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배우면 평생 쓰는 영양학 ㅣ 한 번 배우면 평생 쓰는
이이다 가오루코 외 감수, 김도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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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소장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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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대에게 잘해줄 의무가 없다
페마 초드론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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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책곳간에서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행복을 좇으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조금 더 행복하고 싶어서 선택하고, 그 선택이 나를 힘들게 할 때는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할까'라며 이유를 물었다. 시간이 흐르고 힘들고 지난한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는 인생은 고통이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삶에서 바라는 것이 없게 되면, 평범한 일상에 매일 감사하게 된다. 힘든 일이 다가오면, 삶은 원래 이런 것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표지의 글과 그림이 참 인상적인 책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음료를 빨대로 마시는 부처님의 모습을 한 표지는 친근감을 더해준다. 그와 상반되게 책 제목은 마치 '정신 차려.'라고 일침을 가하는 듯하다.


책 제목이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삶에 많은 것을 바란다. 하지만 인생은 생각만큼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온전히 다 가져다주지 않는다.


슬퍼하지 말라.

탄식하지 말라.

사랑하는 모든 것과는

언젠가 헤어지고 변하며 사라지게 마련이다.

태어나고 형성된 것은 반드시 부서지니,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

- 부처의 유언 중에서


책을 펼치면 위의 시가 먼저 나를 맞이한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저 시를 읽고 눈물이 나왔다. 🥲


뒤이어 나오는 엮은이의 말(들어가기)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 책이었다. 책의 전반적인 구성과 내용을 정리해 놓았기에 꼭 먼저 읽어봐야 한다.


또 하나, 책을 차례대로 읽기를 권한다. 저자 페마 초드론 스님의 가르침에 일정한 특징이 있어 용어들의 이해를 요하며, 용어를 알아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독을 할 때부터는 자신의 마음이 닿을 내리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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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교사로 살아오던 저자 페마 초드론에게 이혼이라는 인생의 거대한 위기가 찾아온다. 방황하던 그때, 티베트 불교를 서구에 알린 초강 트룸파 스님의 영향을 받고 불교에 입문하게 되셨고, 출가 이후 현대인의 삶과 불교를 연결하여 많이 이들에게 지혜를 전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108번뇌는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이 겪게 되는 번뇌이다. 이 책은 번뇌를 다스리고 마음을 갈고닦을 수 있는 108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보리심'은 모든 존재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타고난 선량함이다. 이 선량한 보리심이라는 마음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훼손되지도 않는다. 이 심성 덕분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 이 보리심을 갈고닦는 데 전념하는 사람은 '보살' 또는 '전사'라고 부르며 책에서는 '전사-보살'이라 한다. 우리가 '전사-보살'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아래의 문장을 통해 그 뜻을 알 수 있다.


'나는 내가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성장하고 나아가길 바라는가,

아니면 두려움 속에서 살다 죽기를 바라는가?'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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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불교 가르침은 티베트 불교 린포체 스님의 영향을 받았고 샴발라라는 가르침을 적절히 결합했다.


우선, 불확실한 마음을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불확실한 감정이란, 실망, 당혹감, 짜증, 질투, 두려움 같은 감정이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불편한 감정을 다스리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명상(좌선 명상, 통렌수행)이다. 이러한 명상 속에는 자애로운 마음이 동반되어야 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차별 없이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러한 불편한 감정이 떠오르는 나약한 모습들에 연민의 마음으로 나 자신을 너그럽게 품어야 한다.


나는 특히 '통렌수행'이 인상적이었다. 원치 않는 감정이 떠오르면, 그 감정을 숨과 함께 들이마시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 다른 사람들도 떠올려보고 자연스럽게 놓아버리는 연습이다. 그 방법을 한 번 따라 해보았는데,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는 위로를 받는 기분도 들면서, 타인의 아픔도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책에는 여러가지 예시를 들어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다. 


한 사무라이가 선승을 찾아가 천국과 지옥이 어떻게 다른지 말해달라고 한다. 선승이 말하길 "당신처럼 꾀죄죄하고 역겹고 보잘것없는 작자에게 내가 그걸 왜 가르쳐 주겠소?" 그 말은 들은 사무라이는 선승의 목을 벨 것처럼 칼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선승이 말했다. " 그게 바로 지옥이오."

그 말을 들은 사무라이가 자신에게 일깨움을 준 선승에게 두 손을 모아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러자 선승이 말했다.

"그게 바로 천국이오."


이 일화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천국과 지옥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바로 나의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책에는 여러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우리에게 지혜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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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량심'과 관련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사무량심'은 '자애, 연민, 기쁨, 평정심' 네 가지를 말하는데, 특히 연민의 감정에 대해서는 그 뜻이 참으로 넓고 포용적이라서 꾸준한 수행과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례한 사람,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람들은 그냥 상대하지 말자고 생각하는데, 그들에게도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니 그 뜻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화내거나 복수심에 불타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불쌍한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조금 더 관대한 마음이 필요한데, 그런 연민의 마음을 가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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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작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의미들이 하나같이 깊고 넓었다. 다 읽고 나니 내가 이 책의 내용을 다 품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부처님의 큰 뜻이 담겨있어서 불교 관련 책은 언제나 묵직하게 다가온다. 책을 통해서 색다른 명상 수행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 힘들 때 한 번씩 실천해 볼 생각이다.


삶은 고통이고 본질적으로 덧없고 무상하며, 불확실함의 연속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새기는 시간이었다. 타인의 행동도 나의 내면의 나약한 모습도, 그저 그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 그리고 조금 더 용기를 내어볼 생각이다. 삶이라는 한 페이지에 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것을 넓게 포용하는 마음 자세도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_ 책 속 문장들

누구도 마음 밖으로 밀어내지 않고, 누구도 적으로 만들지 않는 것은 참으로 용기 있는 삶의 태도입니다. (....)

이러한 방식으로 살기 시작하면, 우리는 누구도 완전히 옳거나 완전히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 없음을 개닫게 됩니다.

삶에는 종잡을 수 없는 의외의 측면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옳고 그름을 찾으려는 시도는 단지 우리가 안도감과 안정감을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합니다. p.194

고통과 기쁨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한 쌍입니다. 둘 다 삶의 평범한 일부이며, 모두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탄생은 고통이자 기쁨이며, 죽음 또한 고통이자 기쁨입니다. 끝이 있는 모든 것은 동시에 다른 어떤 것의 시작입니다. 고통은 형벌이 아니며, 기쁨은 보상이 아니랍니다.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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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ㅣ 세계문화전집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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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홍선기 님이 엮은 모티브 출판사의 세계문화전집 세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첫 번째 세계문화전집은 ⟪ 안부를 전하며 ⟫ _ 헤르만 헤세 와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안부를 전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었고, 두 번째 세계문화전집은 ⟪ 만나지 않은 쌍둥이 ⟫_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를 만나는 책으로 불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번 세 번째 책은 ⟪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와 오귀스트 르누아르 거장의 이야기로, 노란 파스텔톤의 환한 책 표지와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도통 알 수 없지만 어떤 공통된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그런데 우려했던 제목처럼, 두 거장은 결혼 전 사생아 자녀를 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첫째 아들인 티모페이

르누아르는 사생아 딸 잔 마르그리트 트레오


사생아로 태어난 두 자녀는 이복형제들과의 사이에서도 맏이였으며, 철저히 숨겨진 채 삶을 살아야 했다. 티모페이는 톨스토이와 닮았고 더 잘생겼다고 전해지지만, 이복형제들의 마부로 살았고, 잔 마르크리트 트레오는 조용히 숨죽여 살아왔고 사진 한 장만이 남아있다. 아버지가 화가인데도 불구하고 딸을 그리지 않았다. 톨스토이라는 대문호는 그의 일기나 기록에 아들에 대한 기록은 단 한 줄 정도로 짧게 담았다.


사생아를 대하는 거장의 두 행보와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 있는 책으로, 급한 마음에 중간부터 읽으면 안 되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내려가야 하는 책이다.


먼저 두 거장을 알아보자.


레프 톨스토이(1828.08.28 ~1910.11.07 )

- 부유한 백작 가문의 넷째 아들로 태어남. 어려서 부모를 잃고 친척집에서 자라났다. 대학을 다니다 중퇴하기도 했으며, 젊었을 때 방탕한 빠져들기도 했다. 러시아 농노제의 폐지를 지지하기도 하였으며, 농민들의 삶과 처지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 러시아 대문호. 소설가

- 배우자 : 소피야 톨스타야 (1862 ~1910 )

- 자녀 : 아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13명의 자녀 중 5명이 일찍 죽음. 그리고 사생아 아들 티모페이(1861년생)

- 주요 저서 :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바보 이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크로이체르 소나타. 악마 등

- 말년에 자신의 작품 저작권과 재산을 농민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선언으로 아내와 마찰이 심해졌다. 어느 추운 날 기차 안에서 폐렴에 걸리고 외딴 간이역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02.25 ~1919.12.03 )

-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 / 밝은 화풍의 여성 초상화를 주로 그림 / 왕실의 인정을 받고 유명한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인상주의 화품에서 고전 회화로 화풍을 바꾸는 시도를 한다.

- 사생아였던 할아버지, 그리고 가난한 집에서 여섯째 아들로 태어남

- 배우자 : 알린 샤리고

- 자녀 : 장남 피에르 르누아르(1885) , 차남 장 르누아르(1894. 유명한 프랑스 감독) , 막내 클로드 르누아르(1901). 그리고 사생아 딸 잔 마르그리트 트레오(1870년 출생)


책의 제일 앞머리에는 책을 읽으면서 같이 들으면 어울리는 클래식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고 르누아르의 그림들이 설명 없이 쭉 나열되어 있다. 클래식과 함께 들으니 마치 미술관에 와있는 느낌까지 더해졌다.


그리고 책은 톨스토이의 소설 ⟪ 주인과 일꾼 ⟫ 을 읽고 나서, [ 들어가며 ] 가 p.150에서야 등장한다. 그만큼 ⟪ 주인과 일꾼 ⟫이 중요한 소설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책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할 만큼 정말로 완전무결한 삶을 살았는가?

세상은,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가?

p.157


뒤이어, 톨스토이의 사후에 밝혀진 작품 ⟪ 악마 ⟫ 와 ⟪ 크로이체르 소나타 ⟫ 를 만날 수 있다. 세 작품은 이 책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톨스토이는 평생을 인간을 사랑하라고 외쳤다.

르누아르는 행복의 화가, 기쁨과 환희의 화가로 불리었다.


두 사람의 삶은 빛과 사랑으로 가득했을까. 아니었다.

톨스토이는 그의 글에서 '죄'와 무엇인지 깊이 고뇌하였고, 르누아르는 밝은 빛과 대비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뭐가 되었든 이게 더 낫지. 이런 의심과 부끄러움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그는 그 죄 - 생각의 죄 -를 떠올리기만 해도 몸이 떨렸다.

p.223 ⟪ 악마 ⟫ 중


가장 심한 정신병자란, 자기 안에 있는 건 못 보면서 남에게서만 광기의 징후를 보는 자들임이 분명하다. p.271

p.271 ⟪ 악마 ⟫ 중



이번 책에서는 인간의 치부를 드러내는데, 그 치부를 우리가 과연 비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뇌하게 만든다.


과오 : 잘못이나 실수, 그릇된 판단


인간은 누구나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작든 크든 살면서 하게 된다. 젊은 패기로, 또는 인간의 본성으로, 또는 실수로. 그 과오는 평생을 따라다니는데, 타인에게는 이중적인 사람으로 남겨지고, 자신의 내면 또한 혼돈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두 거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은 젊은 시절 실수로 사생아를 낳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그들이 평생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짐과 같다. 세상에 당당히 밝힐 수 없기에 양심이 그들을 괴롭힌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보면서 톨스토이와 르누아르의 의외의 면, 인간적인 면모를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의 행보는 사뭇 달랐지만, 둘의 마음은 닮아있었다.


예전에 톨스토이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의 이중적인 행동에 그의 작품까지 안 보고 있던 때가 있었다. 결혼을 약속한 어린 아내에게 자신의 방탕한 생활이 적나라하게 적힌 일기장을 보여주는 모습, 그의 곁에서 책을 집필할 때 힘이 되어주고 도움을 줬던 아내를 말년에 힘들게 하는 모습까지. 그런 대문호를 보면서 내가 이 사람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그의 작품을 일부러 보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톨스토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가까운 이에게 이기적인 인물로 비춰지지만, 결국은 그도 숨기고 싶은 내면의 충돌로 괴로워하는 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죄로 괴로워하고 그런 자신을 소설로 적고 내면에서 두 가지 모습과 싸워야 했던 삶의 고단함이 소설에 담겨있었다.


어쩌면 우리의 가장 드러내기 힘든 치부나 과오는 더 말하기 힘든 것이 아닐까. 이해받지 못하는 세상에 말하는 순간 가벼운 것이 되기에, 그저 속으로 삼기고 혼자 평생을 짊어지고 간다.

그저 소설 작품만 만나거나 화가의 그림만 봤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숨겨진 이면을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두 거장의 생애와 작품을 함께 다루기에 소설과 그림을 더 깊게 이해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세계문화전집 시리즈의 매력은 작품을 통해 작가를 이해하고, 작가를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또하나 우리에게 누구나 고민했을 법한 속깊고 예리한 질문을 남긴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 주인과 일꾼 ⟫ 을 다시 읽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앞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일꾼 '니키타'가 주인공이 되어 읽힌다. '니키타'의 말에 가여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의 주인 '바실리 안드레이치네'의 사랑을 느낀다.


'니키타가 살았으면, 그러면, 나도 살아 있는 것이지.'

그가 의기양양하게 자기 자신에게 말한다.

p.137 ⟪ 주인과 일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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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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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독자는 작가의 굵고 강인한 상상력의 팔에 덥석 붙들려 낯선 세계를 실컷 끌려다닐 것이다.

아득히 먼 미래를.

p.419 해설 중


책을 읽었다. 그리고 책을 덮지 못하고 다시 제일 앞 장으로 가서 다시 읽어나갔다.

다 읽었는데, 다시 펼치게 하는 책이었다.


위의 문장처럼 작가에게 실컷 끌려다니는 느낌도 들었다.


책을 다 읽고 컨디션이 좋지 못해, 리뷰를 곧바로 쓰지 못했다.

그런데 책의 이야기가 나를 따라다니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려졌던 이미지들이 잔상이 되어 계속 떠올랐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었고, 아직도 책의 환상적인 이야기에 갇힌 기분이었다.

이 책은 도대체 뭐길래 나를 계속 따라다니는 걸까.


이 책에는 총 14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독립적인 이야기 같지만, 각 단편은 흐름을 가지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인류가 멸망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다양한 등장인물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처음에는 얇은 옷을 걸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인물들의 유래는 인간 유래이기도 하지만, 쥐 유래, 말 유래, 소 유래 등 다양하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나'가 또 다른 '나보다 훨씬 젊고 머리 긴 나'를 만난다. 그리고 '어머니'라는 존재들이 등장하는데, 친절하지만 감정의 동요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커다란 어머니'와의 사이에서는 사랑의 감정도 느끼게 된다. '관찰자'라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그들은 사람들을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 외에도 여러 다양한 인류가 등장하는데, 야곱과 이안이 등장하면서 소설에 대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한다.


이렇듯 기묘하고 환상적인 이야기가 조용하고 고요하게 이어진다. 인류의 멸망은 다양한 종을 탄생시키고, 책을 읽어나갈수록 의문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 유랑 ]이었다. 자신이 보아왔던 인류와 전혀 다른 새 인류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며, 하는 행동들도 다르다. 이상한 기분과 위화감이 자꾸만 들고, 결국 관찰자인 '나'는 새 인류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보고 있는 생명체는 익숙하기에 당연한 듯 받아들이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생명체를 보면 반감이 들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상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은 종이 또 다른 종에게는 상당한 이질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기도 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나와 다른 인류를 받아들이기 힘들게 태어났으며, 그런 점은 또 다른 재앙을 불러올 것만 같았다.


소설은 인류의 멸망이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임을 전반적인 분위기로 표현한다. 인간이 사라지는 것보다 인간이 지니고 있었던 감정의 소멸이, 지구 전체를 외롭고 고독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사람만이 사랑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누군가를 미워할 수 있고, 싸우기도 한다. 그런 감정들이 느슨해지고 희미해져 가기에 이야기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직은 인간이었음을 알기에 삭막한 마음을 뒤로하고 따스한 감정이 남아있기도 하다.


"너는 정말로 인간다운 인간이야. 넌 뭔가를 만들어내거든. 그리고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파괴하지."

p.317



인공지능에 대한 무서움도 이야기한다. 인간의 이기심과 위험성을 알고도 시행해온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그 위협에서는 무엇보다도 인간성의 상실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인간의 감정은 희미해지고 옅어져가는데, 오고 가는 공허하고 기계적인 말들이 처량하게 들렸다.


당신들이 두려워했던 것은, 한마디로 말해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을 까마득히 뛰어넘어 그 결과 인공지능이 인간사회를 지배할 가능성이었습니다.

"인공지능은 제어할 수 있어."

이렇게 주장하는 당신들과,

"그건 불가능해. 폭주한 인공지능은 인간을 파멸시킬거야."

p.323




그리고 광활한 이야기 속에 한낱 작은 내가 서있는 기분이 들었다. 절멸해가는 이야기 속에 살아남은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책이다. 작가의 넘쳐나는 상상력이 남다르고 독자를 다시 책 앞으로 끌어들이는 이야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마지막에는 반전도 숨어있다. 새로운 형식의 소설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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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ㅣ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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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주역 ] 은 중국의 복희라는 인물이 만든 팔괘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64괘를 바탕으로 음양의 원리를 적용하고 풀이하여, 미래를 예측하거나 만물의 이치를 살피는 경전이다. 공자의 [십익]에는 주역을 알기 쉽게 풀이해 두었다. 약 2,500년 전 만들어진 [주역]이 현대의 우리 삶에 그대로 적용되고 삶을 이해하는 교훈을 가져다준다.


내가 처음 '주역'을 접하게 된 것은 타로 수업을 통해서였다. 처음에는 타로카드 속 난해한 그림에 내가 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수업에 참여하면 할수록, 주역의 매력을 발견하고 빠져들었다. 비록 점술적인 용도로 익힌 주역이지만, 이 작은 카드 한 장에 담긴 삶의 지혜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단순히 점술로 끝날 학문이 아님을 주역을 배우면 배울수록 느끼게 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든 생각은 '점술과 별개로 주역을 공부해야겠다'였다. 내가 그동안 했던 공부는 주역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에는 충분했다. 학문의 표면만 살핀 정도였기에 주역을 기초부터 알아가고 싶었다.


광활한 우주처럼 펼쳐진 주역을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차근차근 처음부터 배워가고 싶었고, 이렇게 주역책을 다시 펼쳐본다.


_ 저자 소개


저자 단산 박찬근님은 중국어 교육과정과 한문교육대학원을 마치고 교육자의 길을 시작하셨다. 병주 이종락 선생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사서삼경을 비롯한 한학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자신이 배운 지혜를 널리 전파해 오셨다. 유튜브 채널 '단산학당'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여러 저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계시다.


_ 책 소개


저자는 64괘는 점괘가 아니라, 인생의 64가지 상황이라고 말한다. 주역은 단순히 점술책이 아니라,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지혜를 담은 책이다.


책 안의 2500년 전 이야기를 먼저 읽고, 그다음 원문과 저자의 풀이를 읽으면 된다.


각 괘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주역의 기초적인 부분도 소개하고 있기에 주역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쉽게 책에 접근하실 수 있다. 64괘에 대한 설명도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게 평이한 문체로 설명되어 있다.


64괘 중 제일 첫 번째 괘는 건(乾 : 하늘 건)으로 여섯 효가 모두 양효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늘'을 상징한다.

두 번째 괘는 곤(坤 : 땅 곤 )으로 여섯 효가 모두 음효로 되어있고, '땅'을 상징한다.

'건'에게서 강건함을 배우고, '곤'에서는 '포용'의 자애로움을 배운다.


그리고 64괘의 마지막 괘는 '미제(未濟 : 아닐 미, 건널 제 )'는 아직 건너지 못한 강으로 '미완성'으로 끝이 난다.


주역에서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은 '멈추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완성이 멈춤을 의미한다면, '미제'는 미완성으로 끝이 나지만 계속 나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책의 구성에서 특히 만족스러웠던 점은,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고 내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읽고 삶의 조언을 얻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점이었다.


하는 일이 막히고 답답할 때는 감( 坎 : 구덩이 감 ), 건( 蹇 : 어려울 건 ), 곤 ( 困 : 곤할 곤 ) 괘를 먼저 펼쳐보고, 무언가 새로 시작할 때는 건(乾 : 하늘 건 ), 둔 (屯 : 진칠 둔 ), 복 (復 : 돌아올 복 ) 괘를 펼쳐보라고 조언한다. 그 밖에도 관계가 힘들 때, 성공 후 방심할 때, 물러나야 할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먼저 보면 도움이 되는 괘를 책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나는 책을 받아들자마자 상황별 추천 독법을 참고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좋았던 점은, 40대에게 적용되는 주역을 통한 말씀들이다. 이 책은 어느 세대가 봐도 무방한 책이지만, 많은 짐을 짊어진 나이이며 흔들리기 쉬운 40대들이 삶을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갔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들어있다. 나는 40대라서 더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이 책은 연령 상관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쉽게 설명되어 있다. 다른 주역책과 비교해서 독자가 알기 쉽게 풀이해놓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또 마냥 쉽기만 한 책은 아니었다. 예시와 저자의 설명을 통해서 각 괘의 깊이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주역에서는 '완성'을 마냥 좋아하지 않고 두려워하라고 말한다. 정상에 올라서면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인생이란 늘 그런 것이다.

'주역'은 언제나 나에게 겸손함을 알려준다.


64가지 괘는 64가지 이야기와 지혜를 담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힘을 얻고 현명한 자세를 구축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책의 저자의 말씀처럼, 젊었을 때 읽은 주역과 마흔에 읽는 주역, 60이 되어서 읽는 주역이 다를 것이다. 이 책을 늘 옆에 두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르익어가는 세월과 같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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