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메리카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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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이 수영장같아서 처음에는 요즘 한창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그림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미국의 모습은 영국인 호크니가 미국 캘리포니아지역에서 느꼈던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호크니의 그림 속 수영장과는 달리 이 책에서 보여준 수영장은 태양 빛보다 더 가까이 붉음이 보이는 정말 옆집에서 불이 난 것처럼 빨갛게 비춰진 모습이었다.

 

소설이야 당연히 표지보다 내용이 우선시 되어야하지만 시각적인 것이 중시되는 요즘 세상엔 북디자인도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요 항목이다. 북디자인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도 다수있으니 말이다.

 

 

 1981년에 처음 발표된 이 소설이 2019년을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번역되어 나온 것은 아마도 이 소설에 제45대 미국대통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1981년은 아흔 넷의 나이에 현존해 계신 39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와 이제는 고인이 된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교차하던 시기였다. 그러니 작가가 이야기한 제45대 대통령은 상상에 의한 것이다. ^^

참고로 45대 대통령은 누구일까요~~~ ㅋ

그렇습니다. 바로 지금의 미국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

그래서 아마도 올해 이 책이 다시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는요.

예전에 조지오웰의 『1984』도 1984년에 다시 엄청 회자되었던 기억이 난다. (음... 비록 당시의 나는 어렸지만 이런 게 기억난다는 건... 나, 옛날 사람~ 옛날 사람~ ㅋ)

책의 제목은 '헬로 아메리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용은 미국이 전혀~ 안녕하지 않은 모습이다.

미래의 세계에서 미국은 망했다. 본래 미국인 이었던 사람들은 난민이 되어 유럽으로 갔고 그곳에 정착했다.

(이건 마치 1930-40년대 유럽 사람들이 2차세계대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모습의 역버전같다)

아무래도 1981년에 쓰여진 책이니 곳곳에서 당시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단어가 등장한다.

하지만 소설 속 시간은 20세기를 넘어 22세기이다.

폐허가 된 미국에 도착한 배의 이름은 아폴로호. (1960년대 미국이 달 탐험을 위해 만든 우주선 이름)

비록 폐허지만 소설 초반에 묘사된 미국의 모습은 마치 서부개척시대처럼 금광이 보이는 듯 하다.

제7장 <고난의 시대>에서 묘사된 미국의 과거 모습은 비록 허구지만 마치 사회변천을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보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미국의 쇠망을 알리는 최초의 불길한 징조는 20세기 중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

엄청나게 증가한 수입 원유의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되자, 한때 번영을 누리던 국가들의 경제가 주저앉아 버렸다. 이집트, 가나,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대규모 산업화 계획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야심찬 서사하라 관개 계획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아마존 상류의 댐은 완성되지 못한 채 남았다."

(본문 중에서, pp67-68)

그런데 이 소설에서 지적한 내용이 허구처럼 보이지만 허구가 아니다.

오늘 날 부흥했던 남미지역의 몰락, 특히 베네수엘라의 모습으 보면 작가는 결코 엉뚱한 상상만 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의 유정에서 마지막 원유가 채굴된 것은 1997년이었다. 20세기 내내 미국 경제의 연료 역할을 수행하며 미국을 전무후무한 세계 최고의 공업국으로 만들어 주었던 막대한 매장 원유가 마침내 말라붙어 버린 것이다."(본문 중에서 pp.69)

언젠가 1940년 말에 미국으로 유학간 원로 디자이너 분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소설의 이 부분을 읽으며 그 분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미국의 넓은 대지에 원유를 끌어내는 시추공사가 여기 저기서 뻥뻥 뚫리던 시절이었단다.

그걸 보면서 "저게 언젠가는 고갈이 날텐데.... 어쩌려고 저리 다 파헤치나..."하는 생각을 하셨단다.

"1978년에 1갤런당 70센트였던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980년에는 5달러로, 1990년에는 25달러로 상승했다. 1993년 배급제를 시행한 후로는 암시장에서 파는 불법 휘발유가격이 미국의 대서양 쪽에서는 1갤런에 100달러, 캘리포니아에서는 250달러를 넘을 정도로 치솟았다." (본문 중에서 p70)

음... 2019년 한국의 오늘 아침.

유가가 점점 올라서 또 다시 리터당 1700원-2000원을 육박하는 시세로 가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 (소설을 읽으면서도 현실적인 나...)

"파국은 순식간에 찾아왔다. 1999년 제너럴모터스는 파산을 선언하고 채무정리를 시작했다. 몇 달 후에는 포드와 크라이슬러, 엑슨, 모빌, 텍사코가 그 뒤를 이었다. 10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었다. 2000년의 새로운 밀레니엄을 여는 국회 연설에서 브라운 대통령은 시의 적절하게 불교경전을 읊조린 다음 휘발유 운송 수단의 개인적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중대한 선언을 했다." (본문 중에서 p70)

몇일 전 발표된 아시아나항공 매각 뉴스가 떠오른다.

1980년대 미국, 영국 등은 긴축 정책을 펼칠 때였고, 작가의 상상대로 모든 자동차 회사가 망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크라이슬러는 1998년부터 소유 관계가 크게 격변하는 시기를 겪었다.

작가는 2009년에 작고했기에 21세기 초반을 살짝 걸쳐 살았다.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20세기였기에 소설의 대부분은 20세기의 모습을 21세기에 투영하고 시키고 있다.

자~ 과연 망국이 된 미국은 다시 되살아 날 수 있을까?

우리의 주인공 웨인은 트럼프처럼 제45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과거에 아주 먼 미래를 대상으로 쓰여진 소설은 그 중간쯤의 시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흥미롭다. 실제로 변모한 점과 아닌 점을 비교할 수 있고, 작가가 허구로 설정한 지금보다 더 먼 미래가 과연 작가의 상상처럼 변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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