 생겼겠는가.

30년이 흘렀으니 저자는 이제 막 마흔이 되었을 무렵부터 이 책을 출판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제는 칠순이 된 노작가는 한국이 아닌 중국으로 답사를 떠났나보다.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가제본을 몇번 받긴했는데 이렇게 2권을 받기는 처음이다.

게다가 단행본 형태가 A4 사이즈로 큼지막하다.

물론 속지의 내용은 반반씩 나뉘어 프린트되어 있다.

한국 답사를 다닐 때도 일본 답사를 다닐 때도 그랬던 것처럼 작가의 여행시작은 고대 국가인 주나라, 진나라의 본거지 섬서성과 감숙성에서부터 시작한다.

진나라의 시작은 역시 진시황부터 ~ 그리고 아방궁 이야기로 이어진다.

"진나라의 수도 함양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진시황의 아방궁이다. 아방궁이 하도 유명해서 사람들은 진시황이 짓고 살던 호화로운 황국의 이름으로 생각하곤 하지만 아방궁은 미완성 상태에서 불타버렸고 궁궐의 이름도 아니었다. 진나라의 궁궐은 함양궁이었다. 사마천의 『사기』진시황 35년(기원전 212조)에는 이 사실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본문 중에서 p.37)

위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마치 아방궁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미술사학자답게 진나라의 수도가 '함양'이라는 점을 숙지시켜준다. (물론 이후로도 긴~ 아방궁 관련 이야기가 전개된다. ^^)

돈황 답사는 8박 9일동안 이어졌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국인들의 돈황에 대한 자부심은 정말 엄청나다.

이런 어마어마한 문화재가 있으니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돈황을 스토리텔링해서 만든 컨텐츠가 많다. 물론 기법적으로 훌륭하다고는 아직 말하기 어려우나... 암튼 무궁무진한 소재는 부럽다.

병마용을 볼 수 있는 서안에서 출발하여 가욕관, 돈황을 지나 우루무치까지 이어간다.

이 여정에서 중국!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 있다.

바로 '만리장성'.

가욕관은 만리장성 서쪽 끝에 있는 성이다.

만리장성하면 진시황제를 말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만리장성은 진시황제때 지어진 것은 아니다. 그리고 원래 토성이었다.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본래 만리장성은 기본적으로 토성이었다고 해요. 흉노를 비롯한 유목민족들은 전쟁을 할 때도 가축을 몰고 다니면서 싸웠기 때문에 말이나 양떼가 넘어갈 수 없게만 하면 침략을 막을 수 있었거든요. 지금 옥문관 곁에 남아 있는 한나라 때 장성도 다 토성이에요. 북경 북쪽 팔달령에서 보는 것처럼 돌과 전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장성은 모두 명나라라 때 몽골의 재침입을 막기 위해 견고하게 개축한 것입니다. 그때도 서쪽의 장성은 이처럼 그냥 토성으로 쌓은 것이죠. 그러나 이 토성은 그냥 흙을 쌓은 것이 아니고 판축공법이라고 해서 앞 뒤로 진흙과 지푸라기를 다진 흙판을 계속 쌓고 그 사이를 흙으로 메운 것이라 대단히 단단하다고 합니다."

(본문 중에서 pp.251-252)

위의 문장이 구어체인 것은 건축가 민현식이 이 답사에 함께 동행하며 이야기한 것을 그대로 옮겼기때문이다.

건축가답게 마지막 문장은 건축 기법적으로 매우 전문적인 식견을 이야기했다. (판축공법이 뭐냥? ^^;)

전문적인 지식을 논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엮어냈다.

역시 저자의 오랜 경험과 연륜이 느껴진다.

흑백의 가제본으로가 아닌 본 책으로 만날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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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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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이 수영장같아서 처음에는 요즘 한창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그림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미국의 모습은 영국인 호크니가 미국 캘리포니아지역에서 느꼈던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호크니의 그림 속 수영장과는 달리 이 책에서 보여준 수영장은 태양 빛보다 더 가까이 붉음이 보이는 정말 옆집에서 불이 난 것처럼 빨갛게 비춰진 모습이었다.

 

소설이야 당연히 표지보다 내용이 우선시 되어야하지만 시각적인 것이 중시되는 요즘 세상엔 북디자인도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요 항목이다. 북디자인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도 다수있으니 말이다.

 

 

 1981년에 처음 발표된 이 소설이 2019년을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번역되어 나온 것은 아마도 이 소설에 제45대 미국대통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1981년은 아흔 넷의 나이에 현존해 계신 39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와 이제는 고인이 된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교차하던 시기였다. 그러니 작가가 이야기한 제45대 대통령은 상상에 의한 것이다. ^^

참고로 45대 대통령은 누구일까요~~~ ㅋ

그렇습니다. 바로 지금의 미국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

그래서 아마도 올해 이 책이 다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는요.

예전에 조지오웰의 『1984』도 1984년에 다시 엄청 회자되었던 기억이 난다. (음... 비록 당시의 나는 어렸지만 이런 게 기억난다는 건... 나, 옛날 사람~ 옛날 사람~ ㅋ)

책의 제목은 '헬로 아메리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용은 미국이 전혀~ 안녕하지 않은 모습이다.

미래의 세계에서 미국은 망했다. 본래 미국인 이었던 사람들은 난민이 되어 유럽으로 갔고 그곳에 정착했다.

(이건 마치 1930-40년대 유럽 사람들이 2차세계대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모습의 역버전같다)

아무래도 1981년에 쓰여진 책이니 곳곳에서 당시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단어가 등장한다.

하지만 소설 속 시간은 20세기를 넘어 22세기이다.

폐허가 된 미국에 도착한 배의 이름은 아폴로호. (1960년대 미국이 달 탐험을 위해 만든 우주선 이름)

비록 폐허지만 소설 초반에 묘사된 미국의 모습은 마치 서부개척시대처럼 금광이 보이는 듯 하다.

제7장 <고난의 시대>에서 묘사된 미국의 과거 모습은 비록 허구지만 마치 사회변천을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보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미국의 쇠망을 알리는 최초의 불길한 징조는 20세기 중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

엄청나게 증가한 수입 원유의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되자, 한때 번영을 누리던 국가들의 경제가 주저앉아 버렸다. 이집트, 가나,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대규모 산업화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야심찬 서사하라 관개 계획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아마존 상류의 댐은 완성되지 못한 채 남았다."

(본문 중에서, pp67-68)

그런데 이 소설에서 지적한 내용이 허구처럼 보이지만 허구가 아니다.

오늘 날 부흥했던 남미지역의 몰락, 특히 베네수엘라의 모습으 보면 작가는 결코 엉뚱한 상상만 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의 유정에서 마지막 원유가 채굴된 것은 1997년이었다. 20세기 내내 미국 경제의 연료 역할을 수행하며 미국을 전무후무한 세계 최고의 공업국으로 만들어 주었던 막대한 매장 원유가 마침내 말라붙어 버린 것이다."(본문 중에서 pp.69)

언젠가 1940년 말에 미국으로 유학간 원로 디자이너 분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소설의 이 부분을 읽으며 그 분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미국의 넓은 대지에 원유를 끌어내는 시추공사가 여기 저기서 뻥뻥 뚫리던 시절이었단다.

그걸 보면서 "저게 언젠가는 고갈이 날텐데.... 어쩌려고 저리 다 파헤치나..."하는 생각을 하셨단다.

"1978년에 1갤런당 70센트였던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980년에는 5달러로, 1990년에는 25달러로 상승했다. 1993년 배급제를 시행한 후로는 암시장에서 파는 불법 휘발유가격이 미국의 대서양 쪽에서는 1갤런에 100달러, 캘리포니아에서는 250달러를 넘을 정도로 치솟았다." (본문 중에서 p70)

음... 2019년 한국의 오늘 아침.

유가가 점점 올라서 또 다시 리터당 1700원-2000원을 육박하는 시세로 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 (소설을 읽으면서도 현실적인 나...)

"파국은 순식간에 찾아왔다. 1999년 제너럴모터스는 파산을 선언하고 채무정리를 시작했다. 몇 달 후에는 포드와 크라이슬러, 엑슨, 모빌, 텍사코가 그 뒤를 이었다. 10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었다. 2000년의 새로운 밀레니엄을 여는 국회 연설에서 브라운 대통령은 시의 적절하게 불교경전을 읊조린 다음 휘발유 운송 수단의 개인적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중대한 선언을 했다." (본문 중에서 p70)

몇일 전 발표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뉴스가 떠오른다.

1980년대 미국, 영국 등은 긴축 정책을 펼칠 때였고, 작가의 상상대로 모든 자동차 회사가 망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크라이슬러는 1998년부터 소유 관계가 크게 격변하는 시기를 겪었다.

작가는 2009년에 작고했기에 21세기 초반을 살짝 걸쳐 살았다.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20세기였기에 소설의 대부분은 20세기의 모습을 21세기에 투영하고 시키고 있다.

자~ 과연 망국이 된 미국은 다시 되살아 날 수 있을까?

우리의 주인공 웨인은 트럼프처럼 제45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과거에 아주 먼 미래를 대상으로 쓰여진 소설은 그 중간쯤의 시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흥미롭다. 실제로 변모한 점과 아닌 점을 비교할 수 있고, 작가가 허구로 설정한 지금보다 더 먼 미래가 과연 작가의 상상처럼 변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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