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면 - 2022, 2023 북스타트 선정작 ㅣ 글로연 그림책 21
이윤희 지음 / 글로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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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산들 부는 어느 날, 아이는 산책을 나간다. 평소 다녔던 길이지만, 천천히 걷다보니 그동안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고,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슴, 공놀이하는 친구, 여우와 생쥐도 만나고, 야옹이랑 함께 꽃향기를 따라가기도 하고, 새들도 지나쳤다가, 빗방울도 느꼈다가, 오리들 뒤를 따라 가기도 한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아이는 자신만의 친구들과 세상을 찾아내 새로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 아이 뒤를 따라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따뜻해 진다.

나도 아이처럼, 매일 똑같은 삶의 반복 속에서, 내가 놓치고 있던 행복은 없는지 다시 찾아보고, 없다면 세상 속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봐야 겠다. 

책이 너무 좋다. 책 내용 뿐 아니라, 연필로만 그려진 일러스트도, 내가 느끼는 따뜻함을 배가 되게 한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해, 다람쥐 쳇바퀴의 제한된 생활만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다들 각자만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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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소 소설 ㅣ 대환장 웃음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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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편집자
인기 작가의 원고를 받기 위해 편집장 '시시도리' 는 간 쓸개도 내던진 상상이상의 행동을 한다. 
그런 그에게 동정과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비참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면 그가 최후의 승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는 나의 꿈
'아타미'는 자신의 신인상 수상작이 드라마로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는 말에 꿈에 부푼다. 하지만, 자신의 담당자인 규에이 출판사의 '고사카이' 때문에, 현실과 점점 타협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타미가 세상을 잘 모른다는 생각에 혀를 찼는데, 결국에는 고사카이의 태도에 혀를 찼다.

신출내기
어느 분야에서든 선배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사람들은 분명 그만한 자격이 있고, 배울 만한 것들은 반드시 가지고 있다.

그 여자, 그 남자
사람들은 똑같은 상황을 자신의 입장과 시각에서 각자 다르게 해석한다. 자기 자신의 시각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지 않으면 아타미 처럼 될 수 밖에 없다.

최종 후보에 오르다
그동안 자신 안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열정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이시바시'에게는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정이 가진 힘은 막강하기 때문이다.

문예지에 관한 오해
소설 규에이 문예지에 대한 예리한 질문과 비판에 무서운 중학생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그들은 착하고,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큰 아이들로 어른들 보다 훨씬 낫다. 

천적
지혜로움이 상황과 사람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일은 모든 사람에게 어려운 일이지만, 그걸 해내는 사람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문학상 신설 분투기
문학상 하나를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상이란 건 소중하다.

대타를 찾아라
미스터리도 분야가 다양하고, 미스터리 작가들도 각자 자신이 잘 하는 분야가 있다.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 아무래도 전문 분야만큼 잘 쓸 수는 없을 것이다.

작가 은퇴 기자 회견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하게 해주는 이야기다. 자신의 위치를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민폐가 된다.

베스트셀러 만들기
사람들의 마음은 종잡을 수 없다. 기본적인 룰은 있지만, 정확히 어떤 부분이 언제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리게 될지는 확신 할 수 없다. 

소설가 사윗감
'미쓰오'의 마음이 모든 부모님들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성실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가라카사'의 모습이 미쓰오에게 믿음을 주었을 것이다. 무엇을 하든 진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다.

출판사 '규에이' 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관련 작가들의 12가지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책과 관련된 아주 세부적인 이야기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  씁쓸하기도 하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출판사의 뒷 이야기들은 재미있기도 하고,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에 실려있는, 이 책에 등장한 작가들과 그 작가들이 쓴 소설 소개와, 규에이 문고 페이지는 히가시노 게이고님 스러웠다. 이건 진짜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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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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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뱅큇 컴패니언' 에서 일하는 '교코'는, 다카미 부동산 회사 전무인 '다카미 슌스케'를 통한 신분 상승을 꿈꾼다. '긴자 퀸호텔'에서 열린 전국에서 손꼽히는 보석 체인점인 '하나야' 고객 감사 파티에서, 그녀는 결국 다카미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한다. 

다카미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긴자 퀸호텔에서 컴패니언 동료 '마키무라 에리'가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호텔로 가서 본청 수사1과의 '시바타' 형사를 만나게 된다.

우연히 시바타 형사가 교코의 옆집으로 이사오게 되고, 두 사람은,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함께 추리도 하면서, 함께 사건 해결을 하게 된다.

등장 인물들이 모두 수상하고, 비밀스럽고, 의심스럽다. 그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또 누가 범인일지 속단 할 수도 없다. 읽을수록 혼란스러움만 계속 증가해, 결론을 알게 되기까지 책을 덮을 수도 없다.

작가님이 모든 퍼즐 조각들을 친절히 맞춰주는 마지막에 가서야, 사건의 전체 내용을 겨우 알게 된다. 

허영기가 그닥 밉지 않은 교코와, 사소한 것이라도 의심스러운 건 그냥 넘기지 않는 우직한 형사 시바타의 케미가 좋고,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궁금해 시리즈로 나왔어도 좋았을 듯 하다.

1988년 쓰여진 작가님의 초기작인 이 책에는 1980년대 후반의 일본 시대상이 반영 되어 있다. 그당시 우리 나라와 다른 부분도 있지만, 비슷한 부분도 있어 응답하라 시리즈를 볼 때처럼 재미와 추억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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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 닭볏부터 닭발까지, 본격 치킨 TMI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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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어렸을 때 그렇게 닭을 좋아하지 않았었고, 먹어도 닭가슴살 위주로 먹었다. 내가 그 부위를 좋아해서 먹었는지, 살이 많아서 먹었는지, 아니면 다리와 날개는 다른 사람 차지여서 남은 걸 먹은건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닭가슴살을 주로 먹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식성이 변해, 지금은 나의 소울 푸드라고 할만큼 닭이라면 환장한다. 못먹거나 안먹는 부위도 없고 닭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음식을 다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매력적 일 수 밖에 없다.

닭은 포식자들을 피하기 위해 저칼로리 커다란 안심과 가슴근육이 필요하고, 새의 무릎 관절로 착각하고 있던 부분은 사실 발뒤꿈치고, 이족 보행시 안정성 향상을 위해 발이 펼쳐진 모양이 되었고. 지방 축적을 위해 큰 간이 이득이고, 위로 저작운동을 하기 때문에 모래주머니가 식감이 좋고, 배설구는 배쪽에 있어서 엉덩잇살로 알고 있는 부위가 사실 해부학상으로는 등살이고, 경추가 많고 목이 길어 머리를 흔드는 게 가능하고, 수컷 볏은 건강상태나 기생충 호르몬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이 외에도 닭의 부위들을 세세하게 나눠, 그것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진화론적 필요성을 알려준다. 날기 위한 조류들은 경량화를 위해 불필요한 부분들을 줄이며 진화했고, 닭은 식용으로 진화해 다른 조류들과 같은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생겨났다. 더 나아가 포유류나 인간과도 비교 설명해준다.

일단 이 책은 너무 재미있다. 작가님의 유머감각이 남다르고, 예시들도 적절해 이해하기 쉽고 페이지도 잘 넘어간다.

그리고, 미리 치킨을 준비해 두고 책을 읽길 바란다. 치킨도 먹으면서 책에 실린 정보도 확인할 수 있으니 분명 더 즐겁게 책을 읽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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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심을 잡는 중입니다 - 원도 인생도 중요한 건 중심이니까
박선영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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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8
"나는 내 속도로, 내가 잘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이나 상황에 휩쓸려서 끌려다닐 때가 많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그걸 깨닫게 된다. 또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나는 나만의 동굴 안에서 혼자 숨고르기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p. 21
엄마는 나에게 궁금하거나 의문이 드는 것은 항상 질문을 하라고 가르쳤다. 그래서 나는 질문이 많은 아이였다. 그런데 그게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걸 버릇없거나 대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곤 했다.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p. 70
"인간관계에도 정리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 보다 맞는 사람과 함께..."
소수의 몇명 보다는 폭 넓게 다양한 사람들을 사귀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대부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처 투성이의 애매한 관계로 남기 일쑤였다. 관계에도 정리가 필요하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p. 131
"그저 나 자신을 알고 나를 사랑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배려하느라 다른 사람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중요한 나 자신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나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게 더 중요하다.

p. 177
"원인은 기억하고, 상처는 치료하자. 그래야 새로운 경험이 찾아올 수 있으니까."
그 문제가 처음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원인을 잊지 말아야 다시는 그런 상황을 반복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처를 치료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게 되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과거의 모든 상처들이 한번에 되살아나 견딜 수 없게 되므로 반드시 그때 그때 치료를 해야 한다.

p. 223
 "원에서 중요한 것도, 인생에서 중요한 것도 중심이다
흔들리지 말자." 그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고, 책임져 주지 않는, 내 인생이기에 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게 그리 쉽지는 않다. 

신박한 정리 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오랫동안 쌓여 있던 물건들을 정리하고, 가구도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필요에 맞춰 배치해준다. 단지 물리적인 변화를 주었을 뿐인데, 결국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과 관계까지도 바뀌게 된다.

이책은 그 프로그램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작가님이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끼면서, 그림과 글을 읽었다. 읽다보니,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는, 나 자신도 잘 모르고 있는 내 마음을 명확하고 깔끔하게 해준다.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버리거나 끊게 해주고, 꼭 필요한 부분들은 맞는 곳에 잘 정리해 준다. 뭔가 마음이 개운하고, 고요해지며. 여유가 생긴다. 나를 흔들던 것들이 사라져서 중심 잡기도 훨씬 수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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