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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대에게 잘해줄 의무가 없다
페마 초드론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마 / 2026년 7월
평점 :
[ 인디캣책곳간에서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행복을 좇으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조금 더 행복하고 싶어서 선택하고, 그 선택이 나를 힘들게 할 때는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할까'라며 이유를 물었다. 시간이 흐르고 힘들고 지난한 시간들을 보내고 나서는 인생은 고통이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삶에서 바라는 것이 없게 되면, 평범한 일상에 매일 감사하게 된다. 힘든 일이 다가오면, 삶은 원래 이런 것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표지의 글과 그림이 참 인상적인 책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음료를 빨대로 마시는 부처님의 모습을 한 표지는 친근감을 더해준다. 그와 상반되게 책 제목은 마치 '정신 차려.'라고 일침을 가하는 듯하다.
책 제목이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삶에 많은 것을 바란다. 하지만 인생은 생각만큼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온전히 다 가져다주지 않는다.
슬퍼하지 말라.
탄식하지 말라.
사랑하는 모든 것과는
언젠가 헤어지고 변하며 사라지게 마련이다.
태어나고 형성된 것은 반드시 부서지니,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
- 부처의 유언 중에서
책을 펼치면 위의 시가 먼저 나를 맞이한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저 시를 읽고 눈물이 나왔다. 🥲
뒤이어 나오는 엮은이의 말(들어가기)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 책이었다. 책의 전반적인 구성과 내용을 정리해 놓았기에 꼭 먼저 읽어봐야 한다.
또 하나, 책을 차례대로 읽기를 권한다. 저자 페마 초드론 스님의 가르침에 일정한 특징이 있어 용어들의 이해를 요하며, 용어를 알아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독을 할 때부터는 자신의 마음이 닿을 내리는 부분부터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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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교사로 살아오던 저자 페마 초드론에게 이혼이라는 인생의 거대한 위기가 찾아온다. 방황하던 그때, 티베트 불교를 서구에 알린 초강 트룸파 스님의 영향을 받고 불교에 입문하게 되셨고, 출가 이후 현대인의 삶과 불교를 연결하여 많이 이들에게 지혜를 전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108번뇌는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이 겪게 되는 번뇌이다. 이 책은 번뇌를 다스리고 마음을 갈고닦을 수 있는 108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보리심'은 모든 존재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타고난 선량함이다. 이 선량한 보리심이라는 마음은 절대 사라지지 않고 훼손되지도 않는다. 이 심성 덕분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 이 보리심을 갈고닦는 데 전념하는 사람은 '보살' 또는 '전사'라고 부르며 책에서는 '전사-보살'이라 한다. 우리가 '전사-보살'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아래의 문장을 통해 그 뜻을 알 수 있다.
'나는 내가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성장하고 나아가길 바라는가,
아니면 두려움 속에서 살다 죽기를 바라는가?'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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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불교 가르침은 티베트 불교 린포체 스님의 영향을 받았고 샴발라라는 가르침을 적절히 결합했다.
우선, 불확실한 마음을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불확실한 감정이란, 실망, 당혹감, 짜증, 질투, 두려움 같은 감정이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불편한 감정을 다스리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명상(좌선 명상, 통렌수행)이다. 이러한 명상 속에는 자애로운 마음이 동반되어야 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차별 없이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러한 불편한 감정이 떠오르는 나약한 모습들에 연민의 마음으로 나 자신을 너그럽게 품어야 한다.
나는 특히 '통렌수행'이 인상적이었다. 원치 않는 감정이 떠오르면, 그 감정을 숨과 함께 들이마시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 다른 사람들도 떠올려보고 자연스럽게 놓아버리는 연습이다. 그 방법을 한 번 따라 해보았는데,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나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는 위로를 받는 기분도 들면서, 타인의 아픔도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책에는 여러가지 예시를 들어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다.
한 사무라이가 선승을 찾아가 천국과 지옥이 어떻게 다른지 말해달라고 한다. 선승이 말하길 "당신처럼 꾀죄죄하고 역겹고 보잘것없는 작자에게 내가 그걸 왜 가르쳐 주겠소?" 그 말은 들은 사무라이는 선승의 목을 벨 것처럼 칼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선승이 말했다. " 그게 바로 지옥이오."
그 말을 들은 사무라이가 자신에게 일깨움을 준 선승에게 두 손을 모아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러자 선승이 말했다.
"그게 바로 천국이오."
이 일화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천국과 지옥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바로 나의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책에는 여러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우리에게 지혜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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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량심'과 관련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사무량심'은 '자애, 연민, 기쁨, 평정심' 네 가지를 말하는데, 특히 연민의 감정에 대해서는 그 뜻이 참으로 넓고 포용적이라서 꾸준한 수행과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례한 사람,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람들은 그냥 상대하지 말자고 생각하는데, 그들에게도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니 그 뜻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화내거나 복수심에 불타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불쌍한 마음을 가지라는 뜻이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조금 더 관대한 마음이 필요한데, 그런 연민의 마음을 가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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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작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그 의미들이 하나같이 깊고 넓었다. 다 읽고 나니 내가 이 책의 내용을 다 품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부처님의 큰 뜻이 담겨있어서 불교 관련 책은 언제나 묵직하게 다가온다. 책을 통해서 색다른 명상 수행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 힘들 때 한 번씩 실천해 볼 생각이다.
삶은 고통이고 본질적으로 덧없고 무상하며, 불확실함의 연속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새기는 시간이었다. 타인의 행동도 나의 내면의 나약한 모습도, 그저 그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 그리고 조금 더 용기를 내어볼 생각이다. 삶이라는 한 페이지에 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것을 넓게 포용하는 마음 자세도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_ 책 속 문장들
누구도 마음 밖으로 밀어내지 않고, 누구도 적으로 만들지 않는 것은 참으로 용기 있는 삶의 태도입니다. (....)
이러한 방식으로 살기 시작하면, 우리는 누구도 완전히 옳거나 완전히 그르다고 단정 지을 수 없음을 개닫게 됩니다.
삶에는 종잡을 수 없는 의외의 측면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인 옳고 그름을 찾으려는 시도는 단지 우리가 안도감과 안정감을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합니다. p.194
고통과 기쁨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한 쌍입니다. 둘 다 삶의 평범한 일부이며, 모두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탄생은 고통이자 기쁨이며, 죽음 또한 고통이자 기쁨입니다. 끝이 있는 모든 것은 동시에 다른 어떤 것의 시작입니다. 고통은 형벌이 아니며, 기쁨은 보상이 아니랍니다. p.158