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크림소다
누카가 미오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하나부사 미술 대학 유화과에 입학하게 된 '도모치카'는 아사히 기숙사에 살게 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같은 아사히 기숙사에 살고 있는 '와카나'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와카나는 도모치카와 같은 대학 같은과 선배다.

그 둘은 분명 다른데 어딘가 모르게 비슷하다. 그들도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에게 끌렸음이 확실하다.

자신이 감추고 있는 모습을 꿰뚫어 보는 사람에게는 본모습을 들켰다는 당황스러움과 자신을 알아봐 줬다는 고마움이 함께 공존하게 된다. 그 사람에게는 억지로 가면을 쓸 필요가 없어지고, 편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그 사람에게 빠지게 된다. 그런 사람을 잃는 건 인생이 끝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담아 두기만 하면 그게 쌓여 병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좋은 의도로 감정을 숨겼지만, 그게 결국은 서로의 관계에 나쁘게 작용하게 된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절대 상대방은 알 수 없다. 

내가 행복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같이 그 감정을 느껴보길 원해서, 내가 좋았던 걸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는 만족을 느끼거나 싫어하는 것들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놓쳤다는 반성이 든다.

이상적이라는 건 말 그대로 이상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완벽만을 추구하다 보면, 삶은 지옥이 된다. 엉망진창으로 서로 부딫치며 사는 삶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그리 나쁘지 않다. 가끔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미술대학생들의 가족, 사랑, 고민, 슬픔, 가치관, 노력, 희망, 성장, 미래 등에 대한 이야기다. 청춘이기에 가능한 치열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문득 그들이 다시 보고 싶어지면 크림 소다를 마셔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계간 미스터리 2023.봄호 - 77호
염건령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집 
인구 구조는 어떻게 한 사회의 범죄를 바꾸는가 ㅡ 염건령, 민수진
가족 계획만을 무분별하게 강조한 결과로 젊은 인구는 감소하고 노인 인구는 급증했다. 그로인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사회성과 감수성이 결여 되어 발생하는 범죄와 노인관련 범죄들이 급증 하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요즈음 증가한 범죄들을 생각해 보면 인구 구조의 변화가 영향을 주는게 분명한 것 같다. 최대한 빨리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신인상 당선작 
설곡야담 ㅡ 고태라
우리 나라에 떨어져 죽은 귀신을 '타사신"이라고 부른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타사신이 얽혀 있어서 더 으스스한 긴장감을 주고, 무속신앙을 결합한 미스터리라는 게 흥미로웠다.
역시 세상은 좁고 자신이 저지른 죄는 언제 어떻게든 벌받기 마련이기에 평소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편소설 
마트료시카 ㅡ 홍선주
사람은 누구나 몇겹의 껍질을 적당히 두르고 산다. 상대방의 껍질 안 정체가 최악의 시나리오만 아니길 무의식중에 바라고 있을 뿐이다.

로드킬 ㅡ 여실지
어느 쪽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쪽이 원인 제공자라고 할 수 있을까? 잘했다고 무조건 응원을 할 수도 없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타임캡슐 ㅡ 홍정기
어떤 범죄도 용서할 수 없지만,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화가 난다. 특히 아이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어야 할 부모가, 아이에게 저지르는 범죄는 최악이다. 

코로나 시대의 사랑 ㅡ 김형규
사람은 역시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한다. 재판보다 어둠 속에서 밖을 향해 한발 내딛는 그녀에게 더 관심이 간다.

인터뷰
어떻게 영화사에 우리 소설을 팔 것인가 ㅡ 김은영, 김소망
가끔 어떤 소설책을 읽을 때, 영화로 제작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도서들이 있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방법에 대해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한국적 장르 서사와 미스터리 3
SF와 미스터리는 좋은 동거인이 될 수 있는가 ㅡ 박인성
미스터리는 광팬이지만 SF는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선입견을 깨는데 도움이 되었다.

신간 리뷰
편집위원들의 신간에 대한 한줄평 덕분에 읽을 책 목록에 몇권 올려 놓을 수 있었다.

트릭의 재구성 
훼손된 모나리자 ㅡ 황세연
범인은 금방 촉이 왔는데, 범행 동기는 예상이 빗나갔다. 나름 추리를 해보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한국 추리문학을 다양하게 접해 볼 수 있고, 구석 구석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꼬마 토끼와 사과나무
이시이 무쓰미 지음, 사카이 고마코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봄에 꼬마 토끼가 숲속 작은 집에서 태어났다. 그 작은 집에는 꼬마 토끼가 사랑하는 것과 필요한 모든 게 다 있다. 심지어 현관 옆에는 토끼 가족이 먹기 충분한 열매가 열리는 사과나무도 있다. 

여름이 막 시작되고 있는 어느 날, 꼬마 토끼는 엄마가 지난 가을에 사과 몇 알을 설탕에 졸여 만든 잼을 바른 빵을 처음으로 먹게 된다.

사과를 본 적 없는 꼬마 토끼는 잼이 너무 맛있어, 사과가 열린다는 나무를 먹어보기로 결심한다.

한 밤 자고 눈을 떠 내일이 오면 사과를 먹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에 쉬이 잠 들지 못하고, 이불 안에서 계속 꼼지락 대다가 엄마가 만들어 준 토끼 인형 덕분에 겨우 잠이 드는 토끼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태어나서 본 적이 없는 사과라는 것에 대한 꼬마 토끼의 호기심이 귀엽다. 그리고, 맛있다는 이유만으로 사과나무 줄기를 먹으려는 동심에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와 아이가 겪는 사소한 일상을 참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덕분에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초보 엄마라 모든 게 어설펐고, 일하느라 정신없이 바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꾸만 꼬리를 물고 질문을 해대는 아이에게 가끔 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고, 지금은 그 때가 그립기도 하다. 그때 엄마 토끼처럼 좀 더 다정다감하게 대해줄 걸 이라는 후회가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이가 그 시간들을 따뜻하게 기억하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70살 '토바'는 췌장암으로 남편을 잃고 외아들 '에릭'마저 18살때 물에 빠져 죽는 아픔을 겪었고, 지금은 '소웰베이 아쿠아리움'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그녀가 일하는 아쿠아리움에는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가 있는데, 그는 영리해서 밤마다 먹이를 찾아 수조에서 탈출한다.

여느때처럼 청소를 하던 토바는, 전선에 감겨 위험에 처한 마셀러스를 구해주게 된다.

그 사건 이후, 자기 스스로를 슬픔에 가두고 계속 그 안으로 잠겨드는 토바와, 수조에 갇혀 있지만 탈출하려는 마셀러스 둘 사이에 특별한 비밀이 생긴다.

토바는 마셀러스에게 그동안 꼭꼭 억눌러온 이야기를 쏟아내고, 마셀러스는 그녀를 신경쓰게 되고, 외로웠던 그 둘은 눈빛과 마음으로 서로의 감정을 느끼며 끈끈한 관계를 맺는다. 

그 덕분인지 토바가 자신의 삶을 정리하려는 그 순간 뜻밖의 일들이,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녀의 삶에 행복한 변화가 생긴다. 

평범한 동네에서의 사소한 일상들이 평화롭다. 때로는 누군가의 간섭과 수다가 지겨울 때도 있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는 걸 알기에 미소짓게 한다.

교감과 배려가 살아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 것들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꼭 사람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감정을 가진 모든 것들 사이에서 가능하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잔잔하지만 서서히 따뜻함이 스민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유키시나 제 5 중학교' 학생  '안자이 고코로'는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한 후 학교에 가지 않고 있다. 고코로는 부모님에게도 자신이 당한 일을 말하지 않고 홀로 두려움과 맞서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방에 있던 큰 전신거울이 빛나더니 고코로를 빨아 들인다. 그곳에는 소원이 이뤄지는 성이 있고, 그 곳의 도우미 겸 감시자인 늑대가면을 쓴 여자아이와 고코로 외 6명의 아이들이 있다.

내년 3월 30일까지 이 성 안에서 소원의 방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찾아야 하고, 찾아낸 한  사람만이 그 문을 열고 소원을 이룰 수가 있다.

그곳에 모인 총7명의 아이들은 모두 각자 비밀과 말 못할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서로 경계하던 아이들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서로를 알아가면서, 서로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어준다. 고민도 들어주고, 함께 간식도 나눠먹고 선물도 주고 받고, 게임도 같이하면서 서로 돈독해진다. 

그들은 자신들과 성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거울 밖의 세상 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생각지도 못했던 늑대 소녀의 정체와 그 7명의 아이들의 연결고리가 밝혀지는 마지막은 놀라움과 감동 그자체였다. 

그리고, 현실에도 고코로같은 아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거울 속 성이 존재하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